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황선 씨와 신은미 씨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두 사람의 남편이 성향은 다르기는 해도 친북 인물이다. 황 씨와 신 씨 모두 남편의 영향으로 친북 활동가가 됐다고 봐야 한다.
황 씨의 남편 윤기진 씨는 모두 세 차례 구속됐는데, 두 번은 국가보안법 위반이었다. 미국시민권자인 신 씨의 남편 정태일 씨는 LA에서 SAT 학원을 운영하면서 북한의 체제홍보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의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친북 성향이 짙다. 신 씨와 함께 북한을 여행하자고 제안한 사람도 정 씨다.
윤기진 씨는 한총련 의장과 이적단체인 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을 동시에 지냈고, 지금은 ‘민주 민생 평화통일 주권연대(민권연대)’ 공동의장으로 있다.
윤 씨는 한총련 소속 대학생을 밀입북시킨 혐의 등으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그 대학생은 북한에 3개월 동안 머물며 주한미군 철수와 연방제 통일투쟁 강화 등의 교육을 받았다. 당시 윤씨는 “(대학생이) 한총련 의장을 대신해 북한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 자격으론 북측본부와 이메일을 통해 40차례나 연락을 주고받았다. 지난 2008년엔 윤 씨 집에서 북한 김정일의 선군정치를 찬양하는 ‘선군정치 20문 20답’이라는 책자가 발견됐다. 이 책자엔 ‘북한이 한반도에 선군 우산을 씌워주고 있고, 우리 국민들이 선군 덕분에 살아가고 있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지명수배된 윤 씨는 10년 가까이 숨어 지내다 2008년 검거됐다. 꼬박 3년을 감옥에서 보낸 뒤 만기출소 하루를 앞두고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옥중서신’을 작성해 인터넷에 올리도록 한 혐의로 다시 기소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씨는 지난 해 9월 인천 아시안 게임에 참석한 북한 선수단이 탑승한 버스를 향해 “박근혜 때문에 우리가 죄송합니다. 박근혜는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고 소리쳤다고 한 종편이 보도했다.
부인인 황 씨의 경찰 출석을 앞두고는 “4·19 전야의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갈아 엎으려는 국민을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태일 씨는 신은미 씨의 북한 여행과 저술, 강연 활동에 일종의 후원자 역할을 했다. 종북 논란이 벌어진 콘서트에도 꼬박꼬박 참석했으나 신 씨가 출국정지 명령을 받은 직후부터 행적을 감춰 여러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정 씨는 대학에서 자본주의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가 북한 체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북한에서 만든 영화였다. 정 씨는 1986년까지 나왔던 북한 영화를 거의 섭렵했다고 한다. 1년 동안 하루 한 편 이상의 북한 영화를 볼 때도 있었다.
신 씨의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의 첫 머리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어머머, 돌았나봐. 거기가 어디라고 그 곳으로 관광을 가!”
남편 정 씨가 북한 여행을 제안했다는 내용이다. 정 씨 부부는 이후 5차례나 더 북한을 여행했다. 신 씨의 친정 식구들은 “은미가 지금의 남편 정 씨와 재혼한 뒤로 이상해졌다. 친정과도 연락을 끊다시피 하고 있다”고 종편에서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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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성 언론인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