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대통령 '다른 나라 이야기' 하는 줄 알았다" 직격탄
문희상 "대통령 '다른 나라 이야기' 하는 줄 알았다" 직격탄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5-01-13 10:33
  • 승인 2015.01.13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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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정치팀]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대통령이 '다른 나라 이야기'를 하시는 줄 알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비대위원장은 13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혹시 대통령께서 오늘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계신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며 "시간은 길었지만 내용은 없었고, 말씀은 많았지만 희망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더 큰 걱정을 안겨주었다"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강조한 경제 분야에 대해 "대통령이 보는 경제지표와 국민이 보는 경제지표가 정반대로, 너무나 달랐다"고 지적했다.

또 "온 나라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계부채 폭탄, 가계부채 증가 속도보다 2배 빠른 자영업자 부채 폭탄, 한 해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육박하는 국가부채 폭탄 등 (국민들은) 빚을 갚느라 허리가 휘고 있다"며 현재 대한민국 경제를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로 규정하기도 했다.

아울러 "2년 전만 해도 빚이 없었던 가구의 30%가 작년에 새로 빚이 생겼다"며 "지난 2년 사이 60세 이상 중산층 가구의 절반이 저소득층으로 추락했고, 2년 전 중산층이었던 비정규직 가구의 33.4%가 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지금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1명이 빈곤을 경험하고 있다. 가계소득은 줄어드는데 교육비, 의료비, 주거비 등 쓸 돈은 많다. 그러니 또 빚을 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빚 내서 집 사고, 빚 내서 아이들 교육하라는 정부 정책은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피력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복지 분야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나라 복지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라며 "대통령이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은 보육·의료복지는 차치하더라도, 가장 기초적인 복지이자 최후의 사회안전망인 '기초보장제도'도 심각한 구멍으로 (서민·중산층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작년 말 국회에서 송파 세모녀법이 통과됐지만 기초수급 탈락자가 지금보다 현격하게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분야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신규 일자리 50만개는 대부분 나쁜 일자리, 비정규직"이라며 "취업자 대부분은 50~60대 고령층이고 생산주력계층인 30대 취업자는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고가 자유로운 노동시장, 착한 규제도 없애는 무차별적인 규제 완화, 엄청난 사내 유보금을 쌓아두는 재벌·대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경제 정책, 이런 기조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며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정부의 경제방향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낙수효과는 더 이상 없다"며 "소득주도 성장전략으로 전환해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만들어야만 우리가 처한 경제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인적쇄신은 없다'며 김기춘 비서실장과 3인방 비서관을 유임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여야, 진보-보수 할 것 없이 한 목소리로 국정쇄신 단행만이 정답이라고 말했지만 대통령은 인적쇄신은커녕 측근들에 대해 '사심이 없다' '항명파동이 아니다'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두둔했다"며 "청와대 안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 안에 지휘 책임을 지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맹비난했다. 한편, 문 비대위원장은 박 대통령에게 '소통'의 폭을 넓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남은 3년 결코 짧지 않다. 박 대통령에게 호소한다"며 "청와대와 소통하고 정부여당과 소통하라. 그리고 국민과 야당과 소통하라. 국민과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7122love@ilyose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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