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 계속되는 위생 논란
크라운제과 계속되는 위생 논란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5-01-26 09:38
  • 승인 2015.01.26 09:38
  • 호수 1082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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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보도화면 캡쳐
미니쉘 애벌레 ‘충격’…허니버터칩도 안심 못해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크라운제과의 미니쉘에서 다량의 애벌레가 발견돼 이를 즐겨 먹던 소비자들이 충격에 빠졌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대기업이 제조하는 제품인데, 위생 관리가 너무 부실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특히 크라운제과가 유통 과정의 문제라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그렇다면 포장을 더욱 정밀하게 하면 될 것 아니냐”면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모양새다. 앞서 크라운제과가 일으킨 식중독 웨하스 사건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크라운제과를 둘러싸고 차례로 발생했던 식품 위생 논란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중인 허니버터칩에 대한 의심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식중독웨하스 논란 이어 소비자 신뢰 급추락
“유통과정 문제” 해명에 “포장을 잘해라” 질타
 
크라운제과가 만드는 초콜릿 제품 미니쉘에서 육안으로 한 눈에 확인이 가능한 벌레들이 나왔다. 일부 언론이 보도한 사진에서도 끔찍한 모습은 그대로 나타나 소비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해당 제품을 구입한 고객은 이를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키웠다. 해당 고객이 문제의 제품을 구입한 경기도 부천 소재의 마트에 비치됐던 동일 제품들에서도 애벌레가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사태가 일파만파 터져 나오자 크라운제과는 해당 제품을 곧바로 수거해간 것으로 전해진다. 마포구청 관할 부서가 일차적으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직접 만나 조사에 착수하려고 했지만 해당 제품을 고객이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마트와 제조 공장 등 현장을 방문, 원인물 수거 등을 통해 유통 과정에 과실이 있었음을 밝혔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크라운제과가 먼저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크라운제과 역시 제품 제조 과정의 문제가 아닌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화랑곡나방의 애벌레로 유통과정에서 단맛을 좋아하는 성충이 제품을 뚫고 들어가 알을 낳고 그 알이 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랑곡나방(Indian meal Moth)은 학명 나비목 명나방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쌀 안에 알을 낳으며 부화한 애벌레는 강한 이빨과 턱을 갖고 있어 봉지나 플라스틱까지 뚫고 들어가 음식물을 먹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많은 제품들이 이 화랑곡나방의 침투를 막지 못해 애를 먹기 일쑤다.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공공의 적’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화랑곡나방의 애벌레가 발견되는 사건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완전한 성충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전해들은 소비자들은 더욱 뿔이 난 모양새다. 애벌레가 들어가게 ‘제조’했기 때문에 ‘유통’상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평소 미니쉘을 즐겨 먹는다는 한 소비자는 “왜 항상 ‘제조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로 빠져나가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업체들이 화랑곡나방의 존재를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 나아진 점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이었다. 판매업체조차 이를 인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크라운해태 관계자는 ‘포장을 더 잘해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많은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현재로선 어렵다”고 확답을 피했다. 
 
유독 크라운제과를 향한 비판의 잣대가 엄격했던 이유는 또 있다. 앞서 크라운제과는 자사의 유기농 웨하스에서 식중독균과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돼 세간의 질타를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처음도 아니고… 
 
무엇보다 크라운제과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해당 제품을 시중에 유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크라운제과 생산담당 직원은 시가 23억 원 상당의 식중독 웨하스 제품을 파는 등 2009년부터 5년간 31억 원 상당을 유통한 혐의를 받았다.
 
검출됐던 황색포도상구균은 살모넬라균, 장염비브리오균과 함께 3대 식중독균으로 불리며 현행 식품위생법 상 과자류의 경우 세균은 1그램(g)당 1만 마리 이하여야 하고 식중독균은 일절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식중독 웨하스로 퍼져 있었던 불신이 이번 애벌레 사건으로 증폭된 셈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크라운제과 초콜릿 제품에서 벌레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9건이나 됐던 것으로도 알려진다. 
 
다만 모두 유통과정의 문제인지 제조과정의 문제인지 가릴 수 없는 신고건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원인불명인 만큼 제조사의 책임을 묻기도 힘든 상황인지라 소비자 입장에선 의혹만 짙어진 것이다. 
 
한편 크라운제과는 계열사 해태제과가 만든 허니버터칩의 후광을 철저하게 받고 있다. 그러나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올라가면서부터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듯한 모습도 자주 보인다. 
 
일부에서는 “식중독 웨하스 논란이 일어난 뒤라 허니버터칩도 믿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허니버터칩이 고공행진을 하던 중 한 트위터리안은 “허니버터칩이 인기가 많아서 공장 풀가동하느라 위생에 신경 못 쓰나 보다. (해태제과 측이) 감자껍질이라고 우겨서 신고했다”며 벌레가 나왔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해태제과는 크라운제과의 식중독 웨하스는 아직 재판 중에 있으며 허니버터칩과 생산라인도 달라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고, 트위터리안의 주장도 명백한 오해였으며 애벌레가 아닌 전분가루였다는 사실을 전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정황들은 크라운제과가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의 안정성 논란을 씻어내기 위해서 일회성 해명이 아닌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근거가 되고 있다. 도덕적 해이나 포장 및 제조·유통 등 전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하는 시점에 도달한 셈이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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