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시즌제 방송이 지상파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대중의 취향과 미디어 환경의 급변에 빠른 모색을 위해 지상파 3사에서 본격적으로 시즌제 방송을 도입한 것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시즌제 프로가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자가 복제’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시즌3이 이달 전파를 탄다. 2011년 첫 방송을 시작한 MBC TV 나가수는‘실력파 뮤지션들의 경연’이라는 콘셉트로 당시 큰 화제가 됐다. 경연 방식을 놓고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나가수는 시즌2까지 큰 인기를 얻었다. 나가수는 비슷한 류의 가수 경연 프로그램을 양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30일 첫 방송을 앞둔 나가수 시즌3을 두고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현재 활동하지 않는 가수들의 재조명이라는 측면에서 인기를 얻은 전 시즌과는 달리, 나가수 3은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가수들을 대거 영입했기 때문이다. 변함없는 포맷의 반복을 넘어 아류 프로그램인 KBS 2TV ‘불후의 명곡’을 되레 카피했다는 점에서 나가수 시즌제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비단 나가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각 방송사들은 일명 ‘대박’을 터트린 방송을 출연자만 바꿔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KBS 2TV 예능 ‘1박 2일’은 2011년 첫 방송을 시작해 지금까지 출연진을 바꿔가며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가족단위 팬 층이 두텁다는 점에서 일명 ‘장수프로그램’의 요건을 갖췄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복불복의 반복이라는 단조로운 방송 패턴을 두고 ‘기획력의 부재’라고 꼬집는 경우도 있다.
MBC TV의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2’도 비슷한 논란을 겪고 있다. ‘여군특집’은 본방송(진짜 사나이)의 시청률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일종의 미봉책이 대박을 터트린 경우다. 한번 인기를 얻어서인지 제작진은 또 다시 똑같은 패턴의 방송을 제작했다. 여군특집이 방송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내놓은 시즌2에 시청자들은 기대와 우려감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출연자가 바뀌었다지만, 이마저도 전작과 비슷한 캐릭터를 벗어나질 못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SBS TV‘룸메이트 시즌2‘, MBC TV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등이 ‘시즌’이라는 이름하에 출연자만 달리한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시즌제 프로그램은 똑같은 패턴의 반복이 주는 식상함이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된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몰락도 이와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방송계의 ‘안전제일주의 전략’을 문제점으로 꼽는다. 방송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시즌별로 기획을 통한 포맷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07년 방송을 시작한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3’은 시즌별로 구성을 달리해 장수하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케이블방송 tvN의 ‘꽃보다’시리즈 역시 배낭여행이라는 콘셉트를 유지하며 시즌별로 새로움을 더한 프로그램이다. 시즌제는 프로그램의 브랜드화를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발전과 변화가 없다면 자가 복제의 답습일 수밖에 없다는 걸 주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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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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