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지혜 기자] 화가 난 다는 이유로 서울 곳곳에서 연쇄방화 행각을 벌인 공익요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관악경찰서는 서울 도심의 시장과 주택가에 불일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 등)로 이모(28)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12월1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심야시간대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와 삼성동시장 일대에서 모두 10차례에 걸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화재 현장 주변에 발화요인이 없는 점으로 미뤄 고의적 방화로 판단한 뒤 현장에 남은 증거물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지난 13일 이 씨를 용의자로 특정했으며,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14일 오전 2시38분께 삼성동시장 내 의류창고에 불을 지른 뒤 신림동 자택으로 귀가하는 이 씨를 검거했다.
조사결과 이 씨는 가연성 재료인 집기류나 쓰레기 더미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서 이 씨는 "지인이 돈을 빌려준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자 배신감을 느껴 술을 마신 채 귀가하던 중 처음 불을 질렀고, 이후 사귀던 여자친구가 돈을 벌지 못한다며 무시하자 화가 나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는 범행을 저질렀다. 횟수만 30여 차례에 이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방화만 10차례로, 정확한 범행 횟수와 피해 규모를 계속 수사 중"이라면서도 "이씨가 정신질환 문제로 치료받은 적이 없는데다 약물 복용 가능성도 없어 감정 요청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이씨의 여죄를 수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