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아역배우로 시작했던 연기인생, 엄마 강혜정으로 맞서다
[스타 인터뷰] 아역배우로 시작했던 연기인생, 엄마 강혜정으로 맞서다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4-12-29 13:58
  • 승인 2014.12.29 13:58
  • 호수 1078
  • 3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한동안 TV 예능 프로에서 엄마의 역할로만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던 배우 강혜정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014년의 마무리는 본연의 연기자로 관객들 앞에 선 모습이다.
12월의 마지막 날에 개봉될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 강혜정은 아이들과 좌충우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개훔방)에서 엄마 정현을 맡은 강혜정은 지난 22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나 그간의 연기 갈증을 드러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역할을 맡고 싶을 정도였다”며 “시사회를 보고 나서 감독님을 와락 안아버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강혜정은 “그래픽도 좋았고 소재도 유니크하고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따뜻한 영화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코믹요소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극중 딸로 나오는 지소(이례 분)와 아들인 지석(홍은택 분)이가 순수해서 더 많은 웃음코드를 만들 수 있었다. 아이들이 역할을 잘 소화를 해냈다”며 이번 작품에서 함께 연기했던 아역배우들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촬영현장에 아이들과 그들의 어머님들이 있었지만 소리를 지르거나 화내는 사람이 없었다”며 “애들 덕분에 성장에 도움이 되는 식단들로 차린 밥도 맛있었고, 아역배우들의 촬영가이드 때문에 촬영시간이 정해져 있어 수월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는데 한 장면 한 장면 즐기고 있는 걸 보면서 신기했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더욱이 본인이 아역배우 출신인 만큼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당시 어마어마한 책임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의 아역배우들은 놀이를 하듯이 연기를 했다”면서 “지소 역을 맡은 이레는 원래 실제 엄마랑 사이가 무척 좋아서 극중 엄마와 지소의 관계를 이해할지를 놓고 감독님과 고민이 많았는데 실제 촬영에서는 의외로 잘 소화해 냈다.

연기를 하면서 성인 연기자와 기싸움에서 한 번도 밀리지 않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아역들의 성장만큼이나 강혜정 스스로도 성장했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강혜정은 “영화 ‘허브’에서도 아이들과 촬영을 많이 했는데 당시에는 아이들에게 관심조차 없었다”면서 “하지만 실제 엄마가 돼서 연기를 하다 보니 현장에서 고생하는 아이들이 대견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자신의 딸인 하루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작품은 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어서 굉장히 기대가 된다”고 남다른 감회를 내비쳤다.

또 남편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며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아내된 입장에서 식구들과 떨어져 어디선가 돈을 구해와야 하는 가장의 입장을 내 상황에 대입해 보니 남편이 안쓰럽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강혜정은 최근 연극 ‘리타’에 출연하면서 딸에 대한 미안함이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매일 2회 공연을 하고 집에 들어가면 녹초가 되는데 딸 하루가 안 자는 때가 있다. 이때 아이가 몇일 간의 그리움을 다 보여주려 한다. 이런 날 아빠까지 등장하면 파티타임이 된다”면서 “아랫집에서 종종 힘들어 하셔서 죄송할 정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그는 배우들의 육아는 직장엄마들하고 똑같다며 “tVN 드라마 ‘미생’에서 선 차장 아들이 엄마 얼굴을 안 그렸잖아요. 진짜 남일 같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일을 많이 하면 같이 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을 알기에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를 데리고 나간다”며 “집에 있으면 쉬고 싶어져 아이와 제대로 시간을 보내지 못할 것 같아서 늘 경계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끝으로 강혜정은 팬들에게 “저를 정리만 하지 말아주세요”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약속했다.

그는 “사실 팬이 있는지도 몰랐다. 얼마 전 한 분이 어릴 때부터 최근 인터뷰 한 것까지 스크랩한 것을 보내주셨다”면서 “받았을 때는 기뻤지만 실상은 팬 분이 배우 강혜정을 정리하셨던 것 같다”고 말해 씁쓸한 웃음을 짓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푸드트럭에 사는 지소(이례 분)가 생일파티를 할 500만 원짜리 집을 구하게 위해 개를 훔쳐 사례비 챙기려는 작전을 그린 영화로 아이들 시선에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따듯한 가족 영화다. 원작인 소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토대로 한국 실정에 맞는 다양한 소품과 에피소드로 꾸며 한층 재미을 더했다. 오는 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todida@ilyoseoul.co.kr

<사진촬영=송승진 기자>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