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지혜 기자] KBS 연예대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대상 수상 이후 사건·사고에 휘말리거나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KBS 연예대상의 저주’라고 부른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KBS 연예대상의 저주가 적중했다. 2013년 대상을 수상한 김준호가 자신의 회사인 코코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해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김준호는 2012년 CEO 김우중과 함께 코코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코코엔터는 개그맨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개그맨 김대희, 김민경, 김준현 등 수많은 인기 개그맨이 코코엔터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18일 코코엔터의 공동대표인 김우종이 회사 자본 수억 원을 빼돌리고 잠적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김우종이 소속 연예인의 촐연료와 임직원 급여로 사용될 회사 자금을 횡령해 해외로 도주했다는 소식이었다. 코코엔터 측은 김우종을 횡령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김준호는 개인 적금을 깨고 4억 원을 빌려 소속 연예인 출연료 및 직원들의 급여를 지불해야 했다. 그리고 결국 지난 1월24일 코코엔터를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40여 명의 소속 연예인들은 개그맨 김대희가 설립한 ‘JD브로스’로 옮겨가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코코엔터 일부 지주들이 “코코엔터의 발표는 모두 거짓”이라며 “(개그맨들이 옮겨가는 것은)명백한 계약위반”이라고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됐다. 이에 김대희가 “JD브로스는 김준호와 관련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김준호 또한 “김우종의 횡령과 부실경영으로 인해 쌓인 부채가 50억 원”이라며 “회생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감당하기 힘든 규모라는 것을 알게 돼 폐업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김준호는 김우종 부인이 보낸 “다같이 죽는 걸로 알겠다” 등의 문자 내용도 공개했다. 이를 지켜본 누리꾼들은 김준호에게 힘내라며 호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 23일 모 매체가 ‘코코엔터 사태’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코코엔터의 3년치 통장 거래 내역을 살펴본 결과 김준호가 4억 원을 빌려 회사에 넣은 흔적이 없었다. 오히려 김우종이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4억 원을 빌린 정황이 포착됐다. 디스패치는 “김준호가 깼다는 적금은 직원의 월급이 아니라 자신의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또 해당 매체는 김준호가 “김우종이 법인 통장에서 마지막 한도 1억 원을 훔쳐서 도망갔다. 그 돈은 코코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코코엔터의 통장 잔액을 확인한 결과 김우종이 1억 원을 인출한 지난해 11월27일 이후에도 1억2000여만 원이 남아있던 것이다. 또 같은 달 28일에서 12월26일까지 4억여 원이 입금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김우종이 무리한 외식사업을 해서 화를 불렀다’ ‘계약서도 없는 상황에서 회사에 수입의 10%를 준다’ ‘폐업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등의 주장도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또 지난 1월22일 폐업 동의서를 작성, 자유의 몸이 된 다음 날인 23일 ‘JD브로스’가 설립 등기를 마쳤다. JD는 준호 대희의 이니셜을 따 만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김준호가 ‘먹튀’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거기에 김준호가 2013년 개인활동에 대한 소득 신고 누락으로 1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에 김준호는 “또 한번의 위기임을 느낀다. 공인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끝까지 질 예정”이라며 해당 의혹에 대해 해명했으나 한 번 생겨난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