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본지>가 신년초를 맞이해 긴급 현안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정국을 뒤흔들었던 청와대 정윤회 문건 파문 이후 박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집권 3년차 청사진을 밝혔지만 국민들은 크게 감흥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민심은 청와대 문건 2라운드 격인 문건 배후 의혹 사건으로 나타난 박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져 오는 4.29 재보궐 선거를 국정심판의 장으로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고문의 탈당과 신당창당 움직임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결집을 견인하며 야당의 구심력을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차기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 ‘DY 탈당’, ‘신당창당’악재 속 새정치연합 지지도 올라
2015년 을미년 새해 벽두부터 정치적 현안이 쏟아졌다. 정윤회씨 동향을 담은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이 일단락되는 가 싶었다. 하지만 연초부터 터진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 항명 파문,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와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전 고문의 탈당,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과 김무성.유승민 청와대 문건 유출 배후설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새누리 37.8%, 새정치 33.5% 턱밑 추격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서 48.3%로 가장 높은 긍정적인 응답을 보였고 다음으로는 광주.전라도 지역으로 46.6%로 뒤를 이었다. 이는 향후 신당 창당이 구체화되고 전현직 야권 정치인이 추가로 가세할 경우 국민신당 바람이 적잖은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당 지지도를 보면 당장은 ‘정동영 탈당 효과’가 신당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신당 ‘국민모임’을 포함시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새누리당이 37.8%, 새정치연합 33.5%, 정의당 5.6%, 신당 3.5%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간 정당 지지도 격차가 4.3%p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2014년도 집권 여당에게 수많은 악재가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이상 앞선 것에 비하면 야당이 여당을 턱 밑까지 추격한 셈이다.
지역별 당 지지도를 보면 새정치연합의 경우 서울에서 37.9%로 30.1%를 받은 새누리당에 비해 7.8%p 높게 받았고 여당 지지율이 높았던 인천.경기지역에서도 새누리당 33.8%, 새정치연합 31.8%로 근소한 차이로 따라붙은 점이 당 지지도를 견인시키는 데 일조를 했다.
지난 여론조사에 비해 새정치연합의 지지도가 매우 높게 나온 것에 대해 엄경영 대표는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 효과와 함께 청와대 문건 배후설 등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며 “또한 정동영 상임고문의 탈당이 이와 맞물려 역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을 결집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새해 벽두 집권여당 ‘악재’속 견제 목소리 커
이런 집권 여당에 대한 실망감은 오는 4.29 재보궐 선거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동작, 성남 중원, 광주 등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치르는 선거에서 ‘집권 여당 견제론’(46.6%, 박근혜 정권 견제를 위한 야권후보의 당선이 바람직하다)은 ‘국정 안정론’(33.7%, 국정안정을 위한 여권 후보의 당선이 바람직하다)보다 12.9%p 높게 나타났다.

엄 대표는 이런 결과에 대해서도 “정윤회 문건 파동,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의 부정적 여론, 문건 배후설 논란 등으로 청와대와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했다.
한편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는 여전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 사무총장은 23.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뒤로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 16.7%, 박원순 서울시장 13.8%,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11.4%,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 6.6%,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 6.4%, 홍준표 경남도지사 5.2%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반 총장이 30대를 제외한 전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지지도를 받았고 유일하게 30대 지지도에서 26.6%를 받은 문재인 후보에 뒤졌다. 지역별로 보면 문 의원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반 사무총장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 총장은 보수색채가 강한 지역인 대구/경북에서 35.0%, 강원/제주 지역에서 29.3%로 높은 지지도를 받은 반면 고향인 충청도에서는 24.8%로 서울 지지율(23.5%)과 비슷하게 받았다.
반기문 대구/경북, 강원/제주 높은 지지
정치권 밖에 있는 반 사무총장의 1위는 현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정치권 내에서는 문 의원이 박 시장을 제치고 연이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당 후보로 4위를 차지한 김 대표는 최근 청와대와 ‘각’을 세우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서서히 굳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남녀 1049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질문지를 기반으로 한 ARS 조사를 통해(유선전화 50%+무선전화 50%) 지난 1월14과 15일 이틀에 걸쳐 조사를 실시해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로 응답률은 2.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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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