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 여전히 말 많은 ‘이케아’
[소비자고발] 여전히 말 많은 ‘이케아’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5-02-17 09:36
  • 승인 2015.02.17 09:36
  • 호수 1085
  • 2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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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결제 오류 “직접 와야 취소 가능”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가구공룡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한 지도 50일이 지났다. 이케아를 다녀간 고객 수도 100만 명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이케아를 둘러싼 잡음은 여전한 모양새다. 최근 이케아는 직원 실수로 벌어진 카드 결제 오류에 대한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겨 불만을 샀다. 일본해 표기와 교통난, 비싼 배송비, 가격 논란 등 각종 잡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향으로 중고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며 이케아의 상륙 여파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결제 거부·배송비 요구에 뿔난 고객
사실상 1카드사 정책…고객 선택권 제한

이케아는 한국 진출 50일 만에 평일 방문자수 2만5000명, 주말 평균 방문자수 3만5000명 수준을 기록하며 방문 고객 수 10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이 같은 관심은 이케아 연필거지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케아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연필을 무더기로 훔쳐오는 소비자들이 많아 2년치 연필이 2개월 만에 소진된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부끄럽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서비스 부문에서 이케아는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이케아는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카드 결제 오류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다 질타를 받았다.

대전광역시에 사는 소비자 A씨가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이케아를 방문해 산 물건은 서랍장, 책꽂이, 우산스탠드 등이다. 쇼핑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와 영수증을 확인해 보니 2만9400원짜리 우산스탠드가 하나 더 계산돼 있었다. A씨는 고객센터에 연락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카드취소 후 재결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케아 측은 “카드취소가 안 되므로 차액만큼 적립카드를 보내주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A씨는 카드사 측으로 직접 문의했고, 카드결제 취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후 이케아 측에 이 사실을 알리며 “매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거리에 거주하고 있고, 직원의 실수로 생긴 일이니 재결제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케아 측은 “안된다”는 답변을 내놨다. 자체 규정상 직접 매장에 와야만 결제취소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결제취소를 위해 이케아를 방문하면 교통비가 더 드는 상황이 되자 A씨는 “영수증에 추가된 우산스탠드를 그냥 배송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케아 측은 “배송비를 지불해야 보낼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결국 화가 난 A씨는 강한 어조로 잘잘못을 따져 묻기 시작했다. 그제야 이케아 측은 “신분증 사본과 통장 사본을 보내면 잘못 계산된 금액을 송금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미 이케아 측의 서비스에 실망한 A씨는 카드사에서 안내받은 내용을 설명하고, 재결제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에는 “안된다”는 답변이 아닌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는 대답을 들었지만, 보름 가까이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인데 소비자에게 그 책임을 떠넘겼다는 지적이다. 또 상황을 수습하려고 하기보다 소비자에게 배송비 등의 요금을 요구했다는 점에서도 서비스가 미흡하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사 측 “개선해 나갈 것”

뿐만 아니라 무이자 할부 제휴 계약을 사실상 신한카드와 독점 제휴 관계에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케아에서 무이자 할부결제가 가능한 카드는 신한카드 뿐이다.

이케아에서 신한카드로 결제할 경우 10만 원 이상 시에는 3개월, 50만 원 이상 시 6개월, 100만 원 이상 결제일 때는 12개월 무이자 할부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카드업계는 불만을 드러냈다. 사실상 ‘1카드사’ 정책과 다름없는 상황에서 다른 카드사가 이케아의 진입장벽을 허물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해외 업체들의 경우 한 번 제휴를 맺으면 파트너라는 인식이 강해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일례로 코스트코는 2000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카드와 독점 가맹점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운영방식에 소비자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 B씨는 “소비자 입장에선 결제 방식 선택권에 제한을 받는 상황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또 “이케아에는 국내 가구업체들보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 많다. 그래도 가구는 한 번 살 때 목돈이 들 수밖에 없다. 무이자 할부가 되는 카드가 하나밖에 없다는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이처럼 반복되는 이케아 논란은 이케아의 한국시장 정착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개장 전부터 제기된 소비자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케아는 일본해 표기 제품 판매, 비싼 가격정책, 조립·설치 서비스 및 온라인·전화주문 불가, 불투명한 배송료 책정 시스템, 교통난 등으로 소비자들의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더욱이 국내 소비자들에겐 아직 생소한 셀프 조립 방식과 비싼 배송비 등으로 시장 수요가 중고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조립이 완성돼 있고, 배송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고시장에서 판매하는 이케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 이케아 측은 “아직 정착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문제점들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관계자는 “잘못된 카드결제로 불편함을 겪었던 소비자와의 문제는 현재 원만한 합의로 해결을 한 상태”라면서 “이케아는 카드결제 취소 정책을 고객방문 취소, 계좌 입금, 기프트카드 발송 이렇게 3가지로 두고 있는 것이지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고객에게 연락이 늦었던 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또 1카드사 정책에 관해서는 “확인 결과 이케아가 신한카드와 제휴를 맺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카드사 자체적으로 무이자를 결정한 사항으로 이케아는 어떤 카드사와도 제휴를 맺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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