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편집팀 기자]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저출산 현상이다. 이와 관련해 언론은 연일 기사를 쏟아내고, 시민단체도 여럿 만들어졌으며, 정부는 각종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저출산 현상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정말 저출산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는 ‘재앙’을 맞닥뜨리게 될까? 우리는 인구가 증가해야만 번영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인구 쇼크》는 대한민국 사회가 그동안 신앙처럼 여겨 온 이른바 ‘저출산 망국론’에 정반대의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미 인구는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인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 《인구 쇼크》의 핵심 내용이다.
약 20만 년간 거의 일정수준을 유지하던 세계 인구가 역사의 마지막 0.1퍼센트 기간동안 폭발하듯 증가하고 있다. 1900년에 16억명, 2014년에 72억명, 2082년에는 10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듯 지구의 인구 과잉 현상으로 인류와 지구의 지속 가능한 삶에 의문을 품은 저널리스트 앨런 와이즈먼은 2년 넘게 전 세계 20여 개 국가의 인구 문제 현장을 탐사해『인구 쇼크』에서 생생히 전달한다. 전 세계의 인구 문제 현장을 누비고 그곳의 사람들과 전문가들 이야기를 듣고 관련된 모든 자료를 검토 후 저자는 인구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는 옥수수를 키울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진 지구를 대체할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는 인류의 모습이 등장한다. [설국열차]에는 이미 살 수 없을 만큼 망가진 지구에서 좁은 열차에 몸을 맡긴 인류가 집단의 생존을 위해 일부러 전쟁을 일으켜 인구를 조절하는 끔찍한 광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전 지구적인 인구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인터스텔라]처럼 다른 어딘가를 찾아 헤매지 않더라도, [설국열차]처럼 끔찍한 방법을 택하지 않더라도, 인류가 따뜻하고 풍요로운 지구에서 자연과 함께 평화로운 생활을 영위할 방법을 모색한다는 의미이다. 앨런 와이즈먼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인류와 지구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면 어렵지 않게, 아주 적은 비용을 치르면서도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구와 인류, 성장과 번영, 지속 가능성이라는 사안에 대한 놀라운 통찰이 담긴 이 책은 그동안 비관적으로만 여겨져 왔던 우리 사회의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폭넓은 시각에서 조명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류의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불러올 것이다.
저자는 인구 문제를 경제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지구와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의 문제를 중심으로 인구 문제를 살펴본다. 민족 갈등과 수자원 문제에 국가 정세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이민자에 배타적 시각이 사회문제인 유럽사회, 오랜 기간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중국과 고령화에 이어 인구 감소에 접어든 일본까지 여러 다양한 인구 문제 현장을 생생히 보여준다. 세계 곳곳의 인구 문제는 인종과 민족, 생활방식, 경제와 정치 등 다양한 측면과 결부되어 전달하며 단순한 프레임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임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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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팀 기자 jakk3645@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