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진료실에 30대 초반의 주부가 자궁 적출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찾아왔다. 둘째를 갖기 위해 찾은 산부인과에서 자궁 내막 근처 8cm의 자궁근종이 발견됐다고 했다. 급한 마음에 여기 저기 병원을 찾아다녔는데 몇 군데에서 자궁적출을 권유받았다고 했다.
이 환자는 특별한 자각 증상도 없었고 월경 기간에 미약한 월경통만 생겼다고 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종양이 8cm나 됐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 했다. 환자는 나이가 젊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다. 따라서 자궁에 손상이 비교적 적고 치료 후 둘째 아이 임신과 자연분만이 가능할 수 있도록 비수술 치료법인 하이푸 시술(HIFU, 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을 실시했다.
여성의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인 자궁근종은 이미 커져 자궁 손상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발견 될 경우 자궁근종 절제가 불가피하고, 필요시 개복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만약 거대근종이 됐거나 생긴 위치에 따라 심할 경우에는 자궁을 들어내는 자궁 적출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자궁근종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신체에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자궁 점막 가까이에 생겼을 경우 월경양이 급격히 증가하거나 평소에 부정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근종이 크게 자란 경우에는 방광이나 직장 등 자궁 근처의 장기를 눌러 소변을 자주 보거나 변비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자궁근종 전체 환자의 약 50% 이하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해 방치하다가 늦게 발견하게 되고 자궁의 손상과 적출, 난임과 유산을 겪게 되므로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자궁근종은 초음파, MRI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되한다. 그동안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 자궁질환들은 자궁 절제술, 복강경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었다.
이들 치료는 자궁근육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 치료 후 출산 시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의 자궁질환에 초음파를 이용해 제거하는 치료법이 보급되면서 자연분만을 원하는 가임기 여성들이 시술시 선택하고 있다.
비수술적 치료인 하이푸 시술은 자궁 손상이 적어 근종 제거 후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도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다. 고강도 초음파 치료 기술인 하이푸시술은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한 시술로 절개 없이 체외에서 고강도 초음파를 종양에 집적해 병변만을 없애는 최신 치료법이다. 인체에 비교적 안전한 초음파를 이용하므로 가임기 여성도 안전하게 시술 받을 수 있으며 치료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하이푸 나이프 시술은 경험 없이 미숙하게 시술할 경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전문의와 상담한 후 결정해야 한다. 초음파를 쬔 자궁근종 내부온도는 외부에서 알 수 없기 때문에 환자의 몸 상태와 질환의 크기, 위치 등을 충분히 고려한 후 안전하게 시술해야 한다.
최근에는 하이푸 시술의 콘트라스트 모드(Contrast mode)가 개발돼 기존 하이푸 치료보다 편리해졌다. 하이푸 시술 종료와 동시에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결과확인을 위한 MRI 촬영과정을 추가로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
많은 여성들이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의 크고 작은 양성종양으로 고통 받고 있다. 임신과 유산, 출산 등과 연관된 만큼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자궁을 건강하게 지키고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위해 손상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시술법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여성들이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시술법을 선택해 여성 질환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삶의 질이 더욱 높아지길 바랄 뿐이다.
<청담산부인과외과>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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