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에 첫 코미디 영화에 도전한 조여정은 지난 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나 “정범식 감독님이 참 잘 만드시는구나 현장에서 느꼈지만 꼼꼼하게 준비해서 만든 만큼 잘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는 말로 첫 코미디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조여정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장난감 회사 설정도 만화적이었고 환타지가 있었다”며 “일단 난희(클라라 분)가 만화에서나 나올듯한 캐릭터다. 아랫집에 사는 성인용품 가게 주인이자 섹스전문가 설정이 재미있었다. 또 주인공의 엄마, 엄마의 남자친구, 남편, 딸, 배성우 오빠 등 모든 인물들이 사랑스러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도 일하는 여자다 보니 남편이 있고 아이까지 있다고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면서 “워킹 걸이어서 일상과 일을 병행하는 것도 빠듯한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안 겪어봐도 상상만으로 충분히 공감이 간다”고 전했다.
그 만큼 일과 사랑을 놓고 고민하는 주인공 보희의 성장통이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마치 잔다르크 같다며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비법으로 즐거운 상상을 꼽았다. “혼자 다닐 때 사람들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영화나 책에서 접하는 캐릭터들을 보면 이를 연기해보면 어떨까 상상한다. 제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직업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며 “재미있는 상상을 하죠. 내가 저 사람이라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많이 하면서 노는 것 같다. 책에서도 독특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발견하면 그 책이 다 시나리오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양한 상상을 하는 만큼 제작자로서의 꿈이 있는지를 묻자 그는 “전혀요. 저는 할 줄 아는 게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느끼는데, 연기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다른 배우분들이 많이 했던 대답이지만 딱 슛 들어가는 순간, 연기하는 순간 그것 때문에 연기 뒤에 춥고 배고프고 준비하고 힘들었던 순간들을 다 잊어버린다. 연기하는 그 짧은 순간이 좋아서 견딜 수 있고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제작은 제가 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특히 그는 코미디 장르에 대해 “힘들다기보다 어렵다. 되게 어려운 장르”라고 정의했다.
조여정은 “다른 연기도 그렇겠지만 연기할 때는 똑같이 진지하게 하는데 그 찰나에 타이밍과 호흡이 맞아 떨어졌을 때 보시는 분이 웃는 포인트가 있다. 그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쉬운 건 아닌 것 같다. 촬영은 반복해야 되고 여러 번 해도 똑같이 그 타이밍을 살려낸다는 게 쉽지 않았다”고 고충을 드러냈다.
그러나 스스로 잘 해냈다. 무사히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며 “평소 같을 곳을 가도 안 가본 길로 가는 것을 좋아한다. 앞으로도 이왕이면 안 해봤던 캐릭터들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서겠다”며 연기자로서의 각오를 전했다.
todida@ilyoseoul.co.kr
<사진촬영=송승진 기자>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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