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북좌파냐 아니냐”가 입주 기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대로변에 커다란 현수막과 함께 정의당이 위치해 있다. 2013년 2월5일 동아빌딩 5층에 이주해 여의도 시대를 열었다. 최근 정의당(대표 천호선)은 ‘김기종 피습사건’으로 사정기관이 ‘종북몰이’가 자칫 정의당으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이전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에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거치면서 진보 진영이 점점 코너로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이 소재한 건물이 대한민국 특수임무자 동지회(HID)소유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화제다. 대한민국 특수임무유공자회는 육·해·공군 첩보부대 출신의 대북공작요원 출신으로 운영되는 국가 공법보훈단체다. 서울에 본부를 두고 전국에 16개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2008년 1월28일 처음으로 창립됐으며, 인천지부는 같은 해 5월29일 사무실을 개설하여 지금까지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각종 봉사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애국심으로 똘똘 무장된 특수임무유공자회원들은 다소 과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보수 단체다. 특히 대한민국 좌파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종북몰이’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단체가 심상정, 유시민, 노회찬이 몸담고 있는 정의당에 사무실을 세 줬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특수임무자회를 잘 아는 한 인사는 “당초 정의당이 사무실을 얻을 때 고위층에서는 ”종북 좌파 아니냐“며 세를 주기를 꺼려했다. 하지만 한 고위 간부가 심상정, 유시민, 노회찬 인사들과 저녁 겸 술좌석에서 그들의 소탈함에 놀랐다”며 “오히려 서민들을 위한 정당이라는 느낌을 받아 세를 주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북이냐 아니냐’가 세를 얻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됐다는 얘기다.
이 인사는 “술좌석을 같이 한 고위간부가 말하길 ‘유시민이 싸가지가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같이 술 한잔하다보니 그렇게 겸손할 수 없더라’, ‘심상정씨는 늦게 참석해 죄송하다며 후래자 석잔(늦게 술좌석에 온 탓으로 연속해 세잔을 먹게 하는 술좌석 벌칙)을 숨도 쉬지 않고 들이키는 모습에 상당히 소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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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