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오는 2017년 12월 대선 양자대결에서 새누리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 어느 정당 후보로 출마해도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 새정치연합 문재인 후보, 무소속 반기문 후보 3자 가상대결에서는 보수표가 분열하면서 문재인 후보가 한 자릿수 내지만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요서울>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시대정신연구소(대표 엄경영)에 의뢰해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특히 반 후보가 여당 후보 보다는 야당 후보일 때 보수층 이탈이 심해 경쟁력이 더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與 반기문 45.2% vs 野 문재인 38.2%
- 반기문 vs 문재인 vs 김무성 대결땐 文 1위

우선 반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고 문재인 당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한다는 가상대결에서 ‘반 총장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45.2%로 ‘문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응답 38.2%보다 7%P 높게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중에서는 84%가 반 총장을 지지하겠다고 응답했으며 무당층에서는 문 대표가 42.5%로 반 총장 30.7%에 비해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는 반 총장이 15.8%, 문 대표가 74.0%로 압도적으로 문 대표를 지지했다.
潘 vs 文 5060 vs 3040 세대간 대결
성별로 보면 반 총장은 남성(42.1%)보다 여성(48.4%)에서 우위를 점했고 문 후보는 여성(33.9%)보다는 남성(42.7%)에게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연령별로 보면 반 총장은 50대(55.3%)와 60대(64.9%)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반면 문 대표는 30대(54.3%), 40대(48.2%)로 높은 지지를 보여 세대간 지지가 명확하게 갈렸다. 20대 청년층에서는 문 대표가 46.0%로 33.5%를 받은 반 총장에 비해 두 자릿수 높게 지지를 받았다.
지역별로 보면 반 후보는 호남지역을 제외한 전국 지역에서 문 대표에 비해 고른 지지를 받았다. 특히 강원/제주에서 60%, 부산/울산/경남 50.6%, 대구/경북 49.0%, 고향인 대전/충청지역에서 47.5%로 보수 색채가 강한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문 후보는 호남에서 54.4% 지지를 받아 27.2%를 받은 반 총장에 더블스코어를 보였지만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반 총장에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두 번째 가상 대결에서는 새누리당 잠룡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무성 당 대표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한 반 총장과 양자 대결에서는 반 총장이 압도적으로 김 대표에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대표는 26.1%로 조사됐고 야당 후보로 나선 반 총장은 51.9%로 두 배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누리당 지지자라고 응답한 이들 중에서 26%가 반 후보로 이탈 현상을 보였고 무당층에서도 58.3%가 반 총장으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새누리당 반 총장 새정치연합 문 대표 가상대결과 비교했을 때 반 총장이 야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보수층이 이탈현상이 심각해 경쟁력이 더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성별/연령별/지역별 조사를 보면 반 총장이 김 후보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대결에서도 반 총장은 남성 57.3%, 여성 46.6%를 받아 25.0%와 27.35를 받은 김 대표에 두 자릿수 이상 앞섰다. 연령별로 보면 반 총장은 20대, 30대, 40대 50대에서 두 자릿수 이상 높은 지지를 받았고 60대 이상에서만 반 총장(33.6%)에 비해 김대표가 45.8%를 받아 12.2%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潘 야당후보땐 보수층 ‘이탈’ 두드러져

반 후보가 앞서 조사한 것처럼 여야 어느 한 정당을 선택해 출마할 경우 일대일 가상대결에서는 모두 앞서지만 반면 어느 정당에도 들어가지 않고 대선 후보로 출마할 경우에는 보수층 분열로 인해 야권 후보가 당선될 공산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무소속 반기문의 3자 대결에서는 문 35.1%, 반 28.3%, 김 23.8%로 문 대표가 가장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새정치연합 지지자의 66.7%, 무당층의 39.1%가 문 대표를 지지한 반면 새누리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김 대표 56.7%, 반 총장 27%로 분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들은 반 총장으로 이탈하는 비율이 새누리당에 비해 크지 않았으나 반 총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문 대표도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연령별 지지도를 보면 20대에서는 문 대표 35.6%, 반 총장이 34.5%로 비슷한 지지를 받았지만 30대에서 문 대표가 51.9%, 반 총장 24.6% 40대에서 44.3%와 24.4%로 크게 차이가 나면서 격차를 벌렸다. 반면 50대에서는 문 대표와 반 총장이 오차범위내 차이를 보였지만 전통적 여당후보를 찍는 성향의 60대에서 김 대표가 42.3%, 문 대표가 18.9%, 반 총장이 26.1%로 가져가 문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 역시 전통적 보수 지역의 표가 김과 반으로 분산된 반면 진보 성향의 문 대표 지지층은 결집되면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문재인, 반기문 두 인사 모두 30%대로 큰 차이를 보이질 않았지만 부산/울산/경남에서 문 대표가 37.3%로 1위를 달렸고 다음으로 김 대표가 29.1%, 반 총장이 20.2%순으로 받았다.
또한 호남에서 문 대표가 56.3%로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린 반면 충청도에서도 반 총장 26.5%, 김 대표 23.5%, 문 대표 34.3%로 1위을 달리면서 보수지역내 ‘보보 대결’속 ‘어부지리’ 효과를 누려 당선되는 데 보수층 분열이 한몫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997년 대선에서는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신한국당 경선에 불복해 대선에 나온 이인제 후보가 표를 잠식하면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당선된 것과 비슷한 결과다.
3자 대결시 97년 대선 ‘재판’될 가능성

또한 정당 지지도를 보면 새누리당 37.3%로 대통령 지지도에 비해 근소하게나마 높게 나왔고 새정치민주연합 24.7%, 정의당 5.9%, 국민신당 1.4%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는 사그라드는 대신 이완구 총리 내정을 두고 각종 의혹이 일었지만 당·정·청 인적 쇄신이 가시화되면서 당·청 지지율의 낙폭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번 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남녀 1036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질문지를 기반으로 한 ARS 조사를 통해(유선전화 50%+무선전화 50%) 지난 2월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조사를 실시해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로 응답률은 3.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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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