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Hot ISSUE] TV, 현대인을 대리만족 시키다
[Weekly Hot ISSUE] TV, 현대인을 대리만족 시키다
  • 조아라 기자
  • 입력 2015-02-17 09:54
  • 승인 2015.02.17 09:54
  • 호수 1085
  • 3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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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TV 프로그램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한동안 맛집을 찾아다니며 볼거리를 선사하던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제는 한발 나아가 직접 여행을 떠나 요리를 하는 새로운 포맷까지 등장했다. 혹자는 “이러한 방송들은 각박한 현대인을 대리만족 시키는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 뉴시스
최근 ‘삼시세끼-어촌편’이 시청률 11%를 돌파했다. 이는 동시간대 방송 시청률 1위다. 더욱이 이 시청률은 전작 ‘삼시세끼’와 ‘꽃보다 시리즈’ 전회차를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농촌과 어촌에서 자급자족한다는 포맷의 프로그램은 여행과 요리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각각의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웃음이 잔잔하고 소소한 재미를 더했다. 
 
한동안 방송가는 ‘맛집’열풍에 휩싸였다. 정보 프로그램을 넘어 연예인들이 직접 맛집을 찾아다니며 소개하는 예능이 인기를 끌면서다. ‘찾아라 맛있는 TV'를 비롯해 ‘식신 원정대’, ‘식신로드’, ‘테이스티 로드’ 등이 대표적이다. 
 
맛집찾기를 지나 직접 요리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 ‘셰프의 야식’, ‘쿡킹 코리아’, ‘한식대첩’ 등은 요리와 서바이벌을 결합해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제는 프로들의 요리대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냉장고 속 재료로 가정식 음식 해먹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냉장고를 부탁해', '오늘 뭐 먹지?' 등이 이러한 포맷을 선보였다. 
 
‘음식’이 트렌드다 보니 음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도 줄을 잇고 있다. 1인 가구의 일상과 소소한 식사를 다뤄 화제가 됐던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는 오는 4월 시즌2 방송을 앞두고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은 ‘일본판 삼시세끼’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이 영화는 일본의 시골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직접 농사를 짓고 매 끼니를 해먹는다는 내용이다. 독립영화관 씨네코드 선재는 ‘음식남녀’라는 이름의 정기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이 프로그램은 음식영화만을 모아 상영하는 특별전이다. 
 
여행 프로그램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일명 ‘꽃보다’ 시리즈는 배낭여행을 전면에 내세운 콘셉트로 매회 화제가 됐다. QTV의 ‘I'm real' 시리즈는 여행을 떠난 스타의 인간적 매력을 방송에 담았다. 최근에는 여행지에서의 로맨스를 다룬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이런 방송들의 인기는 관찰예능의 인기와 궤를 같이 한다. 맛집을 찾고, 음식을 먹는 모습을 관찰하며 시청자는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각박한 일상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망을 자극한다. 더욱이 ‘리얼’을 추구하는 방송 트렌드가 더해져 예능을 통해 스타들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볼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문화평론가는 “음식과 여행은 스타의 취향과 일상 이야기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평했다.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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