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의 발표에 의하면 관광산업은 2012년 기준 세계 GDP의 10.7%, 고용인원 약 2억 6천만 명에 달하는 거대산업으로 2020년에는 17%, 고용규모는 약 3억 3천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여 더욱 큰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1980년부터 2000년까지 연평균 9.0%라는 가파른 외래관광객 증가율을 가져와 전망은 매우 고무적이다. K-pop과 한국드라마가 이끈 한류열풍으로 인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급증하였고, 2000년 400만 명에서 2012년 1114만 명을 돌파하며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1, 2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통해 관광을 통한 경제성장과 고용 확대에 중점을 두어 의료관광 클러스터 조성, 크루즈 관광 활성화, 복합리조트 개발 및 카지노 사업 개발 등 관광을 기반으로 의료, 선박, 리조트 산업을 융합하려는 논의가 이뤄졌다.
1차 회의에서는 ‘관광불편 해소 및 전략 관광산업 육성'을 목표로 49개의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 과제가 발제되었다. 2차 회의에서는 정부가 국내관광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근로자 휴가지원제, 통합문화이용권, 대체공휴일제 등과 연계해 신규 여행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과 함께 2017년 국내관광소비액 30조 원 달성과 국제 관광경쟁력 15위권 진입을 목표로 한 국내관광 활성화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관광분야 일자리는 2012년 85만개에서 2017년 100만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창조관광기업의 적극 육성을 위해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융자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2015년부터 5년간 500억 원 규모의 창조관광기업 육성펀드 조성 및 중소기업 정책자금 1000억 원도 확보하는 등 다방면에 걸친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창조경제의 의지를 확고히 한 바 있다.
창조관광의 핵심이 되는 중국의 요우커들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중국 여유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2월 18일부터 24일까지였던 중국 최대 명절 춘절 연휴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떠난 중국인은 총 519만명이고 이 중 8.7%가 일본을 찾았다고 한다. 이중 13만 명 정도의 요우커들이 한국을 찾은 바, 이는 일본에 비해 1/4 수준이라 한다. 요우커는 관광객을 통칭하는 중국어로,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은 (뤼커, 旅客)이라고 하며 국내 여행업계에서는 중국 관광객을 통칭하는 단어로 일컫는다.
이들은 한 번에 대량 구매하고, 고가의 물품을 많이 구매하는 특징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나라는 엔화약세를 제외하면 요우커의 국내 여행과 비교했을 때 한류라는 국제적 트렌드를 가지고 있는데다 지리적인 이점 등을 감안하자면 춘절 기간 해외여행에 나선 중국인들 중 2%만이 한국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창조 관광활성화의 미흡으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이들은 과거 해외 명품 위주의 과소비형 쇼핑으로 유명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 소비로 그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특히 요우커들의 먹거리 관광활성화를 통한 창조관광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외래 관광객 1420만명 유치를 통해 전 산업에서 33조 원가량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취업유발 인원은 57만6000명에 달하는데 이 중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의 생산유발액 18조6000억 원이고 취업유발 인구는 34만명에 이른다. 관광수입 181억달러에 따른 취업유발 효과는 휴대폰수출(12만8000명)의 4.5배, 자동차 수출(17만7000명)의 3.3배라고 하니 관광산업이야 말로 굴뚝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임에 틀림없다. 중국 관광객들은 지금부터 국민소득이 1만불을 넘으면 국민의 반에 이르는 숫자가 해외 여행을 가고자 한다고 한다. 현재 중국은 아시아 전체 실질 국민소득 순위 16위로 8300달러밖에 안 된다 .우리나라는 이를 잘 활용하면 제조업 못지않게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먹거리는 창조 관광의 노른자다. 그들이 정작 우리나라에 오면 기대와 달리 먹거리가 없다고 한다. 주로 서울과 제주 관광인데 서울의 경우 이틀이면 더 이상 갈 데가 없다고 한다. 주로 코스가 경복궁, 명동, 남산이 고작이다. 경복궁은 물론 그 자체로는 아름답지만 중국 자금성의 규모에 비할 바가 못된다. 자금성의 크기는 동서 760m, 남북 960m로, 넓이가 72만m²다. 경복궁은 동서 500m, 남북 700m로 면적은 43만2703m²다. 대략 자금성이 경복궁의 1.5배 크기라 할 수 있다.
명동에서 쇼핑하고 남산에서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서 서울의 빌딩숲 구경하는 것이 고작이다. 멀리 내다보면 상당수의 요우커들이 한국방문에 대하여 의구심이 가는 부분이다. 먹거리 볼거리를 통해 관광의욕을 충족시키는 방안이라면 바로 야시장이다. 외국의 유명 관광지에 가면 대부분 야시장이 있어 활력소를 주고 있는데 서울에는 괄목할 만한 야시장이 없다.
대만의 야시장은 타이페이에서만 20개의 야시장이 불야성을 이룬다. 스린 야시장은 대만 먹방 투어의 꽃이라 할 정도로 큼직한 지파이(닭튀김), 우마왕 스테이크, 왕소세지, 망고빙수, 취두부 등 관광객의 발길을 머물게 하는 곳이다. 방콕 시내에 위치한 야시장으로 쇼핑, 식사, 오락, 쇼 등을 즐길 수 있으며 1500개가 넘는 상점이 위치한 항구를 컨셉으로 만든 카오산로드에서 아시아티크 수상버스로 이동이 가능하다.
홍콩의 야시장으로는 ‘묘가시장(廟家市場)'이 되는 야우마테이(油麻地)의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은 웡콕(旺角)에 위치하고 있는 ‘여인가(Ladies Market)'와 더불어 홍콩의 2대야시장으로 꼽히는 곳이다. 웡콕의 야시장이 여인가로 불리는 것에 대응해 ‘남인가(男人街)'로 불리고, 재래시장이 즐비하게 모여 있어 ‘매우 큰 볼거리'가 된다. 야시장이 기념품을 비롯한 현지의 저렴하고 진기한 물산의 집합처 역할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다채로운 풍경을 연출하는 매력으로 각광을 받는다.
우리나라 먹거리는 한류를 타고 건강하고 담백한 맛으로 정평이 나있다. 예를 들어 한강 고수부지 등에 1㎞에 걸쳐 설치하여 길거리 음식과 전통 음식을 선보이면 어떨까. 거기에다 김치나 한과 등 전통음식 체험도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100만명이 훨씬 넘는 다문화 가정과 국내 상주 15세 이상 외국인만 해도 125만6000명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바 다문화가 지닌 다양성을 인정하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가정의 음식을 곁들이면 먹거리뿐만 아니라 이 일대가 장관을 이루어 볼거리까지 충족될 것이다.
이는 청계천처럼 대한민국의 명소가 될 것이며 랜드마크가될 것이다. 여기에다가 과일과 약초 및 생필품 등을 거래하는 한강 수상시장도 고려할 만하다. 정부나 서울시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실천해 볼만 하다. 또한 강원도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청정지역으로서 공해와 교통에 찌들은 중국의 대도시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무릉도원이고 힐링지역이다. 이를 적극 홍보하면 창조관광이 구현될 것이다.
김의식 교수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