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보고-꽃마차, 새로운 유흥코드 되나
세태보고-꽃마차, 새로운 유흥코드 되나
  • 서준 미디어헤이 대표 
  • 입력 2009-10-27 14:19
  • 승인 2009.10.27 14:19
  • 호수 809
  • 5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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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문화에도 방석집 꽃마차 등 복고바람 분다

시대를 풍미하는 유흥의 콘셉트는 늘 그렇게 ‘돌고 도는’ 형국을 보여준다. 하나의 서비스가 대세를 이루기는 하겠지만 또 그것이 식상해지면 다른 유흥 문화를 찾아가는 남성들의 일반적인 심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0년대부터 한국 사회 유흥문화의 중심은 다름 아닌 룸살롱이었다. 화려한 인테리어, 밀폐된 공간, 값비싼 양주와 아름다운 나가요 아가씨들은 밤문화를 평정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취향들이 조금씩 세분화되어 가고 있다. 특히 룸살롱에 지친 남성들은 ‘여자가 있는 좀 색다른 곳’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그러다 새롭게 개척하기 시작한 곳이 이른바 ‘꽃마차’ 류의 술집들이다. 이곳은 아가씨들의 수질도 룸살롱보다 낮고 인테리어를 따져 봐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 남성들은 룸살롱보다 오히려 꽃마차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단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룸살롱에는 없는 ‘그 무엇인가’가 바로 이곳 꽃마차에는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유흥의 코드로 등장하고 있는 ‘꽃마차’의 모든 것을 취재했다.

어떤 의미에서 방석집은 룸살롱이 생겨나기 이전에 룸살롱의 역할을 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내부에는 ‘룸’이 있고 아가씨가 있으며 술이 있다. 가격도 일반적인 선술집보다 비쌌으니 70~80년대에는 ‘럭셔리한 술집’임에 틀림없다.


과거의 영화 되찾은 꽃마차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은 과거의 영광을 퇴색하게 만드는 법. 어느덧 룸살롱이 생기면서 이들 꽃마차들은 이제 ‘퇴물’의 시기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꽃마차들은 새로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 꽃마차들은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특이한 점들을 가지고 있다.

우선 술을 ‘짝’으로 계산한다는 것이다. 대개의 술집들은 병 단위로 주문을 하게 되고 병을 따지 않고 남은 술은 다시 계산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그런 것이 별로 의미가 없다. 무조건 ‘짝’이고 남든 안 남든 상관은 없다.

아가씨들에 대한 팁도 각각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손님의 ‘두당’으로 계산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것저것 세세한 항목이 필요 없이 그냥 단순명료하게 해버리는 것이다. 또한 2차에 대한 제안도 노골적이고 그녀들이 보여주는 쇼도 기기묘묘하다. 룸살롱이야 ‘하드코어’의 경우에만 쇼가 있지만 이곳에서는 하드코어 룸살롱보다 더 자극적인 쇼를 선보인다.

어떤 의미에서 남녀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가식들을 모조리 벗어던져지는 곳이 바로 이곳 꽃마차이기도 하다.

2차도 비교적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사실 맥주를 짝으로 시킨다고 해도 그것을 다 먹는 시간은 길어야 20분 정도. 병의 크기 자체도 작지만 여성들이 일단 엄청난 속도로 술을 마셔댄다. 물론 술을 더 시키게 하기 위한 영업전략의 하나이지만 그 속도가 장난 아니게 빠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때로는 몰래 술을 버리는 스킬까지 발휘하지만 약간 어두운 조명에서 프로다운 솜씨로 술을 버리는 그녀들의 ‘사기행각’을 잡아내기는 결코 쉽지 않다. 특히 대부분의 남성들이 1차로 소주를 마시고 2차로 이곳을 찾는다는 점에서 그녀들의 술 버리기는 이제 거의 하나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꽃마차는 룸살롱에 비하면 현저하게 뒤떨어진 시설에다 아가씨들의 수질도 떨어진다. 일단 대체적으로 나이가 많고 몸매가 안되는 여성들이 이곳에서 일을 하는 ‘2류 수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질이 되는 여성들이라면 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룸살롱에 가지 이런 곳에서 일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역시 마찬가지다. ‘룸’이라고는 하지만 말 그대로 진짜 ‘룸’일 뿐이다. 방음장치가 잘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조명이 설치되어 있지도 않다. 남녀가 붙어 앉으면 때로 행동도 자유롭지 않을 때가 많다.

그렇다면 룸살롱보다도 현저하게 뒤떨어진 꽃마차가 또다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질펀함의 코드’를 손꼽을 수 있다. 사실 룸살롱은 나가요 여성들의 세련된 매너와 웨이터들의 수준 높은 서비스 마인드를 만끽할 수는 있지만 ‘질펀함’이라는 미덕이 사라진지는 오래다.

깔끔 떠는 아가씨와 웃는 얼굴의 웨이터가 있지만 그들은 그저 ‘돈’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그렇게 할 뿐이다. 물론 꽃마차도 당연히 돈을 목적으로는 하지만 일종의 ‘감정적인 틈새’라는 것이 있다고 느끼는 남성들이 많다.

질펀한 농담을 받아주고 물수건으로 발을 닦아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은 그러한 약간의 인간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스스로 꽃마차 마니아라고 하는 김모씨(39)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내공이 없으면 다 당한다”

“사실 젊었을 때는 정말 지겨울 정도로 룸살롱에 많이 갔다. 접대 때문에도 가보고 내가 가고 싶어 가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그곳에서 만나는 아가씨들이 마치 얼굴에 가면을 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들은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돈’을 보고 있었다. 물론 요즘과 같은 세상에 그렇지 않은 아가씨가 어디 있겠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감정적으로 거부감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꽃마차는 확실히 뭔가 좀 달랐다. 어느 정도의 숨 쉴 여유가 있다고나 할까. 마음이 좀 더 편안해지고 자유롭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비좁은 공간도 역설적으로 꽃마차의 매력이 되기도 한다. 분명 행동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남성들이 이를 싫어할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성들과 강한 밀착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를 선호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육체적’ 질펀함과 맥락을 같이 한다.

사실 룸살롱, 특히 고급 룸살롱으로 올라갈수록 여성들에 대한 스킨십은 제약이 많다. 최고급 룸살롱인 ‘텐프로’ 급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심지어 여성을 ‘감상’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하지만 남성들은 어느덧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서 강한 반발을 보이기 시작했다. ‘내 돈 내고 내가 먹는데 왜 만지지도 못하냐’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던 것.

물론 룸살롱 초기에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충분히 제값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인식도 점점 변해갔던 것이다. 특히 꽃마차에서는 ‘내 돈’의 값어치가 충분히 발휘된다. 심지어 여성의 은밀한 부위에 대한 직접적인 자극도 가능하다. 물론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고 여성도 이를 허락해야 하지만 분명 룸살롱보다는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 대한 향수와 추억의 코드도 어느 정도 작용한다. 특히 40대 이상의 남성들의 경우 이것 때문에 꽃마차를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거나하게 취해 인생을 논하고 철학을 논하는 것이 룸살롱에서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꽃마차는 꼭 나이가 많은 남성들만이 가는 곳은 아니다. 요즘에는 때때로 ‘특이한 취향’을 가진 20대들도 꽃마차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 20대 매니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원래부터 좀 나이가 많은 여성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꽃마차는 분명히 다른 업소들과는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이다. 솔직하게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고 아니면 말고, 되면 되는 곳이 꽃마차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꽃마차에서 술을 마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룸살롱의 ‘지명’과 꽃마차의 ‘단골’은 좀 차이가 있다. 심리적으로 좀 더 가까운 것 같고 더 편하다고나 할까. 어떨 때는 내 여자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꽃마차는 한편으로 ‘웬만한 내공이 아니면 여지없이 당하는 업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워낙 프로급이다 보니 웬만한 남성들은 그녀들의 ‘필살기’를 당해내지 못한다는 것.

가장 단적인 예가 바로 술값이다. 물론 처음에는 ‘두당 10만원’이라는 말에 선뜻 업소로 발길을 향하지만 빠르게 없어지는 술잔에 어느덧 한짝이 두짝이 되고, 두짝이 세짝이 되는 경우라면 일인당 30만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이 정도 가격이면 룸살롱에서 양주를 먹어도 충분한 가격이다.

꽃마차의 새로운 부활은 과거의 유흥코드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음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코드는 향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많은 유흥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이기도 하다.



#점점 ‘하드’해지는 노래방 도우미들

노래방 도우미들이 점점 ‘하드코어’의 길로 빠져들고 있다. 과거 노래방 도우미들은 말 그대로 ‘도우미’에 불과했다.

특히 그녀들 역시 술을 먹지 않고 2차를 하지 않는 노래방의 시스템을 선호해서 노래방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노래방 도우미들은 ‘하드코어’와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래방 도우미들이 점점 하드코어해지면서 심지어 룸 안에서 ‘즉석 섹스’를 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노래방 도우미들은 난잡한 성관계를 자랑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우미들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일단은 이제 노래방 도우미들이 꼭 ‘노래방’에 메리트를 느껴서 노래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러니 그녀들은 술을 먹는 것을 거부하지도 않고 ‘2차’도 자연스럽게 나가게 된다.

기존의 나가요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 그러니 당연히 일을 하다보면 돈 욕심이 생기게 되고 돈 욕심이 생기게 되니 더욱 과감해지게 된 다는 것.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여성들과 술과 노래는 물론 섹스까지 ‘풀코스’로 즐길 수 있으니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는 오히려 노래방을 선호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서준 미디어헤이 대표] www.mediahey.com


서준 미디어헤이 대표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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