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의 치유에서 민족의 아픔 치유하다
육의 치유에서 민족의 아픔 치유하다
  • 박찬호 기자
  • 입력 2015-02-02 11:31
  • 승인 2015.02.02 11:31
  • 호수 1083
  • 5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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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 가화의료재단 전덕기 이사장
평화통일을 위해 문인들이 나서다.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2007년 11월 경기도의 위탁을 받아 개원한 경기도립노인전문동두천병원은 의료법인 가화의료재단이 운영을 맡아 오면서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의 노인성질환을 전담하는 전문병원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동원의원, 동원정신병원, 동원노인전문병원을 거쳐 경기도립노인전문동두천병원을 설립하기까지 전덕기(83세) 재단 이사장의 눈물겨운 곡절의 사연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80을 넘은 녹록하지 않은 세월동안 소외된 이웃에 대한 애정과 헌신, 독실한 신앙심이 그녀에게 아름다운 노년의 얼굴을 갖게 해준 근원이다.

그녀는 한국전쟁 직후 대학생의 신분으로 고아원을 찾아 교육봉사를 시작으로 전주시 사회과 후생서기보로 공직에 들어섰다.

공무원이 된 그녀는 보육원, 양로원, 갱생원(부랑아수용소) 등을 지원하는 업무와 부녀상담소, 윤락여성 선도사업 등을 펼치면서 우리사회의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1977년 서울 중곡동 국립정신병원에서 사회사업을 시작할 당시 정신질환자 치유사업은 황무지와 다름 아닌 열악한 조건이었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과 잘못된 인식이 더 큰 문제였다”고 말한다.

정신질환자 치료사업에 한계를 느낀 그녀는 1982년 지금의 동원병원 자리에 정신질환자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동원의원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처음엔 병원시설을 해놓은 곳을 월세로 들어가 3년간 셋방살이로 시작한 동원의원은 이후 네 차례 건축을 통해 동원노인병원까지 개원하면서 시설을 보강하고 전문 의료진을 확충하는 등 정신질환과 노인질환을 특화하며 키워나갔다.

“98년 8월 6일 새벽 2시경, 엄청나게 비가 많이 쏟아져 절로 잠이 깨었는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동두천 소방서로부터 홍수가 나서 동원정신병원에 사고가 생긴 것 같다는 전화가 와 겁이 덜컥 났다. 입원한 환우들이 겁에 질리고 고통 받을 생각을 하니 당장 가서 상황을 살피고 돌봐주어야 했다. 힘겹게 건너온 직원과 함께 온 원장, 나 이렇게 셋이 다시 개울을 건너다 워낙 센 물살에 그냥 떠내려가고 말았다. 그런데 ‘주여’라고 외마디 소리를 외치는 순간 나의 손에 하얀 칡넝쿨이 잡혀졌고 함께 있던 우리는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여호와 이레의 칡덩굴이었다”고 그녀는 자서적인 고백을 밝히기도 했다.

인생을 정리하고 말년을 조용히 보낼 나이라지만 동원병원의 이사장으로, 한국 펜 이사, 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학 이사장, 춘우 청소년문학상운영위원회대표,지역문화를을 위한 춘우문화관 관장 등으로 일인다역의 활동을 소화해 내고 있는 전덕기 이사장.

여기에 시인으로 수필가로 문인의 길을 걸으면서 시집 11권, 수필집 2권, 칼럼집 4권, 풍시조집4권 등 자신이 일상을 관조하고 집필한 다수의 책을 세상에 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5일에는 제8회 기독교 문화예술대상 문학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지난해 8월 12일 에는 흥사단강당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 평화통일을 이루는 일에 문인들이 적극 협력하고자 한민족평화통일촉진문인협회를 설립 이사장으로통일에 대해 문인들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은 4남매의 장남인 윤동원 씨가 도립병원과 동원병원의 병원장을 맡고 있어 전덕기 이사장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윤동원 병원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직장생활을 하다 어머니 전 이사장의 권유로 의대에 편입, 졸업 후 1995년 동원의원의 원장으로 취임했다.

치매환자와 정신질환 환자를 치료하던 차에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96년도에 정신병원을, 2001년에 노인병원을 각각 설립해 동원병원의 위용을 키웠다.

“가족은 의사를 믿고, 의사는 가족을 대신해 환자를 자신의 형제나 부모님처럼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덕기이사장

그는 또 “동원병원은 기독교 신앙으로 설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익과 영리에만 목적을 둘 수 없는 사업임에도 부실한 병원이 늘고 있어 안타깝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도립병원의 경우 500여개의 침대를 놓을 면적에 200여개만 놓아 나머지 공간이 여유롭고 진료, 검사, 치료 등 목적이 유사한 공간끼리 배치해 노인 환자의 동선을 최소화하는 등 환자중심의 의료시스템을 도입했다.

게다가 화장실 이용이 잦은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화장실을 곳곳에 배치시켰고 낙상사고를 대비하여 병상의 높이를 낮췄다. 또, 물리ㆍ수(水)ㆍ전기온열ㆍ운동치료실 등에는 통유리창을 설치해 자연풍경을 즐기며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안배하였으며, 보바스 전문물리치료사를 채용해 1대1 재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도 환자를 우선하는 배려차원이다.

정신질환과 노인성 질환에 독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동원병원과 노인병원, 도립병원 의료법인 가화의료재단은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아주대의료원, 고양 명지병원, 일산 백병원, 상계 백병원, 건국대의대 등과 협력병원을 체결하고 인적교류 및 학술교류, 의학정보 공유 등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의료법인 가화의료재단은

1980년 정신장애자보호협회를 모태로 1982년 8월 동원의원을 개원하고 1995년 동원병원으로 승격하였으며 1999년 의료법인 가화의료재단을 설립하였다.

2001년 11월 동원노인전문병원을 개원하고 2004년 1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정신보건요원 수련병원으로 지정되어 매년 수련생을 배출하고 있다. 또한 2004년 5월에는 경기도립 동두천노인전문병원의 수탁기관으로 확정되었고 2007년 11월 29일 개원했다.

동원정신병원은 신경정신과 전문병원으로 320병상이며 불안장애, 알콜중독, 우울증, 정신분열, 조울증, 치매, 불면증, 학습장애 등 우리 주변에서 고통 받는 정신질환 환우들에 대해 외래 및 입원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경기도 도립동두천노인전문병원은 240개 병상으로 가족과 같은 병원,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최고의 병원으로 노인성질환에 전문적인 진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신경과, 가정의학과, 외과, 내과, 재활의학과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뇌졸중(중풍)ㆍ파킨슨ㆍ치매ㆍ노인성 우울증, 말기암 및 호스피스, 만성신부전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 심근경색ㆍ협심증ㆍ심부전ㆍ부정맥 등 심장질환자, 척추협착ㆍ척추골절ㆍ편마비ㆍ사지마비 등 근골격계질환자, 폐렴ㆍ만성폐쇄성 폐질환ㆍ천식ㆍ만성기관지염 등 호흡기계 질환자, 수술 후 요양환자, 당뇨합병증 환우, 기타 희귀질환자 등이 장단기 입원 및 24시간 간병이 가능하다.

경기도노인전문동두천병원은 경기북부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첨단 의료시설 및 장비, 전문 인력을 두루 갖췄으며 4개 병동 180개의 병상 규모로 동원노인전문병원과 같은 의료를 하고 있다.
chanho227@ilyoseoul.co.kr 

박찬호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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