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3탄 이용호 VS 오태희 변호사 진실게임
특종 3탄 이용호 VS 오태희 변호사 진실게임
  • 윤지환 기자
  • 입력 2009-02-24 10:06
  • 승인 2009.02.24 10:06
  • 호수 774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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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변호사 “이용호의 실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용호씨가 사채 200억원을 끌어썼다며 오태희 변호사가 보여준 확약서. 이용호씨의 인감이 찍혀 있다.(좌측상단) · 사채를 끌어쓸때 서명한 또 다른 확약서. 오태희 변호사의 인감이 찍혀있다. 오 변호사는 이 시기 자신은 이미 오빌홀딩스를 그만뒀으므로 이 씨가 돈을 빌리기 위해 꾸민 명백한 사문서 위조라고 주장했다.(우측상단) · 오태희 변호사와 이용호씨 사이에 오간 내용증명서

오태희 변호사가 이용호씨의 모든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마침내 포문을 열었다. 이로써 제 2의 이용호 게이트가 터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요서울]은 지난호(제773호)를 통해 이씨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이씨는 오 변호사의 사업은 일체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 변호사는 더 이상 이씨의 거짓말을 묵과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지난 18일 오 변호사는 [일요서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씨가 부정한 방법으로 M&A를 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으며, 이 과정에서 코스닥에 상장된 여러 회사가 상장폐지되거나 부도났다고 주장했다. 오 변호사의 이 같은 말은 이씨 때문에 금전적 손실을 봤다는 다른 피해주주들의 주장과 일치해 그 진위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씨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작 이씨 자신은 이런 일들과 전혀 무관하다. 부실 경영과 주주들 간 내분 때문에 불거진 일을 아무 연관도 없는 자신에게 떠넘기려는 수작이라고 이씨는 강변하고 있다. 양측 간의 공방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오 변호사의 이번 폭로는 대형 주식사기사건으로 번져 제2의 이용호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오 변호사는 한때 사업파트너였던 이씨에게 왜 칼을 겨누게 된 것일까. 또 이에 대해 이씨는 어떤 입장일까. 두 사람을 직접 만나 폭로와 그에 대한 반박을 들어 보았다.

이용호씨에 대해 묻는 질문에 오태희 변호사는 첫마디부터 격앙된 목소리로 “이용호는 도저히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어떻게 나한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씨와 오 변호사 이 둘 사이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오 변호사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씨는 전형적인 주식 사기꾼에 지나지 않는다. 투자금을 끌어들여 회사를 인수한 뒤 주가조작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후 회사를 팔아 치우고 또 다시 다른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다음 먹이를 공략한다는 것이다.

오 변호사는 “이런 식으로 이씨가 거덜 낸 회사가 한 둘이 아니다. 주식시장에서 이씨가 한 번 손댔다 하면 대부분의 회사가 자본금까지 완전히 잠식된 것은 물론 상장폐지로 인해 주주들의 주식이 하루아침에 휴지조각 됐다”고 말했다.


“이씨의 바지사장이었다.”

오 변호사는 과거 오빌홀딩스의 대표이사직을 맡았던 것에 대해 “이씨가 그렇게 해 달라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내가 대표이사라고 해서 실제로 회사를 운영했던 게 아니다”라고 털어 놓았다.

오 변호사는 “회사의 모든 운영은 이씨가 도맡아서 처리했다. 내가 내린 결정은 단 하나도 없다. 다만 사무실 임대료, 자동차 운영비 등 회사 운영 잡비에 대한 결재가 들어오면 그것만 내가 서명했을 뿐이다. 방도 나는 작고 초라한 반면 이씨의 방은 회장실이라고 해서 대형TV까지 딸린 최고급이었다. 그리고 이씨는 회장실에 앉아 모든 업무보고를 받고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 변호사는 “말하자면 나는 바지사장이었다. 경영에 일부 관여한 바지가 아니고 그야말로 직함만 사장인 바지사장이었다”고 씁쓸해 했다.

다음은 오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 그동안 이용호씨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밝히고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 사실 지금까지는 이씨가 나한테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도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선 책임을 질 줄 알았다. 하지만 금감원에서 내가 조사를 받은 직후 이씨의 돌변한 태도를 보고 그 본심을 알게 됐다. 첫째로 이씨의 뻔뻔함에 너무 화가 났고 둘째로 이대로 있다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금감원에서 어떤 조사를 받았으며 조사 이후 이씨가 어떻게 변했나.
▲ 금감원에서 네스테크와 오빌홀딩의 주가조작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받으면서 금감원이 수 개 월에 거쳐 철저하게 이씨를 조사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상황에 내가 거짓말을 하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판단, 이씨의 주가조작 사실 등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진술했다. 조사를 받은 뒤 한참 지나 이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금감원에서 내가 진술한 내용을 듣고 전화한 것이었다. 전화통화에서 이씨는 금감원에서 진술한 내용을 들었다며 왜 나에게 그런 거짓말을 했냐고 따졌다. 너무 기가 막혔다.

- 오 변호사의 진술에 대해 일체 부정했다는 말인가.
▲ 그렇다. 이씨는 나에게 “어떻게 금감원서 그렇게 말할 수가 있나. 모든 걸 오 변호사 당신이 다 해놓고 나한테 그걸 왜 나한테 뒤집어 씌우나”며 화를 냈다. 그때 나는 이용호라는 사람이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거짓말을 하는지 놀라웠다. 나는 이씨가 “아니 그걸 금감원에 사실대로 진술하면 어떻게 합니까. 좀 더 요령껏 진술해 주길 바랐는데 실망이다” 이렇게 말할 줄 알았다. 또 그렇게 말했으면 나도 미안한 생각이 들었을 것인데 이씨는 그게 아니었다. 이씨는 형사책임이 두려워 모든 것을 나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인간적으로 그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 어떻게 이씨와 사업을 같이하게 됐나.
▲ 솔직히 말해 이씨가 예전에 큰돈을 움직인 거물이고 해서 같이 사업을 하면 뭔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씨의 사업자금 정체는?

- 두 사람의 사이가 금감원 조사 직후 틀어지기 시작한 것인가.
▲ 아니다. 이씨와 등을 진 것은 이씨가 사업가 A씨로부터 돈을 빌리면서부터다. A씨와 이씨는 전부터 서로 알던 사이로 이씨는 A씨 회사에 투자를 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이씨는 사업자금 명목으로 A씨에게 10억원을 빌렸다. 문제는 이 돈을 내 명의로 빌렸다는 점이다. 이씨는 “A씨에게 10억원을 빌려야 하는데 오 변호사 명의로 빌릴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는데, 이씨가 이 돈을 갚지 않았다. 이때부터 사이가 멀어졌다.

- 이씨는 사업자금을 주로 어떻게 만들었나.
▲ 주변의 아는 사람들로부터 투자를 끌어오기도 하고 사채를 끌어쓰기도 했다. 특히 사채는 사채시장의 큰손인 최모씨로부터 200억원 가량의 돈을 빌려 쓰기도 했다. 이 돈은 오빌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파라웰빙스와 파인디지털 주식을 담보로 빌렸다. 빌린 돈으로 이씨가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른 사업자금으로 썼다고 알고 있다.

- 최근 오 변호사와 이씨 사이에 내용증명서가 오간 것으로 안다. 무슨 내용을 담고 있나.
▲ 이씨는 오빌홀딩스를 인수하고 관리한 사람이 나라고 주장하고 있고 나는 그렇게 한 당사자가 이씨라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내용증명에는 이씨가 어떤 식으로 주가조작을 했는지 담겨있다. 또 한때 문제가 됐던 탄현일산지구 사업에 관해서도 언급돼 있다. 이씨는 초대형 사업인 탄현일산지구 사업의 실제 책임자다. 사업지분 67%가 이씨의 것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서류사본도 갖고 있다. 이런 내용도 내용증명에 담았다.

- 탄현일산지구 사업이라고 건원스퀘어를 말하는 것인가.
▲ 그렇다. 이씨가 그 사업에 어떻게 관계돼 있는지 증명해 줄 서류가 나에게 있다. 이 서류도 필요하다면 공개하겠다.


이씨 “오 변호사는 정말 나쁜 사람.”

오 변호사의 이런 주장에 대해 이씨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을 꾸며서 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오 변호사의 말대로 했다면 어떤 처벌도 감수할 것”이라며 “나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자료는 얼마든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오 변호사에 2차로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번엔 이씨의 주장을 들어보자.

- 오 변호사는 이씨가 보낸 내용증명을 모두 부정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이씨가 주식시장에서 속칭 ‘작전’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 나는 주식관련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지금 나는 숨죽이고 살고 있다.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지난날의 억울함을 풀어도 모자랄 판에 내가 무슨 작전을 벌인단 말인가. 그리고 오 변호사는 왜 자신이 한 일을 내가 했다고 억지를 부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

- 오 변호사는 오빌홀딩스 관련 사업 일체를 이씨가 했다고 주장한다.
▲ 허무맹랑한 얘기다. 오빌홀딩스는 100% 네스테크의 자회사로 전적으로 오 변호사가 운영했다. 오빌홀딩스가 파인디지털 주식을 인수할 때도 오 변호사가 직접 관여했으며 그 일로 수 천만 원의 이익을 취했다. 반면 나는 오빌홀딩스로 이익을 취한 게 전혀 없다. 오빌홀딩스는 네스테크의 운영진이 좌우했던 회사인 만큼 내가 관여할 여지는 있을 수가 없다. 또 오 변호사는 이씨는 내가 소개해준 이모씨, 김모씨와 함께 기업 M&A를 하면서 그들을 대리해 사업에 참여해 이익을 본 사람이다. 또 내가 수감 중일 때 형사재판 관련해 담당 재판부를 잘 안다며 그들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1000만원을 달라고 해서 줬다. 그리고는 아무런 말도 없이 넘어갔다.

- 이씨가 오빌홀딩스 보유 주식을 담보로 사채 200억원 가량을 빌려 썼다는데.
▲ 오빌홀딩스가 보유한 주식을 내가 어떻게 담보로 내놓고 돈을 빌리나. 있을 수도 없는 얘기다. 나는 오빌홀딩스의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았고 실질적으로 아무 연관이 없다. 그런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사채를 빌리나. 사채 돈이라고 그렇게 쉽게 빌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더구나 주식을 담보로 했다면 이사회 승인이나 대표이사의 결재가 있어야 할 일 아닌가. 아무런 주식도 없는 내가 그런 일을 했다고 주장한다면 돌을 금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이다.

- 그렇다면 오 변호사가 갖고 있는 확약서는 무엇인가. (오 변호사는 일요서울에 이씨가 사채를 끌어 썼다며 이씨의 인감이 찍힌 확약서 사본을 제공했다.)
▲ 그건 아마도 내가 보증을 선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오 변호사가 대출계약을 하는데 있어 보증을 서 준 것으로 기억한다.

- 오 변호사는 이 돈을 자신이 만져보지도 못했고 모두 이씨가 가져갔다고 했다.
▲ 내가 그 돈을 왜 가져가나. 그렇게 되도록 이사회나 네스테크 경영진들이 가만있을 리 없다. 그 돈은 오 변호사가 빌려 활용했다. 또 사채업자 최모씨라는 사람도 내가 모르는 사람이다.

- 이씨의 M&A와 주가조작으로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다 누구인가.
▲ 모두 네스테크의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사람들이다. 네스테크는 현재 주주들 간의 내분에 휩싸인 것으로 안다. 주주들끼리 이권을 놓고 다투는 과정에서 나를 끌어들이려는 사람들인 것 같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내가 돈이 많은 줄 알고 나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기대심리가 좌절되자 갑자기 나를 헐뜯기 시작한 것이다. 그 외에 그 사람들이 대체 왜 나 때문에 피해를 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피해를 봤다면 나에게 따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나를 찾아와 따지는 사람 하나 없었다. 외부에서 어떻게든 나를 음해하는 말을 만들어내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나에게 어떤 피해를 봤다고 구체적으로 물증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 바로 이게 진실이다.

- 최근 일전에 문제가 됐던 일산탄현지구 건원스퀘어 김모 사장을 자주 만난다고 들었다. 그 사업에 대해 관여하고 있는 게 있나.
▲ 전혀 없다. 나는 그 사업과 일체 무관하다. 김 사장을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만나기는 하지만 그 사람도 지금은 그 사업과 무관한 것으로 안다. 그 사업은 천모 변호사가 깊게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안다.


윤지환 기자 jh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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