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 2월까지는 인하대 이사직 유지 전망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 2월까지는 인하대 이사직 유지 전망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4-12-29 22:03
  • 승인 2014.12.29 22:03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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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땅콩 회항'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어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현아(40·여)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12일 인하대학교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에 이사 사임서를 제출했지만, 29일 현재까지도 법인 등기부상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조양호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의 '갑(甲)질 횡포'도 도마위에 올랐다.

시민단체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사직 사퇴에 대한 조속한 처리와 '갑질 논란'을 지속적으로 빚어온 조원태 부사장의 인하대 재단 이사직 사퇴도 촉구했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와 참여연대(노동사회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족벌경영과 슈퍼 갑질로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온 조현아·조원태 이사는 정석인하학원의 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정석인하학원의 이사회는 조양호 회장 일가의 족벌경영 체제로 운영되다보니 인하대는 조양호 회장 일가의 부당한 갑질로 그동안 정상적인 대학 운영이 어려웠다"며 "인하대 학생들은 물론 인하대 교수협의회도 조현아·조원태 이사에 대한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조현아 정석학원 이사는 지난 12일 사퇴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법인은 조현아 이사가 사임서를 제출함에 따라 법인 이사회를 구성, 법인 등기부상 이사를 변경해야 하지만 이 절차를 아직까지 밟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조현아·조원태 이사의 '갑질 횡포'도 공개했다.

인천연대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조원태 이사는 승용차 운전 중 70대 할머니에게 폭언과 폭행혐의로 입건됐으며, 조현아 이사는 지난 2008년도 인하대 홍승용 총장에게 막말과 서류를 집어던지는 언행을 물의를 빚었다.

당시 조양호 회장은 "어린애가 그랬는데 이해해 달라"라고 해명했다.

지난 2012년 12월 14일, 조원태 이사는 인하대학교 안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그래, 개XX, 내가 조원태다. 어쩌라고?”라고 욕설을 했고, 이를 취재하던 기자에게도 "할 말 없어. XX야"라는 막말도 던졌다.

시민단체는 이런 부적절 행동을 보여온 조현아· 조원태 이사들이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로 족벌 체제로 꾸려진 정석학원 학교 법인 이사진을 꼽았다.

시민단체는 "이사회 17명 중 10명은 대한한공 등 한진그룹 임원들이며 이사들 중 최희선, 박도순, 강희중, 박춘배, 신현오 이사는 조양호 회장과 경복고 동문 이력을 지닌 인물들"이라며 "결국 정석인하학원 이사 구성은 대부분 조양호 회장의 족벌과 지인들로만 구성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조양호 회장 일가의 족벌 경영 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나왔다.

시민단체는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과 막내딸인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는 서울 한진빌딩과 인천 인하대 병원에 각각 프랜차이즈 카페(이디야) 가맹점주 노릇을 하면서, 재벌 총수 특유의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지원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른 중소상공인들의 사업기회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동네 골목 상권 침해를 계속하고 있으며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진출과 프랜차이즈까지 진출하는 행태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있을 때 다른 대기업들은 이를 축소하거나 제3자에게 사업기회를 넘기는 것과 달리 이들은 지금도 꿋꿋하게 점주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현민 부회장이 점주로 돼 있는 인하대병원 카페는 인근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창업을 해 운영하고 있던 커피숍의 생존까지 위협을 주고 있어 시민들의 비난이 계속돼 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번 땅콩회항 사건을 통해 대기업들이 이해관계자들과 우리 국민들에게 저질러온 수많은 갑질 행태들이 사라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학 측 관계자는 "현재 조현아 이사는 사임서를 제출하면서 법인에 대한 의결권이 없어 사실상 사임한 것이지만, 행정처리 절차가 늦어지면서 현재 법인 등기부상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오는 2월께 이사회를 열고 등기부상 이사를 재선임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 총 네 가지 혐의를 적용해 지난 24일 구속 영장을 청구했으며, 3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다.

fre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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