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리 외쳤지만…‘비박호’로 갈아탄 의원은 누구
새누리당, 의~리 외쳤지만…‘비박호’로 갈아탄 의원은 누구
  • 정치팀
  • 입력 2015-02-09 10:31
  • 승인 2015.02.09 10:31
  • 호수 1084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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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으로 본 친이 친박 명단 분석

84표 얻은 비박계 유승민-원유철 경선 승리, 비주류 당 장악
“야당처럼 비판” 김무성-유승민 청와대 포위하자 친박 불만
친박계 장관들 참여 불구하고 져…일부 의원 친분 등으로 고심하기도

[일요서울ㅣ정치팀] ‘누가 이주영을 지원했고, 누가 유승민을 지원했을까.’
요즘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두고 새누리당 당직자 등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이다. 당시 총선 승리라는 명분과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누구를 선택해야 될지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고민을 더하게 만드는 것은 친박계 이주영-홍문종, 비박계 유승민-원유철 조가 맞붙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친분 등으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의원들은 ‘정치논리냐, 의리냐’를 놓고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눈에 띄는 점은 19대 총선으로 당선된 이후 친박계가 다수였지만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비박계가 당을 점령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총선을 치러야 하는 의원들로서는 ‘중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져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 불만이 높아지면서 마냥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댈 수만은 없는 터. 따라서 의원들은 그나마 희망이 보이는 ‘난파선’으로 갈아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친박계가 비박계로 탈박하는 등 당은 비박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한마디로 친박계가 비박계에게 포위당한 셈이다. [일요서울]은 새누리당 당직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계파별 성향 분석을 해봤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진 전날 밤 당 관계자들과 기자들 사이에선 관심을 끄는 선거 결과 예측치가 돌았다. 처음에는 “내일 원내대표 경선에 146명이 참여하여 유승민 조가 이주영 조를 84대 62로 승리할 것으로 판세가 분석됨”이라는 문자가 그것이다. 이후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한 문구가 들어간 똑같은 내용의 글이 오갔다.

이주영 70표+알파 예상
뚜껑 열어보니~

이를 접한 인사들의 반응은 ‘근거가 무엇이냐’ ‘신빙성이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신빙성 있는 얘기’라는 말이 나오면서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질 정도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예측이 거의 정확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진 지난 2일 84표를 차지한 유승민-원유철 조가 65표를 얻은 친박계 이주영-홍문종 조를 누르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선출됐다. 친박계 장관들까지 투표할 것이란 관측까지 감안하면 정확했던 것이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친박계 장관들이 대거 원내대표 경선 투표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투표를 진행하거나 투표 종료 직전 도착, 투표를 마쳤다. 청와대는 친박계 장관들이 투표를 할 수 있게, 국무회의조차 조정할 정도로 친박계 이주영-홍문종 조 선출을 바랬던 것으로 보인다. 국무회의는 매주 화요일 열리지만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예정돼 있어, 2일 오전으로 앞당겼다가 다시 3일 오후로 미뤘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박계 이주영-홍문종 조는 유승민-원유철 조에 패했다. 박심을 드러내면서까지 친박계 이주영-홍문종 조가 선출되길 기대했지만 당은 비주류를 선택했다.

특히 비박계 유승민 의원이 당선되면서 당청관계에 있어서 당이 중심이 되는 분위기다. 원내대표 선출 이후 유승민 원내대표와 김무성 대표는 ‘증세없는 복지’의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서는 등 당-청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 김 대표는 ‘정무’, 유 원내대표는 ‘정책’을 맡으면서 청와대를 포위하다시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대 총선 당시만 해도 친박계가 과반 이상을 차지했고, 중립, 그리고 비박계 순이었지만 지금은 비박계가 대세인 상황이다. 한마디로 친박계에서 비박계로 말을 갈아탄 인사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경선 당일까지 이 의원을 지원하는 친박계 의원이 70표 정도로 생각했다. 부동표를 30표로 봤지만 성적표는 65표에 그쳤다. 게다가 일부에서는 친박 중진 의원이 개인적 친분 때문에 비박계 유 의원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렇다면 어떤 의원들이 유 의원을 지지하고, 또 어떤 의원이 이 의원을 지지했을까. [일요서울]은 새누리당 당직자들의 말을 종합해 원내대표 경선을 통한 친박계, 비박계 성향을 분석해봤다. 먼저 친박계 이주영-홍문종 조를 선택한 65명부터 살펴보자.

당직자들이 말하는
유-이 지지 명단

친박계 이주영-홍문종 조를 지지했을 가능성이 높은 의원들은 강석훈, 경대수, 길정우, 김광림, 김기선, 김도읍, 김동완, 김명연, 김을동, 김재원, 김태원, 김태환, 김태흠, 김회선, 노철래, 류지영, 박대출, 박덕흠, 박민식, 박성호, 박인숙, 서상기, 서용교, 신성범, 심학봉, 안홍준, 유기준, 유일호, 유재중, 윤재옥, 윤상현, 이상일, 이우현, 이종진, 이주영, 이진복, 이철우, 이학재, 이한성, 이헌승, 전하진, 정갑윤, 정우택, 조원진, 정수성, 정희수, 진영, 최경환, 한선교, 함진규, 홍문종, 황영철, 황우여, 황진하, 서청원, 김희정, 이정현, 박상은, 이장우, 강은희, 이에리사, 문정림, 조명철, 주영순, 최봉홍 등이다.

반면, 비박계 유승민-원유철 조를 지지했을 가능성이 높은 의원은 김상훈, 김세연, 김희국, 이완영, 이종훈, 홍일표, 홍지만, 강기윤, 강길부, 강석호, 권성동, 권은희, 김상민, 김성찬, 김성태, 김영우, 김용남, 김용태, 김장실, 김재경, 김학용, 김정록, 김정훈, 김제식, 김종태, 김종훈, 김한표, 김현숙, 나경원, 류성걸, 나성린, 문대성, 민현주, 민병주, 박대동, 박맹우, 박명재, 박윤옥, 배덕광, 손인춘, 박창식, 송영근, 신경림, 신동우, 신의진, 심윤조, 심재철, 안덕수, 안효대, 양창영, 여상규, 원유철, 유승민, 유의동, 윤명희, 윤영석, 이강후, 이군현, 이노근, 이만우, 이명수, 이병석, 이운룡, 이이재, 이인제, 이자스민, 이재영, 이재오, 이종배, 이채익, 이헌재, 장윤석, 정문헌, 정미경, 정병국, 정용기, 조해진, 주호영, 하태경, 한기호, 홍문표, 홍철호, 황인자, 김진태 등을 84명을 꼽았다.
이 외에 정두언, 조현룡, 강창희, 김태호, 송광호, 염동열, 이한구 의원 등은 구속되거나 불참했다.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중립을 지키기 위해 투표하지 않았다.

친박계, 위기감 속
당청관계 걱정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의원들의 개인적 친분 등으로 인해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박계 지도부가 구성되면서 친박계 의원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공식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청와대와의 대립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김무성 대표의 ‘증세없는 복지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는 언급에 대해 불쾌해 하기도 했다. “여당이 아닌 야당처럼 청와대를 비판한다”는 게 주된 골자다. 더구나 원내수석부대표에 비박계 조해진 의원을 임명하면서 위기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요 보직에 비박계 인사를 앉힐 경우 당청관계가 더더욱 어긋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치팀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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