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반 만에 넘어간 복합몰…호텔·오피스도 포함
영등포 등 근처 상권지도 파악…집객방식 고심도
이번 디큐브백화점 매각은 대성산업이 쌓여있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이뤄진 딜이다. 대성산업은 디큐브백화점을 JR투자운용에 팔아 매매금액 전부를 부채 상환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성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689.3%에 이른다.
오픈한 지 3년반 째인 디큐브백화점은 같은 디큐브시티 내에 있는 호텔과 오피스에 이어 매물대에 올랐다. 매각대금은 2650억 원 규모이며 매각방식은 책임임차가 아닌 일괄매각 방식이다. 앞서 매각한 오피스와 호텔은 재매입이 가능하지만 백화점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부채 줄이려
보유자산 팔아
디큐브시티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소재한 복합쇼핑몰로 백화점, 호텔, 오피스, 아트센터 등을 한 곳에 모은 것이 특징이다. 이중 디큐브 오피스와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소유자였던 대성산업이 2013년 JR투자운용에 매각했다.
사실상 디큐브시티 대부분을 대성산업으로부터 넘겨받은 JR투자운용은 부동산 전문 투자운용사다. 이 투자사의 투자자는 싱가포르투자청(GIC), 캐나다연금투자이사회(CPPIB)로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성산업이 JR투자운용에 디큐브백화점 매각 건을 완료하자 유통업계는 이 백화점을 누가 운영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였다. 이어 현대백화점이 JR투자운용과 디큐브백화점 20년 임차 계약을 맺고 오는 5월 현대백화점 신도림점으로 론칭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주목받았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소유한 백화점 13곳 중 7곳이 서울에 있지만 구로 일대에는 단 한 곳도 없다. 가까이 있는 영등포의 경우에도 경쟁사인 롯데와 신세계가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데 반해 현대백화점은 역시 점포가 없다.
현 디큐브백화점의 영업면적은 현대백화점이 서울에 보유한 가장 큰 점포인 목동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현대백화점 측은 신도림의 하루 유동인구가 13만명에 이르는 서울 서남부 핵심상권 중 하나인 것을 감안해 가족형 백화점을 지향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강자로
부각하려면
이로 인해 서울 서남권 복합몰 대전이 이번에는 백화점 대전으로 재점화될지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복합몰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는 2009년 영등포 타임스퀘어, 2011년 신도림 디큐브시티, 2012년 여의도 IFC몰 론칭으로 이어진 바 있다.
만약 현대백화점이 인수한 디큐브백화점을 신도림점으로 론칭해 서남권 백화점 상권 지도를 흔들게 되면 기존 강자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렇잖아도 양 백화점은 같은 영등포 상권의 복합몰 타임스퀘어를 상대하며 변화하는 구매층 잡기에 고심 중이었다. 특히 영등포의 입지 특성상 서울 기반 고객뿐 아니라 인천, 수원 등 교통망이 뻗어있는 곳의 고객들까지 몰리는 실정이다.
그러나 수요가 많은 만큼 공급도 많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 전략이 승패를 가르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의 새로운 등장은 서울 서남권의 유통가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는 변수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요 상권 곳곳에 복합몰이 대거 등장하면서 백화점 역시 SPA브랜드 보강과 프리미엄 식당가 및 카페 유치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가운데 서울 서남권에 대표 백화점들이 집중되면 기존 판매전략을 뛰어넘는 새로운 집객방식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박스] 대성산업 주주들, 디큐브百 매각 반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유리…실제 매각엔 영향 없어
대성산업 주주들이 디큐브시티 백화점 매각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성산업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서 매수청구권 행사가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성산업이 디큐브백화점을 매각하는 것은 영업양도로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대상이 된다.
이에 대성산업은 주총에서 매각 안건이 통과되면 디큐브백화점 매각에 반대하는 주주들로부터 매각 반대 의사를 접수하고 주식매수청구를 받을 예정이다.
문제는 대성산업이 최근 경기도 양주시의 아파트 시행사인 씨티코아의 700억 원 규모의 채무를 대성합동지주와 연대 인수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성산업 주주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디큐브백화점 매각에 반대하지 않더라도 매각건이 결의되면 매수청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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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