화학 부문 삼양이노켐·삼남석유화학과 큰 격차 벌려
정작 청사진은 소비재가 아닌 고부가가치…아이러니 연출
삼양사의 주가가 갑작스러운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양그룹 지주회사 전환 이후 이어진 구조조정 혜택 기대감에서 비롯된 움직임이다.
삼양사는 지난 23일 7만8400원으로 전일 6만8200원보다 14.96% 오르며 상한가를 쳤다. 이후에도 조금씩 상승하며 27일에는 8만3700원으로 올라왔다. 이는 일주일 새 22.7%가 상승한 수치다.
지주사와 연동된
자회사들 실적
삼양사는 식품, 화학, 사료 등 주요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삼양그룹의 주력계열사 중 하나다. 사실 삼양그룹은 가끔 라면을 제조하는 삼양식품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관련이 없다. 그나마 삼양사는 ‘큐원’과 같은 제당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조금 더 친숙한 편이다.
삼양사가 몸담은 삼양그룹은 2011년 삼양홀딩스를 지주회사로 한 지배구조 개편을 시행했다. 그룹 내 식품과 화학 부문 등을 모두 삼양사로 인적분할하고 의약 부문은 삼양바이오팜으로 물적분할하는 형태였다.
이후 삼양사는 2013년 삼양 EMS를 합병하고 지난해에는 삼양웰푸드와 삼양밀맥스를 합병했다. 또 같은 해 옛 삼양사 용기 사업부인 삼양패키징 분할 절차를 매듭지으며 이를 공고히했다.
결과적으로 삼양사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실적이 크게 올라갔다. 삼양사는 2011년 58억9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2012년 162억2200만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2013년 208억9200만 원, 지난해 372억3800만 원으로 이익이 점차 늘어나며 주력계열사의 역할을 아낌없이 하고 있다.
지주사인 삼양홀딩스 역시 지난해 637억8200만 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지금까지 삼양홀딩스는 자회사들의 실적부진으로 영업이익이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특히 화학 부문의 삼양이노켐, 삼남석유화학 등의 부진이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그룹의 주력사업을 소비재가 아닌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힘써왔다.
석화 부문 부진이
악영향 키워
들여다보면 삼양그룹의 화학 부문은 지난해 530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연구개발에 공들인 의미가 다소 퇴색됐다. 또 삼양이노캠과 같이 일부 신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는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실제로 삼양이노켐의 경우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이래로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다가 영업손실 규모는 점차 커져갔다. 게다가 지난해 상반기에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며 암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지분 80%를 보유한 삼양홀딩스의 실적까지 연동돼 저하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났다. 삼양홀딩스는 같은 해 유상증자를 통해 350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으나 아직까지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석유화학 계열인 삼남석유화학의 상태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 삼남석유화학의 매출액은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왔고 영업손실을 이어가기도 했었다. 현재 석화업체들이 공통적인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영업손실까지 연결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재계 관계자는 “삼양사의 지주회사 전환으로 인해 삼양사는 수혜를 입지만 나머지 계열사는 그 격차를 더욱 벌리며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면서 “애초 김 회장의 청사진과 달리 식품 부문은 승승장구하고 화학 부문 등은 실적이 마이너스를 그리는 현 상황을 타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