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열기가 뜨겁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앞 다퉈 사물인터넷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삼성은 이미 조직개편을 통해 사물인터넷을 전담하는 부서 신설도 계획 중이다.
또한 정부도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올 한 해 주요사업으로 선포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그 이유를 알아본다.
삼성·LG전자 별도조직 편성…이재용 직접 챙기기도
연인 베개부터 보일러 작동까지… 모든 게 인터넷에 연결
사물인터넷 용어는 일반인 사이에서는 아직 생소하다.
올해 갑작스런 화두로 떠올랐지만 업계는 예년부터 사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다만 상용화까지 아직 시간이 좀 있는 터라 사업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일각에선 공상과학영화에서 나올 법한 일이 현실화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업계의 한 인사는 사물인터넷 기법을 과거 유명한 영화 ‘데몰리션 맨’을 통해 설명한다. 이 영화는 실버스타 스탤론 주연의 1993년 작품이다.
당시 도대체 이 세 개의 조개껍데기는 어떻게 사용하는 걸까? 라는 의문은 깊어만 갔다.
각본가 대니얼 워터스도 이에 대해 속 시원히 밝혀주지 않아 영화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더욱 키웠다.
그러면서도 과연 이 제품이 상용화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이 제품은 비데다.
이젠 공공화장실에도 비데가 설치돼 있으며 비데 없는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생겨길 정도로 상용화 됐다.
그런데 이 보다 더 발달한 것이 바로 사물인터넷이다.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하여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기술 및 서비스를 말한다.
사물이 인간에 의존하지 않고 통신을 주고받는 점에서 기존의 유비쿼터스와 비슷하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사물은 물론이고 현실과 가상세계의 모든 정보와 상호작용하는 개념으로 진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5년 12월, 영하 18도의 추운 겨울날 밤. 회사원 B(26)씨는 택시를 타고 차갑게 식어 있을 빈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도착 15분 전, 그녀의 스마트폰 속 개인비서 ‘구글 나우’는 슬며시 활동을 개시 이동경로를 통해 B씨가 귀가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녀의 집에 설치된 자동온도조절기 ‘네스트 서모스탯’의 온도를 24도로 설정한다.
24도는 B씨가 실내에서 활동할 때 가장 좋아하는 온도다. 잠시 후 B씨는 네스트가 훈훈하게 데워놓은 집에 기분 좋게 귀가해 여가시간을 즐긴다.
이미 사물인터넷이 적용된 상품도 출시됐다. 영국의 한 디자인 회사는 사물인터넷을 이용해 장거리 커플을 위한 기발한 베개를 선보였다.
‘필로우-토크’라는 이 제품은 인터넷이 연결돼 있어 베개를 가지고 있는 연인이 베개를 베고 누우면 상대방 베개에 조명이 들어와 상대방도 잠자리에 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블루투스가 내장되어 있어 연인의 심장소리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잡는 ‘해피포크'라는 제품도 있다. 미국의 벤처기업 해피랩스는 스마트포크, 일명 ‘해피포크'를 개발했다. 이 포크에는 감지기가 달려 있어 1분당 입 안에 포크가 들어가는 횟수, 간격, 총 식사 시간과 음식의 무게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사용자가 음식을 빠르게 먹을 경우, 진동이 울려 천천히 먹을 수 있도록 속도조절을 유도한다.
또한 음식물 섭취하는 속도와 양에 대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 축적되고 이는 사용자나 가족들과 공유할 수 있다.
발 빠른 움직임
포착되는 ‘삼성’
정부도 사물인터넷사업을 독려하면서 해당업체들의 행보는 더욱 빨라졌다.
특히 사물인터넷은 현재 삼성그룹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사물인터넷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 등을 만나 사물인터넷에 대한 논의를 한 바 있으며, 인텔 등 글로벌 업체와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IC)’을 구성해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다만 사물인터넷의 보안 위협이 논란이 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도 시급하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 8일 ‘2014년 사이버 보안 침해사고 주요 동향 및 2015년 전망 분석’ 보도자료를 통해 사물인터넷 환경이 도래하면서 국내에서도 유무선 공유기를 비롯한 홈 CCTV 등의 보안취약점을 악용한 침해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물인터넷 보안 위협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냉난방제어기(3월), POS단말기(4월), 홈CCTV(11월), 유무선 공유기(4월/11월) 등에서 보안 위협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웨어러블, 홈가전 및 의료 등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사물인터넷 기기의 급속한 증가에 따라 사물인터넷 기기를 악용한 DDoS 공격, 악성코드 유포 등 사물인터넷의 보안위협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래부는 관계기관과 협업하여 기반시설, 다중이용 서비스에 대한 점검을 추진하고 ‘사이버 위협정보 분석·공유시스템’ 고도화 등 안전한 사물인터넷 이용환경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