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속 치러지는 제1야당의 전당대회”
오는 2월 8일, 잠실 올림픽경기장에서 치러지는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간 득표전이 본격화되었다. 이번 전당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정기전국대의원대회이다. 흔히 정치권에서 말하는 전당대회란 각 정당의 당헌에 규정하고 있는 전국대의원대회를 말한다. 전국의 당원을 대표하는 당의 최고대의기관이다. 전당대회에선 당헌의 제정 및 개정, 강령과 기본정책의 채택 및 변경,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선출, 당의 합당과 해산에 관한 사항의 의결, 기타 중요한 안건의 의결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내달 열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는 2년 임기의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중요한 당내행사다. 특히 내년 4월에 치러지는 20대 총선을 불과 1년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당내 계파별 대결이 치열할 듯하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와 지도부는 내년 총선에서 전략공천과 비례대표 선정 등 공천권 행사는 물론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내 위상과 역학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종경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컷오프)이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치러졌다. 예비경선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현직 국회의원과 광역·기초의회 의장, 광역·기초단체장, 원외 지역위원장, 전·현직 상임고문 등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이번 예비경선의 선거인단 규모는 378명, 투표자 수는 32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다음달에 열리는 전당대회의 전체 선거인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 10%, 국민 15%로 구성된다. 아직은 어떤 후보가 당대표와 최고위원으로 선출될 지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예비경선 결과 당대표 후보로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3명의 후보, 최고위원 후보로는 예비후보가 가운데 단 1명만 탈락하고 8명의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했다. 이들 후보들이 앞으로 얼마만큼 당원은 물론 국민을 상대로 비전과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새로운 당 지도부가 당내 변화와 혁신을 이루고, 계파를 아우르며 총선승리와 나아가 정권교체를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 정치권은 물론 당원과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이들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은 10일 제주를 시작으로 다음달 1일 경기까지 전국을 돌며 합동연설회를 하고, 정기전당대회에서 최종적으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기대만큼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는 듯하지만 당내에서는 중요한 선거다. 당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만큼 당지도부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위기적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제1야당임에도 기대만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현 정권이 출범이후 각종 인사실패, 세월호 참사 등 잇단 사건사고, 대통령 비선실세들의 국정개입 의혹, 서민경제 파탄, 인권탄압과 공안정국 등 온갖 실정에도 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1야당임에도 불구하고 정당 지지도가 형편없는 상황이다. 위기적 상황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특히 현 정권이 실정을 거듭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제1야당의 지지율은 반등되기는 커녕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그만큼 국민들은 청와대, 집권여당에 대해서도 실망이 크지만, 야당에 대해서도 냉담한 반응이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
제1야당은 든든한 기반이었던 호남권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안마당처럼 생각하던 전남 순천에서조차 새누리당에게 의석수를 빼앗겼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충격적인 지방선거 참패로 인해 당지도부가 중도에 사퇴로 이어졌다. 당시 호남민심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였다. 그 뒤로도 제1야당의 변화와 혁신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최근에는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신당창당 움직임까지 있어 정치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실제로 창당으로 이어질 때 정치권 판도를 어떻게 변화시킬 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간헐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정치지형을 바꿀 수도 있다는 민심의 변화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는 당의 명운이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1야당이면서도 현 정부의 실정을 파헤치기 보다는 초선이든, 중진이든 개인적 위상높이기와 계파별 이해득실만 따지는 것처럼 비쳐졌다. 지난해 3월, 통합야당으로 출범한 이후에도 책무를 방기했다는 비판이 컸다. 기대했던 리더십은 온데 간데 없고, 유약한 모습만 보여줬다. 정국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정을 거듭하는 청와대와 집권여당에 오히려 질질 끌려가는 모습이었다.
늘상 입만 열면 당 지도부는 혁신을 주창했지만 결국 구호로만 그쳤다. 당권을 장악하지 못한 비주류들도 마찬가지다. 계파별 이해득실에 따라 당 지도부 흔들기만 한 것 같다. 마치 집권이 목표가 아닌 당권만을 생각하는 행태로 비쳐졌다. 비주류 수장들과 계파 소속 의원들은 의원총회, 최고위원회 등 당내 회의에서도 현 정권을 비판하기 보다는 당 지도부 비판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은 똘똘뭉쳐 현 정권의 실정과 무능함, 시대역행적인 민주주의 후퇴를 보이고 있는 현 정권을 견제·감시해야 했다. 하지만 야당은 그러지 못했다. 출범이후 내내 이런 모습을 보여주더니 결국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쓰라린 패배를 맞본 것이다. 이는 자업자득이다.
당 구성원 모두의 책임일 수도 있다. 긴박한 정국에도 안이한 인식, 민심과 역행하는 행태만을 보여줬다. 야당은 위기를 스스로 초래했다.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집권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어떻게 변하느냐에 달려있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추고, 현 정권의 실정을 어떻게 파헤치고, 견제·감시하고 관련 책임자를 엄벌에 처하도록 하느냐에 따라 민심을 얻을 수 있다. 그만큼 제1야당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위기다.
따라서 당 지도부를 뽑는 이번 전당대회는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다. 앞으로 선출되는 당 지도부의 역할은 막중하다. 위기속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별 대결이 치열하다. 내년 4월에 예정된 20대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전당대회인만큼 각 계파간별 이해득실 계산이 복잡할 듯하다. 정치는 현실이다. 각 정당마다 당내 계파들이 존재한다. 이들이 당내 역학구도를 바꾼다. 각 계파에 속한 의원들이나 중도성향의 의원들도 전당대회 향방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의원들을 모시는 보좌진들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현목 보좌관>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