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T병원장 측근이 말하는 ‘박태환 도핑 파문’ 전말
[단독]T병원장 측근이 말하는 ‘박태환 도핑 파문’ 전말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5-02-02 10:49
  • 승인 2015.02.02 10:49
  • 호수 1083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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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짓 안했다”

 “‘모르고 맞았다’는 것은 말이 안돼”…체력 저하 토로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지난달 26일 세간의 시선을 끄는 기사가 언론에 일제히 보도됐다. ‘마린 보이’ 박태환이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박태환은 건강관리를 받았던 T병원 측 과실이라며 병원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박태환 측은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지 수차 확인했고 이 병원의 의사는 문제없는 주사라고 거듭 확인해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병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약품리스트를 박태환과 매니저에게 건네줬다”고 반박, 진실게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병원장 측근들이 “박태환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 역시 진실을 다 알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병원장 주변인들이 말하는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박태환 사건 이후 언론 인터뷰 제 1순위 대상이 된 병원장은 기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대신 최측근을 통해 박태환 도핑 파문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일요서울]이 이를 단독 보도한다.

‘마린 보이’ 박태환이 도핑검사 양성 반응이 나온 가운데 금지약물인 ‘네비도(남성호르몬 치료제포 근육증가, 근력 및 체력 향상, 성욕증가 및 성기능 향상 등의 효과가 있음)’를 두 차례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 위치한 T병원을 직접 찾아와 주사를 놔 달라고 한 정황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H병원에서 ‘유포톤’이란 혈액정화 주사를 맞은 의혹까지 제기됐다.

“약품리스트, 통보했다”

T병원장 측근 A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한남동 모처에서 [일요서울] 기자와 만나 “박태환 사건이 벌어진 이후 병원장과 박태환 지인 등을 두 차례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태환 도핑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장시간에 걸쳐 모두 들었다”면서 “병원장과 측근들은 박태환 측 입장을 듣고 답답해했다. ‘박태환이 모르고 맞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광고 효과 등을 이유로 박태환을 섭외한 적이 없고, 박태환이 스스로 병원을 직접 찾아왔다”며 “약품리스트를 박태환과 매니저에게도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온 것은 무슨 의미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아울러 “그 증거로는 검찰이 가져간 진료기록을 보면 알수 있다”며 “H병원에서 유포톤이란 혈액정화 주사를 맞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2013년 12월과 2014년 7월 2차례 이 주사를 투여한 것 외에도 H병원에서 혈액정화 주사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H병원은 “혈액 정화 치료는 도핑과는 무관하다”며 “박태환이 우리 병원에 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또 “2013년 12월 첫 주사를 맞은 이후에 별 문제가 없었다. 그동안 수차례 병원을 방문하던 중 2014년 7월 한 차례 더 맞았다. 그로 인해 ‘양성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T병원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그 당시 박태환은 체력이 떨어져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측근 인사 B에게 털어놨고, B는 자신과 가까운 T병원장을 소개시켜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유지’를 위해 이 병원을 소개 받았다”고 덧붙였다.

박태환 측근으로 불리는 B씨는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씨는 박태환이 농담조로 “좋은 여자 소개시켜 달라”고 사적 이야기까지 나눌 정도로 매우 가까운 사이다. B씨는 남성호르몬이 든 주사를 투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A씨와 병원장에게 털어놓기도 했다. 다만 본지는 박태환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이 같은 이유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박태환 소속사인 팀GMP는 지난달 28일 보도 자료를 통해 “박태환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약 2개월 전 한국에 머물 때 T병원으로부터 무료로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척추교정치료) 및 건강관리를 제공받았다. 박태환은 당시 카이로프랙틱을 마치고 나서 병원에서 주사를 한 대 놓아 준다고 할 때, 해당 주사의 성분과 주사제 내에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지 수차례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병원의 의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주사라고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주사에 금지약물 성분이 포함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원장의 검찰조사에 진술한 내용과 측근들의 주장은 박태환 측 설명과 상반된다. 한 차례 주사를 맞은 것이 아니었고, 박태환 매니저에 성분 내용을 전달해줬다. 그럼에도 박태환이 주사를 맞았다는 것이다.  

박태환이 두 차례 걸쳐 네비도를 맞은 이유에 대해 A씨는 “2013년 12월 약품리스트를 매니저와 박태환에게 건네 준 이후 주사를 맞은 뒤 도핑 테스트 실시했으나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를 계기로 박태환은 2014년 7월에도 도핑테스트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맞은 것 같다”고 피력했다.

이어 “짧은 시간이 지나면 성분이 빠져 검출되지 않는 마약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태환 측, T병원 전화 왜?

병원장 한 측근은 A씨에게 ‘도핑 양성’ 파문 이후 박태환 측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유리한 진실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양성반응이 나온 후 박태환 측은 병원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고 의도적으로 간호사에게 전화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진술을 얻기 위해 유도 질문을 던져 녹취를 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억울해 했다. 

‘박태환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이 나온 이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병원장은 기자들과 접촉을 피하고 있다. 대신 병원장은 최측근을 통해 자신의 심경토로 인터뷰가 나가는 것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면서도,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병원장은 A씨를 통해 “국민적 영웅인 박태환을 좋아하지만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짓을 절대 하지 않았다”며 “박태환이 잘못되라고 네비도 주사를 투약해줬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박태환이 검찰에 고소를 하는 등 언론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며 “박태환 스스로가 네비도 주사를 맞는 과정에 있었던 일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밝혀, 박태환 측 대응에 섭섭함을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저(병원장)도 힘들지만 어린 박태환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대응은 서로 상처를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주사라는 사실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는 박태환 측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으로 병원장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박태환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검찰에서 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에 결과가 나올 것이다. 최종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떠한 말도 하기 곤란하다”며 “가능하면 검찰에서 나오는 자료를 통해서 얘기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해 부탁드린다. 상대측의 일방적 주장에 대한 보도를 자제해주셨으면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박태환 측이 보도자료 자체를 제공한 것은 일방적 주장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소속사에서 기자들에게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 발생된 것”이라고 말했고, 이 과정에서 병원장 측 측근들이 주장하는 녹취 여부에 대해 오히려 법률대리인은 기자에게 “병원 측 관계자와 인터뷰를 했다면 누구를 통해 인터뷰를 했는지 말해줄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기자가 이에 대한 답변을 한 뒤 ‘녹취여부’에 대해 묻자 “(한동안 정적이 흐른 듯) 아는 부분이 없다”고만 했다.

기자는 병원장 최측근 A씨 등이 주장한 부분에 대해 박태환 측 소속사 관계자는 “(박태환에 불리한 기사)그렇게 쓰는 분한테는 드릴 말씀이 없다. 됐죠”라며 “나중에 만날것 같다”고 일축했다.

한편, 박태환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을 둘러싼 양측의 진실공방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7122love@ilyos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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