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이하 스타벅스)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처지에 놓였다. 매출 6000억 원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정작 수익성은 떨어졌다. 지난해 스타벅스 영업이익률은 6.5%에 그쳤다. 이는 10년 사이 최저인 수치다. 커진 덩치에 비해 실속은 차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그동안 매장 수를 늘리는 성장전략도 커피시장이 포화되면서 한계에 부딪쳤다. 소비자들도 몇 차례 있었던 가격논란과 호갱논란으로 스타벅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테이크아웃 아닌 매장 이용률 높은 것 원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역대 매출 기록을 세우고도 웃지 못하는 모습이다. 스타벅스의 글로벌 연간보고서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해 617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호점이 생긴지 15년 만에 6000억 원을 돌파한 대기록이다. 2013년과 비교하면 1349억 원, 27.98%가 늘어난 수치다.
그런데 수익성은 떨어졌다. 스타벅스 지난해 영업이익은 402억 원이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6.51%로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41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톨사이즈)을 팔면 266원이 남는 셈이다.
2013년과 비교했을 때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은 81억 원, 25.23% 증가했다. 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연도별 영업이익률은 2005년 14.35%, 2006년 12.80%, 2007년 12.43%, 2008년 10.70%, 2009년 8.28%, 2010년 9.25%, 2011년 7.55%, 2012년 6.34%, 2013년 6.66%으로 점차 떨어지고 있다.
반면 미주지역 스타벅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3.4%로 한국의 3.6배에 달한다.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 하락은 시장포화로 인해 한계점에 부딪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벅스는 커피전문점 붐이 일면서 전국 주요 상권에 잇따라 매장을 늘려왔다. 지난해에도 매월 10여개, 연간 120여개 점포를 추가로 개설했지만 포화 상태에 다다른 커피전문점 시장 상황으로 인해 성장 정체가 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7월 일부 음료 가격을 100~200원가량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익률이 떨어져 빛 좋은 개살구가 됐다는 시선을 받고 있다.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의 수익성이 떨어진 이유로는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벅스의 임대료는 신규매장 개설과 기존 매장 자릿값 인상으로 매년 약 30% 가량씩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스타벅스 임대료는 971억 원, 인건비는 883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6.9%, 29.6%씩 올랐다. 임대료와 인건비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 증가율인 25.3%을 웃돌고 있는 것이다.
가격인상 우려도
이는 국내 커피전문점을 찾는 소비자들의 소비문화와 관련이 깊다. 테이크아웃 문화가 발달한 미국 등 서구와 달리 국내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대화나 업무를 하는 문화가 강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스타벅스 매장은 중 상당수가 231㎡(70평)이상이다. 미국은 보통 132~165㎡(40~50평)인 것과 비교했을 때 넓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스타벅스는 신규 매장 비용을 빚을 내서 조달한 것이 이익률을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스타벅스 총부채는 2196억 원으로 전년대비 37.3% 늘었고, 부채비율도 130%로 17% 악화됐다.
인건비도 줄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스타벅스는 모든 지점이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99% 이상이 정직원이다. 퇴직금과 교육비, 상·하반기 인센티브가 포함된 시급은 1만 원을 훌쩍 넘는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 광화문 등 주요 상권에서는 건물주가 월세 최저금액을 정해놓고 매출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수수료 요구가 없다고 하더라도 월세만 4000만~5000만 원인 곳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벅스를 비롯한 커피전문점들이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 증액이 매출이나 이익 절대금액 증액보다 더 많다”며 “스타벅스의 경우 비싼 가격이란 인식이 많지만 주요 상권의 비싼 임차료와 임직원 교육 및 급여 유지 등으로 이익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커피점들은 임대료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브스트리트(뒷골목) 매장 전략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있다. 매장을 중앙도로에서 이면도로로, 접근성이 좋은 1층에서 2층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스타벅스 측은 메뉴 확대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전국 690여 매장에서 일제히 아침식사 대용식을 출시했다. 아침 시간대 외의 손님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또 지난 1월 ‘옥고감(옥수수·고구마·감자)’를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보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전 같지 않은 분위기여서 스타벅스의 수익성 악화 극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있었던 몇 차례의 논란으로 스타벅스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싸늘해진 것이다. 앞서 스타벅스는 메뉴판에 가장 작은 크기인 ‘숏’ 음료 가격 미표시로 소비자 선택권 제한과 가격인상에 따른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또한 스타벅스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 인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직간접 비용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흡수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인건비와 임대료가 전체 비용 중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건비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고용확대, 사회공헌 비용 집행 등의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면서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 증가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가격은 인건비, 임대료, 원부재료, 시설투자 등의 비용 요인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결정된다”면서 “수익성 악화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내부적으로 시장 상황을 흡수해 나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