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이케아 코리아(이하 이케아)가 한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개장일부터 큰 혼잡을 빚은 교통난은 임시 개장 승인 취소 위기까지 불렀다. 불편한 서비스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조립·설치 서비스 및 온라인·전화주문 불가, 배송 문제 등으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불투명한 배송료 책정 시스템으로 이케아가 배송료 대부분을 수익으로 취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일요서울]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케아를 찾아가봤다.
높은 선호도 비해 서비스 기대 이하
지난 5일 찾아간 이케아 광명점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몰려든 인원만큼 주차장에서 나오는 차량들 역시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이케아를 찾은 한 소비자는 “오늘은 평일이라서 이정도지만 주말에는 인근 교통 정체 수준이 심각하다”며 “6차선 대로가 전부 다 꽉 막혀 있다”고 말했다. 불과 수백 미터밖에 움직이지 않는데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해 30분가량 소요하는 것은 기본이란 것이다.
이어 “이케아 바로 옆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맞은편에는 코스트코가 모여 있어서 겸사겸사 다 둘러보겠다고 오는 사람들도 많다”며 “그 덕분에 역세권 지역 인근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광명시민들은 주말에 그 근처에는 갈 생각도 안 한다”고 말했다.
또 “교통체증이 심하다보니 불법주차를 하는 이들도 자꾸 늘어나서 교통이 더 혼잡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극심한 교통 정체 문제가 논란이 되자 광명시는 “교통난 해소 대책을 제시하라”며 이케아에 공문을 보냈다.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오는 16일부터 영업을 불허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것이다.
이에 이케아 측은 지난 7일 광명시에 교통난 해소 대책을 제시했다. 광명시청의 한 관계자는 “임시주차장설치, 무료주차시간 단축, 건물 내 주차관리시스템 개선, 주차안내요원 상시 등에 대한 교통대책이 담겨 있다”며 “제출한 교통대책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보고 추가 보완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케아의 고객 서비스에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케아는 DIY(Do It Yourself)라는 특성상 ‘불편을 판다’로 유명세를 탄 기업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불편이 가구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행해지는 서비스에서도 적용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아직 조립·설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 조립과 설치를 구매자가 직접 하게 돼 있지만, 서비스 이용을 원할 경우 별도의 요금을 내면 된다. 광명점 역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 게다가 이 서비스를 언제부터 받을 수 있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또 온라인 홈페이지가 존재하지만 온라인 주문은 불가능하다. 전화주문 역시 마찬가지다.
이케아의 한 관계자는 “이케아는 슈퍼마켓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주문하고자 하는 물건이 매장에 없으면 구매를 할 수가 없다. 물량이 확보됐을때 한 번 더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주문 시스템은 생길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 2년은 지난 후에 생길 것 같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배송시스템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배송료를 책정하는 기준이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요 당하는 불편?
이케아는 제품을 구매하는 개수와 관계없이 소비자가 거주하는 주소지를 기반으로 배송료를 산출하고 있다. 기본 2만9000원부터 부과되지만 몇 ㎞당 얼마씩 배송료가 붙는지는 알 수 없다. 소비자들은 이케아가 부르는 대로 배송료를 내는 수밖에 없어 광명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8만 원 이상의 배송료를 내야하기도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케아가 배송료를 가져가는 구조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동안 택배회사들이 이케아 배송 담당 여부, 수요 부문을 함구해온 만큼 수익구조를 쉽게 얘기할 수 없을 것이므로, 이케아가 배송비 책정을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의심이다.
배송 과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 중 한 소비자는 “구매한 제품이 배송을 해주기로 한 날짜와 시간에 맞춰서 오지 않았다”며 “이를 물어보기 위해 고객 상담에 전화를 해도 연결이 어렵고, 구입한 물건의 위치를 알 수 없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케아는 ‘불편함을 파는 대신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이케아의 국내 진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미흡한 서비스나 교통대책 등에서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앞서 개장 전 일본해 지도 표기, 가격 논란 등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어 이 같은 실망은 더욱 배가되는 모양새다.
이처럼 이케아를 향한 관심만큼이나 질타도 늘어가는 가운데 이케아가 국내에서 제대로 정착하고,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