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사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싶어요”

서울경찰청 폭력 1팀의 홍일점 여형사 이경선 경장이 눈길을 끈다. 지난 2006년 경찰청 피해심리전문요원으로 특별 채용된 그녀는 수사분야 중 가장 위험하다는 조직폭력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경장이 일망타진한 폭력조직은 한둘이 아니었다. '이태원파', 경기 의정부 '세븐파', 서울 '동대문파'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사회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경선 경장으로부터 조직폭력에 대해 들어봤다.
7일 베스트 수사팀에 선정된 서울경찰청 폭력1팀에는 여성 경찰이 소속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이경선 경장(35). 이날 경찰청장 표장을 받은 이 경장은 지난해 5월부터 수사분야 중 가장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직폭력 분야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한림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전공한 이 경장은 2006년 경찰청 피해심리전문요원(Care)으로 특별채용됐다.
경찰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특별하지 않았다. 자신이 전공한 분야를 범죄수사에 접목하고 싶었다.
“처음부터 경찰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임상심리학을 전공한 뒤 병원, 상담센터 등에서 일을 했습니다. 임상심리학이 경찰수사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의 상담·치료경험을 바탕으로 범죄수사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경찰에 지원했어요."
이 경장이 두각을 보인 시기는 서울청 폭력계에 배치된 이후부터다. 자신의 전공분야인 임상심리학을 범죄수사에 본격적으로 접목시키며 맹활약했다. 특히 피해진술 확보가 어려운 조직폭력범죄의 특성상 효과는 두드러졌다.
“제가하는 일은 프로파일러와는 달라요. 프로파일러는 피의자들의 범죄수법 등을 조사하지만 저는 피해자들을 주로 상대합니다. 심리치료를 통해서 피해자들에게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겁니다. 저는 정서적인 면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그 사람이 그 상황에서 뭐가 힘든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제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해서 이 경장이 일망타진한 폭력조직은 한둘이 아니었다. ‘이태원파', 경기 의정부 ‘세븐파', 서울 ‘동대문파'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사회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경장은 특히 ‘이태원파'가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서울경찰청 폭력1팀은 ‘이태원파'를 검거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수사를 벌였다. ‘이태원파'는 일본의 야쿠자의 운영형태를 모방했다.
또 세련된 용모와 깔끔한 옷차림으로 겉으로 봐선 ‘조폭'이란 걸 알 수 없을 정도로 관리가 철저했다. 그러나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조직원 77명이 붙잡혔다. 이중 9명은 구속됐다.
“지난겨울 이태원파를 수사하면서 이들이(이태원파) 눈치 챌까 봐 시동을 끈 차 안에서 잠복했어요. 굉장히 추웠습니다. 그래도 제가 이웃집에 이사왔다며 의심 없이 문을 열게 해 큰 어려움 없이 주범을 검거했어요. 작은 역할이었지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조직폭력배들은 전문적으로 수사하다 보니 가족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을 배려해주고 지원해주는 가족이 있기에 언제나 최선을 다할 수 있다. 늘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가족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어요. 언제나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일을 마치고 늦게 집에 들어가도 다 이해줘요. 주변의 도움으로 오늘의 좋은 일이 생겼네요."
이 경장은 앞으로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들에게 필요한 경찰이 되기 위해서다.
“아직은 팀에서 막내고 경험이 부족하지만 베스트 수사팀의 일원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해야죠.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강한 경찰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배민옥 기자 mkbae@newsis.com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