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수협, 차세대사업‘넥스트로’ 커넥션 의혹
LG CNS-수협, 차세대사업‘넥스트로’ 커넥션 의혹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10-27 13:26
  • 승인 2009.10.27 13:26
  • 호수 809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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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원대 사업 수주 해 놓고 “왜 본계약 못하나”

올 하반기 금융권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 수협의 차세대 사업 ‘넥스트로’에 걸림돌이 걸렸다. 특히 그 동안 입찰과정과 기술평가 부문 등에서도 많은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본 계약이 늦어지는 이유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협과 LG CNS간 사업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수협 관계자는 “프로젝트의 범위를 최종 조율하면서 다소 늦어지는 것이지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력했던 삼성SDS가 떨어지고 LG CN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에는 아직 석연치 않은 의혹들이 남아 있어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8월 올 하반기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인 수협 넥스트로 사업이 LG CNS로 결정되자 관련업계에서는 무수한 소문들이 돌았다. 2개의 업체로 압축된 상황에서 관련업계에서는 삼성 SDS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삼성측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우선 삼성SDS-베어링포인트 컨소시엄이 수협 넥스트로 사업을 컨설팅 하는 등 사실상 사업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사업의 핵심까지 잘 파악하고 있는 삼성SDS는 이미 수협과 비슷한 환경의 농협 차세대 사업을 완료한 바 있어 더욱 유리한 입장이라는게 관련업계의 시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가결과는 의외였다. 오히려 LG CNS에게 기술점수를 더 높게 책정한 것이다. 16명의 기술평가위원들 중 10점대의 차이가 나게 LG CNS의 손을 들어준 위원들도 있었다고.

한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약 4점 정도 LG CNS가 높게 평가됐다. 삼성SDS의 경우 수협의 넥스트로 컨설팅을 하고 농협 차세대 사업도 완료한 만큼 높은 기술점수를 받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LG CNS가 높게 받아 의아했다. 이 때문에 로비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기술위원 16명 가운데는 수협의 관계자를 비롯해 수협 측이 추천한 인맥이 들어 있어 기술점수를 올리는 편법이 가능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수협 관계자는 말도 안되는 억측이라고 말했다. 특히 어떻게 16명의 기술위원을 조직적으로 로비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

수협 관계자는 “기술평가는 기술위원들의 주관적인 판단에서 나오는 것이다. 또한 LG CNS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경험 때문이다. 삼성SDS보다 LG CNS의 금융권 사업 (신한, 국민은행)경험이 더 나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또한 LG CNS에게 10점의 기술 점수를 더 준 위원이 있는 반면 반대로 삼성 SDS에게 10점 이상의 차이를 준 위원도 있다. 16명의 위원들을 로비한다거나 우리가 조정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관련업계에서 주장하는 의혹들은 더 있다. 과연 LG CNS가 뭘 믿고 수협의 사업규모의 96%에 달하는 금액을 써냈느냐는 것이다. 수협이 예상하는 이번 사업의 규모는 약 700억원 정도다. 여기에 별도의 사업 금액을 합치면 모두 10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LG CNS가 써낸 금액은 670억원이다. 반면 삼성 SDS는 577억원으로 책정했다.


계속되는 루머와 소문들

LG CNS의 경우 사업자 요구사항 (RFP)를 어기고 계획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수협은 주사업자 투입인력을 30%로 책정했고 이를 사업자 요구사항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LG CNS는 계획서에 25.8% 투입인력을 책정하겠다고 한 것.

보통 공공기관의 사업자요구사항을 어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어찌됐든 이 때문에 LG CNS는 지적을 받았고 최종 입찰때는 요구사항인 30%를 채웠다. 보통 이럴 경우 지적 사항에 의해 감점을 예상하고 입찰가를 낮게 책정하는게 정상인데 오히려 LG CNS는 사업규모의 96%인 670억원을 써낸 것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예상금액의 96%라는 것은 정말 납득이 가지 않는다. 올 상반기 LG CNS가 투찰한 사업은 고객사 예산 대비 약 75% 수준인 것으로 안다. 입찰 전부터 열세였던 LG CNS가 이런 높은 가격을 써낸 것은 의외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 CNS 관계자는 “사업자가 더 좋은 제안을 가지고 오면 선정될 수도 있다. 낮은 가격을 쓴 삼성 SDS가 무조건 우선협상자로 돼야 한다면 기술평가가 의미가 없다. 낮은 가격을 쓴 삼성SDS에 비해 우리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적합한 금액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협 관계자도 “처음 계획서에는 사업자 요구사항을 어겼지만 최종 제안을 할 때는 30%에 맞추기로 했다. 이후 평가를 통해 선정된 것”이라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를 두고 수협이 일부러 농협과의 합병을 피하기 위해 LG CNS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협이 금융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축협중앙회처럼 농협의 한 부문으로 흡수돼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농협과 비슷한 시스템을 채택하게 되면 흡수가 용이해지는 것이 당연한 만큼 일부러 LG CNS를 통해 농협과 차별성을 두려한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 시스템이 달라진다면 합병 및 통합에 고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협 관계자는 어불성설이라며 소문에 대해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몰아주기를 했다면 소문이 나도 났을 것이다. 말도 안되는 억측이다. 또한 합병을 막기 위해 일부러 LG CNS를 선택했다는 것도 그렇다. 어차피 유닉스 환경이 농협과 우리가 비슷하기 때문에 어떤 사업자가 한다고 해도 별 차이가 없다. 농협의 전산 시스템을 구축한 삼성 SDS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LG CNS를 선정했다는 것은 너무 비약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주장을 하는 세력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단지 추측만을 무기 삼아 소문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런 소문들을 일축하기 위해서라도 본 계약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과연 수협과 LG CNS의 넥스트로 사업이 어떤 결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넥스트로 사업은…

넥스트로 사업은 △상용 프레임워크 기반으로 K(한국형)-IFRS 요건을 반영한 코어뱅킹 시스템 △전사적 미들레이어(Middle Layer) 표준에 따른 EAI 시스템 구축 △내외부 채널을 통합하는 다중채널통합(MCI) 시스템 및 통합 사용자인터페이스(UI) △경영관리의 효율적 지원을 위한 정보분석 인프라 △넥스트로 시스템 개발 및 운영을 지원하는 전사 공통 인프라 등을 구축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수협의 현 전산시스템은 지난 2002년 10월 구축된 시스템이다.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 시점인 오는 2011년이나 2012년에는 구축 10년을 맞이하게 돼 내용연수면에서 한계에 처하게 된다. 더욱이 현 시스템은 유니시스 메인프레임이어서 더 이상의 유지보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협은 지난해 1월 차세대시스템 구축 관련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애초 5개 업체에서 관심을 갖고 뛰어들었다가 최종 제안서를 제출한 것은 삼성 SDS와 LS CNS 2개 업체였다. 이후 지난 7월 말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LG CNS가 선정됐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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