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 상장 계속 연기되는 배경
포스코에너지 상장 계속 연기되는 배경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5-03-16 18:03
  • 승인 2015.03.16 18:03
  • 호수 1089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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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의 초기 포트폴리오 무산되나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지난해부터 기업공개(IPO) 조짐이 보였던 포스코에너지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공개가 무산되면 결국 지분 일부 매각의 길로 갈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사실상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의 야심찬 계획이 또 하나 무너지는 순간이다.

원전·화력 등 주력 설비에 밀린 비싼 예비전력
취임 1년 맞은 회장계획이행 30건 중 11건뿐

현재 포스코그룹은 계열사 매각과 구조조정으로 부채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에 힘 쏟고 있다. 포스코에너지의 경우 포스코건설, 포스코특수강 등과 함께 기업공개를 통한 경영정상화 계획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포스코에너지의 상장은 연속 미뤄지다가 급기야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미루기에 들어갔다.

이렇게 되면 그룹 차원에서는 포스코에너지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를 실행할 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포스코가 수면 아래서 지분 인수자를 물색하는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액화천연가스(LNG)발전 업황이 눈에 띄게 나빠지면서 포스코에너지가 새 먹거리를 찾지 못하면 성장동력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흔들리는 LNG발전
따져보니 노노

철강그룹 포스코에 속한 포스코에너지는 LNG발전을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다. 국내 민간 발전사 중 SK·LG 등을 제치고 LNG발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부터 그룹 경영정상화 포트폴리오를 통해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공개를 언급했다. 시장에서도 포스코에너지가 지난해 말이나 올해에는 상장할 것으로 점쳐왔다.

그러나 포스코의 재무건전성 확보 계획은 1년이 지난 현재 30건 중 11건이 완료됐을 뿐이다. 나머지 19건에 포스코에너지의 상장 연기도 묶여있는데 업계는 사실상 무산으로 보고 있을 정도로 가능성이 옅다.

이는 자체적인 시설투자 확대와 시장이 바라보는 포스코에너지의 가치가 엇갈리면서 기업공개를 당장 실행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인 탓이 크다. 게다가 LNG발전 업황 전망도 좋지 않은 탓에 포스코에너지 상장은 단순한 계획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얄궂게도 현재 포스코에너지는 전력수요가 급증해 일반적인 전기공급에 문제가 생겨야만 매출이 올라가는 특수한 구조에 봉착해 있다. 포스코에너지의 사업분야인 LNG발전이 대부분 예비전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LNG발전은 통상적인 원자력·석탄화력 발전에 비해 발전단가가 수십배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타 자원의 KWh당 발전단가는 원자력이 5, 석탄화력이 40원이지만 LNG120원에 이른다.

또 블랙아웃과 같은 사태가 간 LNG발전의 성장판으로 작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에 의해 전력설비가 다소 과잉공급되면서 이러한 기대감도 꺾였다.

때문에 LNG발전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포스코에너지의 장단점을 따져보던 재무적투자자(FI)들이 상장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에너지는 동양파워를 인수해 석탄화력발전에도 손대기 시작했으나 LNG발전만큼 규모를 키우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꺾였다
고개 젓는 투자자들

만약 포스코에너지 상장 무산이 기정사실화되면 포스코가 여기에 대한 대비책을 어떻게 세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포스코에너지 상장이 어려워진 기점을 전후로 지분 일부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물밑에서 포스코에너지 지분 인수자를 찾아 접촉한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언급되고 있을 정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공개 대신 지분 일부 매각을 선택할 가능성은 충분히 논의돼 왔다면서 취임 1주년을 맞은 권오준 회장의 성과가 생각보다 지지부진한 것으로 볼 때 어떤 쪽이든 결과가 빨리 나오는 쪽을 택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
박스] 국내 LNG발전소 가동률 얼마나
절반으로 뚝원전 쉴 때만 빛 본다

LNG발전소 가동률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향후 LNG발전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퍼지고 있다. 최근 LNG발전의 최대 호황기는 2012년과 2013년이었다.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과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원전 3기가 정상 가동되고 화력발전소 9기 증설되면서 전력 공급이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전력 수요는 그다지 늘어나지 않으면서 예비전력으로 분류되는 LNG발전소의 가동률이 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LNG발전소의 지난해 연평균 가동률은 57%로 전년 대비 15%포인트가량 하락한 수치다.

들여다보면 원전 가동이 재개된 이후 LNG발전소 가동률은 그야말로 고무줄 수준이다. 삼천리 LNG발전소의 경우 한여름이나 한겨울에 전력수요가 늘어나면 가동률이 80~90%에 달한다. 그러나 예비전력이 필요하지 않은 시즌에는 가동률이 50~60%대에 그친다. 이에 일각에서는 향후 LNG발전소 가동률이 2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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