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보다 한 발 앞서…생각·행동 패턴화도 가능
기존 가전제품에도 동글 달면 OK…소물인터넷도 각광
쉽게 말하자면 사물인터넷은 생활 속 물건들에 인터넷이라는 날개를 달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다룰 수 있는 것을 뜻한다. 통상적인 사물인터넷은 오프라인의 전자제품들을 온라인상에 연결해 외부에서 이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본래 정의 역시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이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 자체를 가리킨다.
센서가 적용된
일상 속 환경
이러한 사물인터넷은 삶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주거에 적용했을 때 빛을 발한다. 사용자가 추운 겨울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현관문에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을 떠올려보자. 원래대로라면 잠긴 문을 열고 불을 켜면서 난방도 함께 올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이 적용된 환경이라면 사용자가 집에 오는 것을 미리 감지해 문이 스스로 열리고 조명이 켜지면서 실내온도가 맞춰지는 식이다. 사용자는 일터에서 미리 집안의 제품들을 조종할 수도 있고 특정 패턴을 입력해 시간에 따라 반응하게 할 수도 있다.
이를 단순한 집이 아닌 도시로 확대하면 공공적인 부분에서의 편리함은 더욱 증대된다. 일례로 한 도시에서 사물인터넷을 이용해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구축하면 거리의 주차를 효율적으로 바꾸고 통행량을 보다 정확하게 집계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도로 아스팔트에 심어져 있는 센서가 차량 유무를 감지해 주차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식으로 구성된다. 또한 가로등에는 와이파이가 심어져 차량이 주차됨과 동시에 이에 대한 정보를 전 시민의 휴대폰에 깔린 앱으로 전송한다.
더불어 인류의 영원한 관심사인 건강에 적용하는 사례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아울렛베이비 모니터스의 아기용 스마트양말은 착용 시 아기의 체온과 심박동은 물론 혈중 산소포화도까지 측정해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또 하기스의 아기용 스마트기저귀는 제품에 센서를 부착해 젖은 정도를 가늠하고 교체시기를 부모의 트위터 등에 메시지로 알려준다.
추가로 24에이트가 AT&T와 개발한 노인용 스마트슬리퍼는 부착된 센서가 발에 가해지는 압력과 보폭 데이터를 수집해 어르신의 신체상태를 체크한다. 평소와 다른 이상이 감지되면 가족과 의사에게 바로 통보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비전자식 물리적
개체도 포함 가능
여기에서 한 단계 더 확장된 소물(小物)인터넷 시스템 구축도 가능하다. 이번 2015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여한 시그폭스는 사물인터넷이 아닌 소물인터넷 전용망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전자제품뿐 아니라 지금까지 연결된 적이 없는 유리컵 등 일반 물리적 개체들을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시그폭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제시된 사물인터넷은 각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네트워크와 교류가 가능한 모뎀을 개별 사물에 설치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형식을 취했다. 그러나 소물인터넷 전용망을 이용하면 별도의 기지국이나 중계장비 없이 사물에 직접 칩셋 기반의 통신모뎀을 넣어 연결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근거리에 있는 여러 소물들의 필요한 데이터를 저전력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또한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주파수 할당 대가를 내지 않고도 이용이 가능해 이용료가 절감된다.
만약 앞서 예로 든 스마트 주차시스템을 보더라도 현재로서는 차량과 주차공간에 각각 와이파이 또는 모뎀을 개별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게다가 통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동통신사 서버 등 회선 사용료를 따로 지불해야만 한다.
그러나 시그폭스의 소물인터넷 망을 활용하면 작은 통신센서를 차량과 주차공간에 설치한 후 이 센서들이 서로필요한 정보를 주고받게 할 수 있다. 이는 통신사 서버 등 별도의 회선을 필요로 하지 않아 여기에 대한 간섭과 비용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시그폭스 측은 “일반적인 모바일 망은 사용자들이 전화를 하거나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비를 지원하는 것에 최적화돼 있다”면서 “그러나 사물인터넷이 보다 광범위하게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소형 배터리의 저성능 컴퓨터로 구동되는 소물들을 위한 전용망이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신동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연결된 적이 없는 99%의 물리적 개체들을 향후 사물인터넷이 포함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사실상 소물들이 더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저성능의 소물 연결 환경은 기존까지의 사물인터넷과는 다른 새로운 연결로 소물인터넷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