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0’ 수험생 징크스의 모든 것
‘수능 D-10’ 수험생 징크스의 모든 것
  • 이수영 기자
  • 입력 2009-10-27 13:27
  • 승인 2009.10.27 13:27
  • 호수 809
  • 37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교 1등 노트 훔쳐 읽고 먹으면 실력도 내꺼?
영화 의 한 장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11월 12일 실시)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과 그 가족은 물론,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험인 탓에 이를 둘러싼 금기와 징크스도 다양하다. ‘시험에 미끄러진다’ 는 두려움에 1년 내내 미역국과 참기름은 쳐다보지도 않고 책상에서 펜을 떨어뜨리면 대학도 떨어진다는 풍문에 전전긍긍하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수능을 앞두고 갖가지 징크스에 시달리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불면증을 호소하는 고3 학생들도 급증하고 있다. 과연 이들을 괴롭히는 ‘수능 징크스’의 정체는 무엇일까. 또 불길한 징크스를 깨는 방법은 없을까.

‘징크스(jinx)’란 단어는 고대 그리스에서 마술도구로 쓰이던 새(鳥)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이는 불길한 일, 불운을 가져오는 재수 없는 것을 가리키거나 스포츠 경기, 시험 등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악운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으레 불길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자기 암시가 징크스의 정체다.


징크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문화권에 징크스가 존재한다. 특히 운동선수나 장사꾼 등 직업적인 ‘승부사’들 사이에서는 유독 갖가지 징크스(금기)가 떠돈다. ‘프로데뷔 2년차 선수는 부상이나 부진에 시달린다’ ‘아침에 검은 고양이를 보면 재수가 없다’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 같은 징크스와 금기는 ‘왜’라는 질문에 한낱 낭설로 추락하고 만다. 전문가들은 징크스란 일종의 미신이며 원인과 결과에 따른 논리적 상황보다는 단순한 우연이 겹친 결과에 비과학적 해석과 주관적 의미가 부여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즉 징크스는 자신감 부족과 열등감이 빚어낸 산물이며 심약한 인간이 만든 자기 함정일 뿐이란 얘기다. 징크스에 집착하는 수험생들은 자신이 만든 덫에 스스로 발목을 잡힌 셈이다.

수능 징크스는 수험생의 심리적 위축감이 만든다. 학생 스스로 이를 인정하고 징크스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는 게 중요하다. 징크스가 불길한 암시라면 ‘마스코트’는 행운의 상징이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평소 자신감을 높이는 자신만의 주문이나 행운의 마스코트를 만들어 긍정적인 암시를 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불안감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현재의 기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한다. 수험생이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는 건 당연하다. 불안하지 않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기본 실력만 발휘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마음먹는 것도 긴장감을 낮추는 해결책이다.


수험생 불안, 이렇게 잡아라

일반적으로 수능 한 달 전부터는 수험생들의 체력비축 기간이다. 흔히 ‘4당5락’(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이란 말이 격언처럼 전해지지만 이는 수험생 컨디션 조절에 있어 절대 악이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험생들은 시험을 1주일 정도 남겼을 때 가장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신이 허약해졌을 때 침투하는 가장 흔한 질병, 바로 감기를 조심하는 것이 필수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고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어 보온에 신경쓰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수능 하루 전에는 무조건 잘 자야한다. 따뜻한 물로 가볍게 샤워를 하고 중탕으로 데운 우유 한잔을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양파를 반으로 잘라 머리맡에 놓아도 수면효과가 있다. 이날은 오후부터 커피, 홍차, 콜라 등 카페인 음료도 금물이다. 음악을 듣는 것도 좋지 않다. 특히 합격기원 선물로 들어온 엿이나 찹쌀떡은 소화불량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먹지 않는다.

긴장이 너무 심해 우황청심환을 먹는 수험생도 있지만 이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우황청심환은 신체 기능을 전체적으로 가라앉혀줄 뿐 심리적인 긴장감에는 효과가 없다. 오히려 뇌의 기능이 둔해져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수능 징크스’ 모음

대표적인 수능 징크스 가운데는 특정 먹거리나 행동, 제품과 관련된 것이 많다. 한때 ‘서울대에 합격한다’는 낭설 때문에 주차장에 세워둔 소나타 승용차의 S이니셜이 수난을 당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징크스에 일희일비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 시험 볼 때 펜을 떨어뜨리면 대학도 떨어진다.
· 명문대 학생의 필기구를 훔쳐서 시험을 보면 찍어도 절반 이상은 맞는다.
· Y우유, K우유 등 대학이름이 붙은 우유를 매일 먹으면 해당 대학에 합격한다.
· 전교 1등의 필기노트를 읽고 찢어 먹으면 1등이 갈 대학에 대신 합격한다.
· 수능 날 엿이나 찹쌀떡을 먹으면 대학에 한번에 합격한다.
· 소나타 승용차의 첫 번째 이니셜(S)을 떼어 간직하면 서울대에 간다.
· 남학생이 여학생의 방석을 가지고 있으면 시험을 잘 본다.
· 학교 정문으로만 다닌다. 후문이나 쪽문으로 드나들면 대학에 못 간다.
· 횡단보도 라인의 흰색부분만 밟고 다닌다. 까만색을 밟으면 떨어진다.
· 건물을 올라갈 때는 엘리베이터로 내려올 때는 계단으로 다녀야 합격한다.
· 고3 수험생이 먹는 반찬에 참기름(미역)을 넣으면 시험에 미끄러진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