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훔방’ 배급사인 리틀빅픽처스는 지난 10일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12일부터 전국적으로 상영관이 확대됐다”면서 “지난해 12월 31일 개봉 이후 40여 일이 지난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개훔방은 예술영화관들의 자발적인 장기 상영 결정을 비롯해 일반 상영관까지 확대 상영하게 돼 더욱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 특히 설 대목을 비롯해 봄 방학 시즌을 맞아 관객들의 큰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
영화 ‘개훔방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사업실패로 아빠는 사라지고 피자트럭에 살고 있는 열 살 소녀가 집을 되찾기 위해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아이들의 엉뚱한 발상과 개를 훔치기 위한 치밀한 계획, 동조자들의 협력 등을 통해 남다른 감동을 선사해 개봉 전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관객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배급영화에 밀려 스크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배급사인 리틀빅픽쳐스 대표인 엄용훈 대표는 지난달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개훔방’을 개봉하며 겪은 어려움을 전하고 대형 배급사의 스크린 독식을 비판하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엄 대표는 당시 “개훔방은 지난해 12월 31일 언론 및 시사회 관객의 호평과 응원을 받으면서 많은 기대를 안고 개봉을 했지만, 연말연시라는 가장 치열한 박스 경쟁 시기에서 정상적인 수준의 1/3 정도의 개봉관 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그나마 받은 상영관은 조조 시간대와 심야 시간대가 주를 이루는 등 가족영화 장르로서는 매우 치명적이고 안타까운 상항에서 개봉을 시작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결국 ‘개훔방’은 스크린 확보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극장가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자 SNS와 다음 아고라 청원 등을 통해 관객들이 직접 상영관 확대요청이 이어졌다. 또 개그맨 박휘순의 자발적인 대관을 시작으로 타블로, 김수미, 진구, 임원희 등 연예인들이 대관 릴레이를 시작했고 음악감독 감민국 등 영화 스텝, 한국청소년재단, 아역배우 에이전시 KL그룹, 한국불표청년회&한국민족문화연구원&대한미용사회중앙회, 민주노총 서울 남동지구협의회 등 다양한 단체들이 참여해 희망의 끈을 이어갔다.
여기에 지난달 28일에는 안철수 의원이 국회에서 상영회를 개최했고 지난 11일에는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이 초청상영회를 진행하며 영화를 응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재미있고 좋은 가족영화가 스크린을 많이 확보하지 못해 주요 상영관이나 좋은 상영 시간대를 잡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좀더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초청 시사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개훔방’은 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일반 상영관까지 CGV아트하우스 15개관, 롯데시네마 6개관, CGV 3개관, 메가박스 2개관 등 전국에 총 44개관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 10일 기준 30여개 상영관 보다 2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