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사업가 홀려 수십 억 챙긴 ‘미모의 사기꾼’
[사건파일] 사업가 홀려 수십 억 챙긴 ‘미모의 사기꾼’
  • 이지혜 기자
  • 입력 2015-01-12 10:44
  • 승인 2015.01.12 10:44
  • 호수 1080
  • 3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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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이지혜 기자] 고위공무원과 사업가들에게 수십억 원의 돈을 뜯어낸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수서경찰서는 자신의 사업에 투자하라며 남성들을 유혹한 뒤 38억 원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하모(51·여)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서울 도곡동 주상복합오피스텔 펜트하우스에서 살며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닌 하 씨는 자신을 의류 유통업에 종사 하는 2000억 원대 자산가라고 소개하고 다녔다. 하 씨는 서울의 어느 사립대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만난 지인을 통해 국세청 공무원 출신 세무사 A씨(60)를 만났다.

A씨는 하 씨의 펜트하우스를 드나들며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그렇게 집을 드나들며 사이가 가까워지자 하 씨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 씨는 A씨에게 “재고 의류를 해외에 팔면 몇 배로 수익을 낼 수 있다. 돈을 빌려주면 이자까지 쳐서 갚겠다”고 제안했다. 평소 하 씨의 모습을 지켜본 A씨는 의심 없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하 씨는 2012년 12월부터 2014년 5월까지 모두 32억8000만 원을 빌려갔다.

그러나 A씨는 하 씨에게 이자는커녕 원금도 받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하 씨는 A씨에게 소개받은 사업가 B씨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5억6000만 원을 뜯어낸 사실까지 알게 됐다.

뒤늦게 이상함을 눈치챈 A씨와 B씨는 하 씨의 뒤를 캐기 시작했고 이내 충격을 받았다. 하 씨는 신용불량자였던 것이다. 하 씨의 펜트하우스는 월 1000만 원짜리 월세였고, 고급 외제차는 렌트한 것이었다. 의류 유통업에 종사하는 2000억 대 자산가라는 하 씨의 소개는 모두 거짓이었다. 거기에 하 씨는 두 사람에게 빌린 38억 원을 모두 써버린 상황이었다.

결국 A씨는 경찰에 하 씨를 고소했다. 하 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했지만 결국 경기 김포시 인근에서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 외에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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