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가 지난밤 한 일을 자세히 알고 있다?
어느덧 인터넷은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생활의 기술’을 더욱 풍요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유익한 정보공유를 넘어 최근엔 성매수자 인적정보까지 공유되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성매매 여성이 자신과 함께 했던 남성들의 개인인적사항을 인터넷에 빠짐없이 올리고 있는 것. 특히 피해를 입은 남성들은 섣불리 대응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그 내막에 대해 알아봤다. 유흥업소에 관한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기행기’가 인터넷 상에서 화제다. ‘기행기’에는 유흥업소 서비스뿐 아니라 아가씨 수질도 빠짐없이 적혀있다. 일명 가상체험을 하는 듯한 효과를 낸다. 쉽게 말해 일종의 업소 가이드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기행기가 바로 ‘역기행기’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역기행기란 남성손님이 작성해야할 기행기를 업소 여성이 쓰는 걸 말한다. 바로 아가씨들이 손님들을 평가하고 그 모습을 적나라하게 적어가는 것.
특히 이들은 남성의 외모에서부터 사소한 동작, 성행위시 특징, 성적 취향은 물론 심지어 조루나 지루 여부에 대해서도 낱낱이 밝히고 있다. 따라서 여기에 등장하는 남성은 자신의 거의 모든 것이 ‘까발려진다’고 표현될 정도로 발가벗겨진다.
‘가수 XXX가 왔다던데…’
또 이러한 역기행기의 대상이 되는 남성들은 대개 매너가 좋지 않은 ‘진상’들일 경우가 많다. 결국 이는 남성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여성들이 역기행기를 올린다고 보면 된다. 안마 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한 아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솔직히 탕 안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약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자 손님들은 돈을 내는 쪽이고 우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이니까요. 누구말대로 ‘손님은 왕’이 되고 우리는 ‘하녀’가 되는 거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바로 섹스라는 거예요. 섹스는 한쪽만 만족한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조금만 틀어져도 서로 기분이 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돈을 받는 입장이라 아무리 기분이 상해도 화를 낼 수 없죠. 그래서 역기행기라는 게 생겼어요. 일명 진상 손님들에 대한 일종의 복수죠. 여자들이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듯 우리는 역기행기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보면 되요.”
그런데 문제는 역기행기 속 남성들이 실생활에서도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역기행기에 피해를 봤다는 직장인 최모씨의 이야기다.
“원래 단골로 가던 업소였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나를 보는 아가씨들의 눈이 곱지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유흥사이트에 올려진 역기행기를 우연히 보게 됐다. 한눈에 역기행기 속 주인공이 나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날 그녀(아가씨)가 날 진상으로 봤다면 할 수 없는 거겠죠. 내가 미안한 일이긴 하지만 그런 식으로 나의 모든 걸 까발려서 공개적으로 창피를 준 건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뒤에서 얼마든지 이야기해도 되는 일 아닌가요? 마치 마녀사냥하듯 공개재판을 해야만 했는지 의문입니다.”
일반 손님들까지 낱낱공개
업계에 따르면 이런 피해는 일반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연예인들의 구체적인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그들의 엽기섹스 행태를 비난하기도 한다.
실제 모 인터넷 카페에 올라와있는 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수 XXX가 왔었어요. 테이블 끝나고 피디언니 손에 이끌려 바로 내려가게 됐는데 XXX더라구요? ㅋㅋ엥? ㅋㅋㅋㅋㅋ. 초이스 엄청 돌았나봐요. ㅋㅋ 아가씨 60명도 모자랐나? 잠깐 있었는데 말 한마디 나눴어요. 대기실가보니까 언니들 XXX 때문에 짜증나서 ‘야 OOO (가수의 전처) 닮은 애 없냐? 찾아봐.”
“군대 휴가 나왔나봐요^^ 사실 룸살롱에서 일하면서 연예인 종종 보지만 XXX는 하드코어 안 올 줄 알았어요 ㅎㅎ 그러고 보면 이미지와 성격은 참 틀리나봐요. XXX씨는 군대 꼭 복귀하시길…”
현재 여기에서는 ‘XXX’라고 표현되어 있지만 인터넷의 글에는 정확하게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글을 쓴 당사자는 그저 하나의 우스개로 지나갈 수 있는 말일지 모르겠지만 해당 연예인에게는 ‘치명타’라고 할 수 있는 정도의 글이다.
그러나 이렇게 실명이 거론되지 않는다고 해도 연예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의 대상이 되고 일명 ‘사이버 수사대’라고 불리는 네티즌들에 의해서 그 실명이 밝혀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관심이 추측을 낳고 그 추측이 억측이 되면서 ‘과연 그 주인공이 누구냐’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문제는 그것이 와전되고 왜곡되면서 실제 주인공이 아닌 사람이 거론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꼭 이렇게 역기행기만이 문제는 아니다. 남성들이 쓰는 일명 ‘리포트’도 성매매 여성들에게는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그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여관바리’에 관해 떠도는 각종 리포트들이다.
이는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이름과 외모는 물론 판도의 변화에 대해서도 다양한 글들이 제작되고 있다. 이 리포트에는 새롭게 이 업계에 뛰어든 여성의 신상을 신속하고 빠르게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리포트를 매우 관심 있게 지켜본다는 최씨의 이야기다.
‘리포트’의 막강한 힘
“솔직히 같은 돈을 주고 더 좋은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리포트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정보죠. 내 스타일에 맞는 여성을 찾기 위해 저 또한 리포트를 관심 있게 봅니다. 특히 성행위라는 게 개인취향이 다 다르잖아요. 또 큰돈 주고 하는 건데 평소 관심 있어 하는 스타일과 한번 쯤 자보고 싶은 것 아닌가요?”
최근에는 이러한 여관바리의 지형도 자체가 바뀌었다. 기존에 여관바리라고 하면 대부분 회현동이 그 핵심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림동 쪽이 급부상했고 이에 ‘리포트’는 신림동 지역의 아가씨들과 여관에 대한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전파함으로써 많은 이들의 관심이 신림동쪽으로 바뀌게 됐다.
‘리포트’의 영향력은 상당히 막강했던 것이다. 지금 신림동에는 ‘손님이 전화가 와도 여자를 못 보낼 지경’까지 왔다고 한다. ‘리포트’ 덕분에 상당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어쨌든 현재 인터넷상에 떠도는 기행기, 역기행기, 혹은 리포트는 유흥가의 개인정보 유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글들을 게시하고 있는 웹사이트에서나 정부 당국에서는 이에 대한 특별한 단속이나 모니터링 따위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방치 속에서 개인정보의 유출은 앞으로도 더욱 많이 일어날 것으로 보여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신속한 대처가 이뤄지길 바란다.
#“No! 콘돔”도 새로운 마케팅? 성병 확산 위험
최근 들어 성병에 대한 경고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제 성행위시의 콘돔 착용은 기본 상식 중의 상식이 되었는데, 왜 갑자기 이 시점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최근의 경기 불황과 결코 무관치 않다. 손님들이 많지 않다보니 일부 윤락업소에서 ‘노(No) 콘돔’을 새로운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간에도 일부 남성들은 성매매시 콘돔을 쓰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여 왔다. ‘느낌’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윤락여성들은 이를 거부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성병감염 위험 때문이었다. 그러나 손님들이 많지 않으니 윤락 여성들로서도 눈물을 머금고 이런 식으로 손님을 끌어 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성병으로 인한 후유증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자칫 신혼부부를 파경으로 몰아갈 수도 있고 함께 오랜 산 부부사이라고 하더라도 심각한 불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혼생활 1년차인 오모씨 부부도 바로 이렇게 해서 파경을 맞은 경우다. 그는 직장 동료들과의 회식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윤락여성과 콘돔 없이 성관계를 맺게 됐고 이것이 아내에게 옮겨지면서 불화가 시작됐다. 물론 오씨는 자신이 당연히 콘돔을 썼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분노하던 아내는 차츰 안정을 되찾았고 남편을 용서하는 듯 보였지만 그것은 그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 결국 그녀는 과거를 잊지 못했고 이것이 지속적인 화근이 되면서 결국에는 이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성매매업계가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마케팅’을 하는 이상 국민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고 할 수 있다.
서준 프리랜서 기자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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