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일부 계원들에게 납입금을 제때 받지 못해 1주일 간 잠적했던 이씨는 언론에 관련 사실이 보도된 뒤 직접 계원들을 만나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피해 계원의 수와 피해금액을 놓고 적잖은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일부 계원들이 한마음회의 규모가 2500억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한 반면, 이씨는 “절대 귀족계가 아니다. 일부 계원들의 말만 듣고 일부 언론이 과장보도를 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씨에게 돈을 맡긴 회원들 사이에서도 경찰 수사와 타협을 놓고 심각한 내분이 벌어진 상태다. 또 이씨가 운영하는 강남 신사동 D보석상의 ‘이상한 운영’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2008년 1월 이씨가 조직한 한마음회에는 중견 탤런트 B씨의 아내와 일부 고위공직자의 부인 등 상류층 인사들이 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계주가 300억원대에 이르는 곗돈을 쌈짓돈처럼 쓰다 덜미를 잡힌 ‘다복회’사건과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한마음회와 관련된 분쟁은 지난해 말 일부 계원들이 수억원에 달하는 곗돈을 타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이미 곗돈을 타간 회원 50여명이 제때 납입금을 내지 못한 탓이었다.
2500억 vs 20억 정확한 규모는?
서울 신사동에서 보석상을 운영하던 이씨는 결국 1주일 동안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잠적했고 경찰 수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마음회의 존재가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문제의 핵심은 이씨 측과 피해 계원들이 주장하는 한마음회의 규모가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한마음회가 사회 지도층을 포함한 250여명의 회원들로 이루어져 곗돈 규모가 25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이씨와 가까운 계원들의 말은 다르다. 지난 12월 25일 이씨와 직접 만나 대책을 의논한 회원들은 “한마음회가 귀족계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강변했다.
계원 A씨는 “(한마음회는)강남의 상인 20여 명으로 구성된 순수한 계모임일 뿐이다. 규모도 2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귀족계’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과장이라는 얘기다.
정확한 경찰 고발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마음회의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최소 50~200여명의 회원들을 상대로 수십억~1000억대를 곗돈으로 모았을 것이라는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그러나 일부 계원들이 계주 이씨의 잠적으로 수억원의 피해를 입었다며 언론사에 제보한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때 이번 사건으로 1인당 적어도 1억~수억원의 거액을 떼였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지난 12월 25일 잠적했던 이씨가 직접 계원들과 만나 협상을 시도한 것과 관련 한마음회에 대한 경찰 수사는 일단 보류된 상태다.
“유명 탈북인사 전 부인, 중견 탤런트 B씨 아내도 한마음회”
한 계원은 “현재 이씨와 회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 중이며 될 수 있으며 경찰 고소 없이 원만히 문제를 해결해 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5일 이씨와 만난 또 다른 회원은 “한마음회 계원수는 150명 정도이고 매달 10~20명이 합쳐 1억~2억원씩 불입하는 계좌가 40~50개 정도 운영됐다”고 전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실제 피해액은 20~30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회의록에 따르면 상당수 회원들이 “1억 정도는 없는 돈으로 치자”고도 해 회원들이 몸으로 느끼는 피해액은 그리 크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계원들이 이씨의 잠적을 문제 삼아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이번 분쟁이 형사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편 한마음회는 지난해 11월 문제가 된 다복회와 마찬가지로 유명인사를 내세워 비밀리에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원들에 따르면 한마음회는 일부 유명인을 활용해 모임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 계원들을 끌어들였다.
계원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탈북인사의 전 부인과 중견 탤런트 B씨의 부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음회 계원 가운데 상당수는 다복회에도 이름을 올려 이미 수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계주 이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보석상을 한마음회의 ‘비밀 아지트’로 운영하며 보안 유지에 신경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이 보석상은 계주 이씨와 2명의 직원들이 관리했고 평소에도 아는 사람들만 출입이 가능한 은밀한 공간이었다. 주변상인들은 이씨가 수십억원대의 계를 운영하고 있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였다.
또 이씨는 다복회의 계주를 맡아 300억원대의 곗돈을 유용한 윤모씨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씨와 윤씨가 드러나지 않은 채무관계에 얽혀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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