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이 사라지고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날아가기도…
감쪽같이 사라지고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날아가기도…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5-01-19 10:36
  • 승인 2015.01.19 10:36
  • 호수 1081
  • 3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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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세기의 항공사고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지난 한 해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항공사고가 발생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이다.

‘땅콩회항’ 사건은 대한항공 086편이 지난해 12월 5일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 기내에서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승무원의 마카다미아 너트 제공 서비스를 문제삼아 항공기를 램프유턴 시킨 뒤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할 것을 요구하고, 기장이 이에 따름으로써 항공편이 지연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국내외에서 ‘사상 초유의 갑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땅콩분노’로 조사를 받게 된 대한항공 임원’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발로 조 부사장 사태를 보도하면서 “조 부사장의 행동은 한국 항공법에 따라 최대 징역 10년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 부사장은 사건 이후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 호텔사업 부문 총괄부사장에서 물러났지만 부사장 직함은 유지했었다. 그러다 다시 문제가 되자 부사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조현아의 부친인 조양호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3월 8일 추락한 말레이시아 항공의 행방이 지금도 오리무중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베이징으로 향하던 MH370편이 의문의 실종을 당해 승객과 승무원 239명 전원이 실종된 상태다.

여러 나라가 연합 수색팀을 꾸렸지만, 기장 자살설, 외계인 납치설 등 의혹만 무성히 남긴 채 인도양 어딘가에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4개월 뒤인 7월 17일에는 말레이시아 항공이 격추됐다.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MH17편이 미사일에 맞았는데 탑승자 298명 전원이 숨졌다.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반군이 러시아군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러시아는 부인 했다.

6일 뒤인 23일 대만에선 악천후로 비상 착륙을 시도하던 푸싱항공 소속 소형 여객기가 화염에 휩쌓여 48명이 숨졌다. 바로 이튿날에는 알제리항공 여객기가 부르키나파소를 출발해 수도 알제리로 향하던 중 기상 악화로 추락해 승객 110명과 승무원 6명 전원이 숨졌다. 2주일 뒤인 8월 10일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소형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객 39명이 숨졌다.

최근에는 베트남의 한 저가 항공사가 실수로 탑승객들을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수송하는 황당한 사고를 냈다. 지난해 6월 22일 일간지 탕니엔 등에 따르면 베트남 민항청은 비엣젯항공의 운항 통제 직원들이 여객기 조종사에게 목적지 변경 사실을 사전 통보해야 하는 ‘당연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정직 처분을 내렸다.

잠정 조사 결과 비엣젯 여객기는 6월 19일 남부 산악도시 달랏으로 가려던 탑승객 약 200명을 당초 목적지에서 무려 140㎞가량 떨어진 깜라인 공항으로 실어나른 것으로 드러났다. 비엣젯은 해당 여객기가 목적지와 다른 공항에 도착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다른 항공편을 동원, 탑승객들을 달랏 공항으로 수송했다.

민항청 관계자는 비엣젯의 운항 통제담당 직원이 갑자기 변경된 운항 스케줄을 조종사에 알려주지 않아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비엣젯은 사고 당일 하노이의 노이바이공항에 있던 에어버스 A320편의 목적지를 당초 예정됐던 깜라인 대신에 달랏으로 변경했고, 지상 직원들 역시 달랏행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들을 이 항공기에 태웠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여객기 조종사와 승무원들에게는 목적지 변경 사실이 통보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던 조종사는 당초 예정대로 여객기를 깜라인 공항으로 몰았고, 낯선 곳에 도착한 승객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앞서 비엣젯은 지난달에도 남부 관광도시 나짱에서 호찌민으로 향하던 승객 59명을 하노이행 여객기에 태우려다 막판에 착오를 발견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fre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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