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든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기회를 기다리기 전에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흔히 사람들은 기회를 기다리고 있지만 기회는 기다리는 사람에게 잡히지 않는 법이다. 우리는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기 전에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라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을 되새겨 본다.
온갖 역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희망을 노래한 결과 드디어 ‘MVP' 서건창이 고난을 넘어 진짜 야구계의 ‘영웅'이 된 스토리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두 번의 신고선수 입단과 현역 군대 문제 해결, 그 속에서 온갖 고난을 겪은 끝에 대한민국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가 된 서건창의 야구인생은 프로야구계를 넘어 많은 이들에게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그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MVP, 최우수 신인선수 및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타격 3관왕(안타, 타율, 득점)에 이어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특히, 불가능의 기록으로 여겨졌던 200안타 고지를 넘어섰다는 점은 그를 MVP로 올려세운 원동력이 되었다.
서건창이 야구를 포기하지 않고 최고 영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야구가 자신을 버릴 때도 야구를 놓지 않고 군 입대 중에도 홀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희망을 노래해 왔다. 꿈 있는 자 꿈을 이루고,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는 길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의 MVP 수상은 힘겨운 시기를 이겨낸 인간 승리의 드라마다. 그렇기에 그 가치는 더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여기서 사실상 맨땅에서 시작해 희망을 현실로 만든 서건창의 성공신화를 보면서 기회를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포착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른다면 한가닥 희망이 있다고 여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유럽도, 미국도, 일본도, 중국도, 브릭스도, 신흥국들도 경제 몸살을 앓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일자리 감소, 저성장 등 암울한 우리경제의 현실을 보면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이나 서건창의 인생역전 스토리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 생각한다.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 지도자들이 모여 세계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국제포럼인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이 제45차 연차 총회로 열리고 있다. ‘새로운 국제환경’(The New Global Context)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총회에는 국제사회가 직면한 정치·경제·사회적 변화와 도전과제를 진단하고 대응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는 리커창 중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각국 및 국제기구 정상급 인사 50여명, 마윈알리바바 회장 등 유력 기업인이 참석했다.
필자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서 ‘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이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할 때부터 이 제목으로 칼럼을 써오고 있다. 만 1년이 넘은 셈이다. 당시의 박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연설을 떠올려 본다. “이제 지속적이고 포용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시경제 정책이나 노동시장 정책과 같은 기존패러다임 내의 부분적 보완이 아니라,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은 이와 같은 한계상황을 뛰어 넘어 기존 질서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세계를 재편(reshaping the world)해 나갈 동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그 동력을 창조 경제에서 찾고자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국은 창의성에 기반한 혁신과 노력만이 우리가 직면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창조성을 핵심가치로 하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으로 추진하고 있다. 창의성과 함께 창조경제 구현의 성공적인 결과를 해 나갈 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한국은 그 동력을 창조경제에서 찾고자 한다”
“한국은 창의성에 기반한 혁신과 노력만이 우리가 직면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창조성을 핵심가치로하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으로 추진하고 있다.”(중략)
세계경제포럼이 이번 연차 총회를 앞두고 웹사이트에 공개한 ‘세계 변화(Global Shifts)’ 보고서에는 국제기구, 글로벌 기업, 연구기관 등에 재직중인 전세계 미래연구 전문가 그룹 ‘세계미래전략공동체'(GSFC) 구성원들의 견해를 토대로 작성됐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제3의 산업혁명’을 중요한 세계 변화상으로 꼽았다. 루비니 교수는 “우리는 제3의 산업혁명 출발점에 와 있다”면서 “로봇 기술, 자동화 등이 생산력과 효율을 극적으로 높이겠지만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는 이러한 기술 발전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다보스 포럼의 요지나 이번의 세계 석학들의 연차 총회 보고서를 감안컨대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창조경제의 실천임이 자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2015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영화 국제시장을 창조경제 성공 모델로 들며 “문화와 경제의 융합을 통해 위축된 마음을 털어 버리고 용기와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국제시장 열풍이 주목받는 것은 국제시장이 영화를 뛰어넘어 문화와 경제의 융합을 통한 창조경제 모델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의 현안이나 국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창조경제임을 재인식할 때다. 이와 못지 않게 과감한 실천력이 필요하다. 2013년 공식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최우선 국정운영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내세웠다.
출범 두 돌을 맞은 창조경제가 이제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정부가 창조경제 알리기 등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면, 두 돌을 전환점으로 창조산업에 종사할 전문요원 양성, 창조경제 박람회, 창조경제 구축을 위한 글로벌 콘텐츠운영 및 창의인재육성등의 사업들이 보다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정부, 기업, 민간이 혼연일체가 되어 성과를 실현하기를 기대해 본다. 사회 각계 각층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우는 일에 우리 모두가 앞장설 때라고 생각된다.

김의식 교수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