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네 가족 OCI그룹
한 지붕 네 가족 OCI그룹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5-03-02 09:46
  • 승인 2015.03.02 09:46
  • 호수 1087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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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경영 유지…3세들 계열 분리할까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OCI그룹의 3세 승계가 가속화 되면서 경영체제 변화에 대한 관심도 높다. OCI그룹의 주축인 OCI, 삼광글라스, 유니드가 독립경영 체제를 굳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 회사는 이회림 OCI그룹 창업주의 세 아들인 이수영 회장, 이복영 회장, 이화영 회장이 경영해 왔다. 이회림 창업주의 동생인 이회삼 회장이 설립한 유니온도 OCI그룹 계열사이지만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한 지붕 네 가족 체제를 이어온 셈이다. 하지만 3세 승계 작업과 함께 형제간의 지분 정리가 계속되면서 3세 경영에서도 한 지붕 네 가족을 유지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 주축 OCI·삼광·유니드 지분정리 마침표
  경영권 승계 움직임 따라 체제 변화 관심 증가

OCI그룹은 모두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중 OCI와 삼광글라스, 유니드가 그룹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 세 회사는 이회림 OCI그룹 창업주의 세 아들이 각각 맡고 있으며, 사실상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이회림 OCI그룹 창업주가 2007년 별세한 뒤부터다.

이회림 창업주의 장남인 이수영 회장이 OCI를, 차남인 이복영 회장은 삼광글라스, 삼남인 이화영 회장은 유니드를 맡고 있다.

사실상 세 형제들이 독립경영을 펼치고 있음에도 OCI그룹에서는 명확한 계열분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OCI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의 가장 큰 특징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여기에 이회림 창업주의 동생인 이회삼 회장이 설립한 유니온도 OCI그룹 계열사이지만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한 지붕 네 가족 체제로 그룹이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3세로 경영 승계가 된 이후에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지붕 아래에서 독립경영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란 시선이다.

앞서 OCI는 2013년 11월 삼광글라스 주식 31만5000주를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 아들인 이우성 이테크건설 상무 등에게 매각했다. 오너 3세인 이우현 OCI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직후다.

매각 후 며칠 되지 않아 OCI는 남아있던 삼광글라스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또 같은 시기에 이테크건설 지분도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이테크건설은 삼광글라스 자회사로, OCI가 정리한 지분은 모두 이우성 상무가 매입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까지 유니드 주식도 49만여 주를 매각해 지분율을 0.46%로 내렸다.

당시 OCI는 “실적악화와 신규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지분을 팔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는 그룹의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봤다.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도 유니드 주식 8만주를 팔아 지분율을 1.42%까지 낮췄다.

유니온 보유 주식도 마찬가지다. 이수영 OCI 회장과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은 꾸준한 지분정리를 통해 각각 유니온 보유지분을 0.02% 이하로 줄였다.

이 같은 지분정리 움직임은 오너 3세의 본격 경영 참여를 시작으로 속도가 빨라지면서 OCI그룹 계열분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삼광글라스는 지난해부터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에 들어갔다. 이복영 회장의 장남 이우성 이테크건설 전무는 지난해 3월 삼광글라스 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2007년 이테크건설에 부장으로 입사한 뒤 2011년 상무를 거쳐 2013년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2010년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와튼스쿨 MBA과정을 마치고 다시 이테크건설로 돌아왔다.

남은 연결고리 행방은

현재 삼광글라스 지분 5.54%를 보유한 4대 주주에 올라 있으며, 삼광글라스의 비상장 계열사인 ‘에스지개발’ 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부동산 사업을 하는 에스지개발은 삼광글라스가 지분 49.52%를 보유중이다.

재계는 이우성 전무가 1~2년 안에 삼광글라스 사장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삼광글라스는 친환경 종합주방생활용품기업으로 매년 매출이 증가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삼광글라스의 2012년 매출은 2582억 원, 2013년 2900억 원, 지난해에는 2978억 원을 기록했다.

또 OCI그룹 전체 매출에서는 5%(2013년 기준) 정도를 차지한다. 동종업계 1위인 락앤락과 비교했을 때 매출 차이를 900억 원 수준으로까지 좁힌 상태다.

유니온도 3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건영 유니온 회장의 장남인 이우선 상무는 유니온 지분 2.75%를 보유하고 있다.

아버지 이건영 회장이 보유중인 유니온 지분은 37.36%로 아직 부자간의 지분율 격차가 크다. 그렇지만 이우선 상무는 이건영 회장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소유한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우선 상무는 2010년 10월부터 유니온 주식을 적극 사들이면서 3세 경영승계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1년 7월에는 이회림 창업주의 셋째 딸이자 이 상무의 당고모인 정자씨로부터 지분 1%를 인수했다.

유니온은 백시멘트, 알루미나시멘트 등 특수시멘트 제조와 희유금속 회수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유니온 역시 OCI그룹 계열사에 속해있지만 처음부터 독자경영 돼 온 회사여서 3세 경영이 시작된 후에는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해당 관계자들도 독립경영 체제에 따른 계열분리를 짐작하고 있는 분위기다. 복수의 관계자는 “이미 지분이 상당히 정리된 상태이고, 독립경영 체제가 유지돼 왔다”면서 “구체적인 계열분리 계획이 나온 것은 없지만 사실상 계열분리나 다름없는 상황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이화영 유니드 회장의 사위인 한상준 유니드 전무가 박근혜 대통령과 혼맥이 닿아 있다는 점도 계열분리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한상준 유니드 전무의 아버지인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박근혜 대통령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조카사위다.

다만, 지분 정리가 완전히 종료된 상태가 아니므로 단언하기엔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유니드의 경우 삼광글라스의 지분 6.04%와 OCI 지분 0.42%도 보유중이다. 또 유니온도 OCI 지분 3.9%를 보유하고 있다.

형제들 간의 지분도 마찬가지다. 이수영 OCI 회장과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은 유니온 지분을 각각 0.48%, 0.02%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은 유니드 주식 1.42%를 보유하고 있다. 이수영 OCI 회장도 유니드 주식 0.46%를 소유하고 있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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