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박원순 시장은 과거 자신이 이끌었던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 ‘참여연대’ 출신들을 서울시와 산하기관, 각종 위원회 등에 착착 포진시켜 사조직으로 만들고 있다는 게 이노근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전문성 없는 인사들을 요직에 앉히다 보니 노량진 수몰, 방화대교 상판 붕괴, 지하철 2호선 추돌 사고, 서울대공원 사육사 순직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서울시 곳곳에 자리를 잡은 ‘박원순 사단’의 규모는 예상보다 크다. 물론 해당 분야 전문성을 갖췄다면 효율적인 시정을 위해 박 시장과 코드가 맞는 인사들을 앉힐 수도 있다. 하지만 분석 결과, 이 보다는 박 시장과의 사적 인연, 친분, 나아가 차기 대권 가도에 도움이 될 만한 인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먼저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 참여연대 등의 인맥이다. 김재춘 서울시 대외협력보좌관은 아름다운 가게에서 정책국장을 지냈다. 서재경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희망제작소 상임고문 출신이며, 이옥경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비상임이사장은 희망제작소 이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권정순 서울시 민생경제자문관은 참여연대 실행위원을 거쳤다. 이태수 서울시복지재단 비상임이사와 차병직 서울문화재단 비상임이사는 참여연대에서 사회복지위원장과 정책자문위원장을 역임했다. 천준호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한국청년연합 공동대표, 오성규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경력이 있다.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캠프’에서 활동했거나 측면 지원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출신 인사들도 서울시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본부 총괄본부장이었다.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고, 이번에 문제가 된 김원이 정무수석은 후보 일정기획팀장을 맡았었다.
지용호 서울메트로 감사는 새정치연합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 출신이다. 장백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감사는 야당 국회의원 보좌관, 김진엽 서울도시철도공사 비상임이사는 과거 민주통합당 정책위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서종화 SH공사 비상임이사는 열린우리당(현 새정치연합) 노원구청장 후보였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청와대 인사비서관이었으며, 김수현 서울연구원 원장과 이숙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대표도 각각 참여정부 때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양극화·민생대책 비서관을 지냈다.
이밖에도 박 시장은 시정 곳곳에 진보성향 인사들을 포진시켰다. 이정원 서울메트로 사장은 민주노총 산하 전국증권산업노조 위원장 출신이다. 조선희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한겨레신문 기자, 송병춘 서울시 감사관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당시 감사관을 지냈다.
박 시장이 서울시정을 이끈 후 ‘박원순 맨’이 된 인물들도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박 시장은 2기 시정을 출범시키면서 지난 해 6, 7월 부시장 3명을 새로 발탁했는데, 임종석 정부부시장 외에 정효성 행정1부시장, 이건기 행정2부시장은 정통 서울시 공무원이다. 호남 출신인 두 행정부시장은 박 시장이 2011년 10·26 보궐선거를 통해 입성한 뒤 서울시 고위 공무원 중에서 발굴한 ‘박원순 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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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성 언론인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