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 dog eat dog'의 황욱·박민우 감독을 만나다
영화 '개: dog eat dog'의 황욱·박민우 감독을 만나다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5-03-09 10:38
  • 승인 2015.03.09 10:38
  • 호수 1088
  • 6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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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한인 납치사건은 현재진행형 대중들의 관심 되돌리는 계기됐으면…”
▲ 황욱(좌), 박민우(우) 감독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해외에서 여행 중인 한국인만 노리는 ‘개’들이 있다. 일말의 죄책감 없이 납치와 강도를 일삼는 형신과 지훈, 그리고 두진. 그들은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개처럼 한국으로 돌아와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을 끈질기게 뒤쫓는다. 외국에서 형신 일당과 떨어져 홀로 남게 된 두진은 새로운 먹잇감을 발견하게 되는데… 한편 여행 중 실종된 아들의 단서를 찾아 수소문 하던 중년 여성에게 수상한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잘 지내셨어요?"

사라진 아들과 아들의 이름을 친근히 부르는 낯선 자. 그 불편한 진실이 세상에 공개된다.
영화 <개: dog eat dog>가 지난 5일 개봉했다. 이번 영화는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난 한국인들을 납치·살해한 ‘필리핀 한인 납치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아직 진행중인 사건이 영화화 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영화 <개: dog eat dog>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을까. 이번 영화를 제작한 황욱, 박민우(30) 두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동갑내기 친구인 두 감독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이번 영화 '개: dog eat dog'는 어떤 영화인가?

황 : 가해자들의 알력다툼과 피해자를 유린하는 과정을 통해 진실을 추적하고 은폐된 사건의 진실에 대해 질문하는 영화다.

▲영화 '개'는 ‘필리핀 한인 납치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이 소재를 영화화 하게 된 이유는?

박 : 팟캐스트를 듣다가 사건에 대해 알게 됐다. 피해자들이 외롭고 힘든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생각에 분노하게 됐고 친구(황 감독)에게 제안해 영화로 만들게 됐다.

황: 친구(박 감독)에게 이 사건을 듣고 화가 났다. 그날 바로 많은 자료를 찾아봤고 고민 끝에 사건을 다시 한번 알릴 기회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 사건이 다시 발생해도 똑같은 비극이 되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 ‘필리핀 한인 납치사건’은 충격적인 사건이다. 영화화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박 : 현재진행형 사건이기 때문에 시나리오의 수정이 필요했다. 또 힘겨워하는 피해자 부모님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행동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뉴스와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료를 얻을 수밖에 없었다.

황 :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야기의 어느 선까지 접근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항상 조심하고 신중하려 노력했다.

▲ 영화 제작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박: 로케이션 헌팅 및 인서트 촬영 때문에 기괴암석이 발달하고 교통수단 없이는 다 둘러볼 수 없을 정도로 큰 카파도키아 지역에서 스쿠터 3대를 렌트해 다섯명이서 몇시간을 돌아다닌 적이 있었는데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좋아서 모두 촬영일을 잠시 잊어버리고 라이딩을 할 정도로 신나게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다

▲ 두 감독이 보기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면?

박 : 가해자들이 거짓말을 하면서 피해자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유치장과 약수터 장면이다. 우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장면이다.

▲ 두 주연배우 김선빈과 곽민호를 평가한다면?

박: 두 사람 다 좋은 배우다. 지금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나서 대중들에게 소개가 될 수 있길 바란다.

황: 배우 김선빈은 예전에 ‘바나나쉐이크’라는 단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줘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도 캐스팅을 하게 됐다. 곽민호씨는 추천을 받고 알게 됐다.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같이 작업하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 영화 ‘개’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박: 해외에서 발생하는 강력범죄는 여러 여건상의 이유로 국내사건에 비해 해결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이런 점을 악용한 범죄집단이 필리핀에서 비극을 만들었다. 이 점은 개선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국가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황: 필리핀 한인 납치사건은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다. 대중의 관심 속에서 진행돼야 할 사건이다. 우리 영화를 본 관객들이 이 사건에 다시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

fre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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