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신임회장과 함께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취임하면서 경제수석 부흥기를 맞았다. 이들은 각각 김영삼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았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 한국 경제의 기획·사령탑 역할을 했던 두 사람이 경제단체장을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2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 46회 정기총회에서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제6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박 신임 경총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경총을 단순히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을 넘어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경제단체로 이끌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비효율적인 임금체계를 개선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구조 개선의 출발점이 될 노사정위 논의에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회장은 “노동시장 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고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의 균형있는 발전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 노사 관계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며 “정부뿐 아니라 경총과 노총 모두 모든 생각과 판단의 잣대를 일자리 창출에 두어야 한다”며 “노총과 경총이 앞으로 노사 문제를 다룸에 있어 실직자와 취직을 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입장을 충분히 감안한다면 많은 쟁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행정고시 17회에 합격하며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차관보를 지내는 등 요직을 거쳤고 2007년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올라 잠시 공직을 떠났다가 2008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복귀했다.
이후 2011년부터 3년간 은행연합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민행복기금 이사장을 맡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은 6대 경총회장에 취임하면서 1970년 창립 이래 45년 만에 첫 비기업인 출신회장이 됐다.
박 회장은 공직에 몸담았던 시절 적극적인 정면 돌파식의 업무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강단있는 성격으로 그동안 맡았던 직책을 책임져와 경총에서의 역할도 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현재 노사정 협의나 통상임금 이슈, 비정규직 문제 등 노사 간 해결해야 할 현안들을 비기업인 출신이라는 특이점으로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간 경제인들은 노조와 직접 상대에 나설 경우 자칫 자신이 경영중인 기업 노조와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아왔다.
박 회장은 오히려 노조의 견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현재 노동계 난제들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욱이 박 회장은 중대 사안에 대한 정부 측 입장을 충분히 해석해 노동계에 전달할 수 있고 재계와 노동계의 목소리를 즉각 정부쪽에 전달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총은 지난해 2월 이희범 전 회장이 사임한 이후 1년 가까이 후임자를 찾지 못해 김영배 경총 상근부회장의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