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나 현지처 역할하며 첩보수집”
“동거녀나 현지처 역할하며 첩보수집”
  • 윤지환 
  • 입력 2004-09-13 09:00
  • 승인 2004.09.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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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미녀 간첩 경계령이 내려졌다. 북한의 대남사업부에서 미녀 간첩들을 집중 양성, 현재 3,000여명에 달하는 미녀 간첩들이 중국과 남한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게 북한을 탈출한 관계자의 증언이다. 이들이 맡은 주요 임무는 대남정보수집은 물론 탈북자 가족과 북한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감시하는 것. 이 때문에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탈북자들은 자신도 주요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미녀 간첩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최근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전반에는 국보법 폐지를 놓고 색깔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미모의 북한 여성 정보원 2,800여명이 활약하고 있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나돌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 해외공작부가 북한 명문대학 출신 등 출신성분이 좋은 2,800명을 선발, 이들을 중국 북경, 심양, 상해, 광주 등 한국인 출입이 많은 나이트클럽, 가라오케, 식당,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 위장 취업케 한 뒤 정보수집 활동을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24일 중국 현지 유력한 소식통이 미주통일신문에 북한 여간첩의 실체를 제보하면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제보 내용에 따르면 이들 여성 정보원은 북한에서 첩보 수집을 목적으로 고도의 양성과정을 거친 뒤 교육 후 중국에 와서 활동을 한다. 이들은 또 주로 한국인 일본인 등 기업인과 정부관리 등의 동향 등을 체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첩보 수집 교육은 중국 현지에서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심양의 한 아지트에서 교육을 받고 곧바로 유흥업소에 투입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탈북자는 “지난 달 13일 탈북자 출신 영화 감독 오모(43)씨가 중국에서 체포된 것도 이들 여성 스파이들이 제공한 정보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에 가면 여자들을 조심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전했다.2002년 탈북한 영화감독 오모(43)씨는 중국에 체류 중이던 지난달 현지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소식을 접하고 오씨의 소재파악에 나섰지만 당시 오씨의 주변사람들은 “그가 공작원에 의해 납치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납치가능성을 제기했다. 정부 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가 지난 5일 중국 연길시에 있는 한 식당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으며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씨의 지인들은 “오씨가 여성 탈북자 두 명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북한에서 운영하는 식당에 찾아갔다가 10분만에 공안이 들이닥쳤다”며 “오씨가 유인 작전에 걸려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보당국은 오씨가 중국을 수 차례 드나들면서 탈북자들에게 돈을 주며 호의를 베푼다는 소문이 돌자 중국 공안이 탈북자를 지원한 혐의로 그를 체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는 분명 공작에 의한 납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탈북자들을 돕는 한 교회 관계자는 “북한은 북한 주민들이 중국을 거쳐 탈출하려는 시도나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수 백명의 여성 첩보원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하면서 “이들 여성첩보원들은 주로 중국을 비롯한 해외 각 국에 머물고 있는 북한 사람들의 동향이나 남한 사람들과의 접촉 등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활동무대는 중국 뿐 아니다. 현재 정부기관에서는 이들 ‘미녀 특공대’가 국내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도 이런 여성 간첩들이 활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실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면서 북한 사람이 여권을 위조해 한국으로 밀입국하기가 쉬워졌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에서 많은 조선족 여성들이 한국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들어오는데, 미녀 간첩들이 조선족으로 위장해 정치인이나 군장성들이 잘 다니는 골프장 캐디, 룸살롱 등에 위장취업해 첩보활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한적있다는 한 탈북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여간첩들은 한국 사업가와 동거녀나 현지처 등으로 지내면서 정보수집 활동을 하기도 한다고 들었다”고 말해 등골을 오싹케 했다.

기무사의 한 관계자도 “과거처럼 바다로, 땅 속으로 간첩이 남파되는 경우는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도 “조선족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듯 북한 간첩도 이제는 민간루트롤 통해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다고 봐야 옳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미녀 간첩들에 대한 관리책임 부서는 통일전선부, 사회문화부 대외조사 정보국, 군작전부로 알려져 있다. 또 군참모부, 국가안전기관에서 직접 임무수행 등을 지시한다.이들은 2~3명 1개조로 팀을 구성해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탈북자에 따르면 조별로 구성된 팀 이외에 개인 단독으로 활동하는 정보요원도 있으며 이들이 수집한 고급정보는 구두로 현지 책임자에게 전달하고 일반정보는 평범한 안부메일 등과 같은 형식을 빌려 암호화된 이 메일을 통해 상부에 보고한다고 알려졌다.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미모의 북한 여간첩들이 유흥업소 접대부, 여대생, 직장 여성 심지어 평범한 가정주부 등으로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이들 ‘미녀 간첩’은 영화 속에서만 등장할 뿐 아직 그 정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탈북관계자가 밝히는 북한 미인첩보부대 운영실태
“영리하고 예쁜 중·고등학생중 선발”

탈북자 동지회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사업부에서는 별도의 미인 첩보부대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관계자는 “미인첩보부대의 구성원들은 대부분 어릴 때 선발돼 특별 양성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안다”며 “각 여자 중·고등학교로 중앙당 간부들이 직접 나가 영리하고 예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한다”고 전했다.이렇게 뽑히는 여성들은 출신성분이 좋고 우수한 학생으로 학교에서 추천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또 “이렇게 뽑혀간 학생들의 소식은 나중에라도 알 수가 없다”며 “가족들에게는 편지가 가끔 전해지는데, 편지뿐 아니라 각종 위로 수당도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 있을 때 우연히 이들 여성 간첩들의 훈련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예전에 뽑혀간 여자동창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모자를 눌러쓰며 자신을 못 알아보게 하려고 애쓰더라”며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도 모른 채 애만 태우더라”고 말했다.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디서 무슨 훈련을 받고 어떤 임무를 담당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드러난 바는 없다. 다만 그 존재에 대해서만 많은 이들에 의해 확인되고 있을 뿐이다.이들은 납치, 요인암살, 신문 뿐 아니라 실제 남한 가정과 똑같은 환경에서 언어를 비롯해 요리, 유행가, 유행어 등을 배우는가 하면 심지어

윤지환  jjd@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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