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꼬드겨 위장자수 시킨 절도범 일당 덜미
지난달 2일 0시 20분경 경기 고양시의 한 으슥한 거리에서 박모(27)씨 등 20대 남성 3명이 200kg짜리 금고를 열고 있었다. 한 시간 전 서울 종로구 신영동의 액세서리 제조상 김모(53)씨 집에서 훔친 금고였다. 마침 순찰차가 이 장면을 발견했다. 이들은 급히 도망쳤지만 신분증을 빠뜨렸다. 그동안 저지른 절도 행각이 모두 드러날 것을 우려한 이들은 사건과는 상관이 없는 김모(27)씨에게 “3000만 원을 줄테니 대신 자수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이들과 함께 종종 남의 집을 털어온 사이. 김씨는 아버지가 구속된 데다 어머니는 수년째 갑상선암 투병 중이라 어렵게 제의를 받아들였다.
김씨는 경찰에 출두해 자신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00kg이 넘는 금고를 혼자 훔쳤다는 주장을 믿을 사람은 없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수억 원에 이르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올 1∼5월 서울 시내를 돌며 5차례에 걸쳐 1억3000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친 박씨 등 일당 5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4명을 특수절도혐의로 지난달 22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학교 동창으로 15년간 절도와 도박을 함께 했으며 소년원과 교도소도 수차례 드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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