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 50] 창조경제 확산에 필사즉생으로 응수
[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 50] 창조경제 확산에 필사즉생으로 응수
  • 김의식 교수
  • 입력 2014-12-29 10:03
  • 승인 2014.12.29 10:03
  • 호수 1078
  • 4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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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세계는 한마디로 혼돈의 시대를 맞이했다. 2001911일 발생한 미국의 테러사건,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 201031만명의 사상자와 150만명의 이재민을 낸 현대사 최악의 아이티 자연재해, 2010년 말 시작된 튀니지의 아랍의 봄자스민혁명, 이집트의 로제타 혁명,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태,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 2013년 필리핀의 중부 타클로반을 강타한 하이얜 태풍, 최근의 이스라엘 폭동등 불확실성(uncertainty) 시대의 대변인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말한대로 세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되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의 말대로 평상시에 전혀 예상할 수 없지만 터지면 대혼란에 몰아넣는 꼬리위험인 블랙스완(Black Swan)시대가 됐다.

우리나라도 나라 안팎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세계사 속의 좌표를 외면할 수 없다. 중소기업 중앙회가 2014년 청마의 해를 보내고 2015년 청양의 해를 맞아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인 500명을 대상으로 올해 경영환경 평가와 내년 경영환경 전망을 사자성어로 조사한 바, 올해의 사자성어로 기진맥진(氣盡脈盡)’, 내년 사자성어로 필사즉생(必死則生)’을 선정, 23일 발표했다. 중기중앙회는 올해 기업들이 크고 작은 위기에 대응하느라 기운이 다 빠졌지만, 내년에도 기회보다 위기가 예상돼 죽기를 각오해야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각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필사즉생은 원래 중국 고대 병서인 <오자병법(吳子兵法)>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必生則死)’에서 유래된 말로 죽기로 싸우면 반드시 살고, 살려고 싸우면 반드시 죽는다는 뜻으로, 이는 신라삼국 통일의 일등공신, 흥무대왕 김유신의 대장부 한 사람이 죽기를 각오하면 백사람을 당할 수 있다.” ,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대한제국의 독립운동가 안중근의사의 장부수사심여철 의사임위기사운(丈夫雖死心如鐵 義士臨危氣似雲), 장부가 비록 죽을지라도 마음은 쇠와 같고 의사는 위태로움에 이를지라라는 어록과도 일맥상통하는 사생결단의 의지로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 된다.

이러한 불확실한 국내외경제환경 속에 영화 명량(鳴梁)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불과 개봉 일주일 만에 육백만 관객을 넘어 1700만의 관람객을 돌파한 <이순신신드롬>에 푹 빠져있다. 이순신 장군이 명랑해전(鳴梁海戰)에서의 승리로 이끈 난국타개 영웅상의 재현과 같은 반전(反轉)의 영웅을 기대하는 국민적 심리가 발현된 것이라 생각된다. 명량해전에서의 성공은 '주어진 여건을 적절히 활용했다'는 점과 '자신이 처한 지형, 지물을 적극 이용했다'는 점은, 부하들과 하나를 이룬 필사즉생의 리더십이 주효한 점'을 간과하지 않은 것이다.

중소기업인들이 새해의 사자성어를 정한 배경에는 이시대의 난관을 헤쳐 나갈 이순신과 같은 대전환을 가져올 기업가 정신이 발현될 수 있는 경제 환경조성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되어 필사즉생을 택한 것으로 여겨진다.

창조경제의 효과 확산을 위해 정부가 발표한 2015년 창조경제 방향을 보면 정책 심화와 확산에 맞춰 강력한 드라이브를 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편성된 예산을 보면, 신산업·신시장 개척 35337억 원을 비롯, 창조경제 문화조성 등에 11460억 원, 창업생태계 조성 및 벤처·중소기업 지원 17483억 원, 과학기술·ICT역량강화에 18922억 원 등 올해보다 17.1% 늘린 83302억 원으로 나타났다.

창조경제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 대기업, 지자체와 연계해 세울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창업과 혁신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대기업, 대학, 지자체 등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모아 지역 내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혁신센터에서는 온라인 창조경제타운, 아이디어 공모전 등과 연계해 우수 아이디어를 발굴한다. 지역 내 관련 전문가 멘토링 및 엑셀레이터 활용 등을 통해 시제품 제작, 인큐베이션 등 창업을 지원함으로써 정부와 대기업, 지방자체단체가 지역 특화산업을 이끄는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돕는 곳이다. 올해 대전을 시작으로 구미에 문을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며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이 창조경제 지원에 박차를 가하여 내년까지 전국 17개 시도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완공, 창조경제 추진을 가속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및 현대차, SK 등 주요그룹은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연계해 1:1 전담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내년에 개소될 부산, 전남 광주, 서울, 울산, 세종, 제주 등도 개소를 서두르고 있다.

인천광역시도 20152월 지역 창업 허브 역할을 할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기관 등과 교류하며 중소·중견기업 성장지원을 위하여 에코물류,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등 융복합 신기술 창업을 촉진하고, 해양·의료 등 관광산업 지원에 주력할 예정이라 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잘 될 수 있다라는 긍정적 사고 방식의 토대 위에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급선무라 하겠다. 관련 부처나 대기업들의 성공사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지자체, 국민 개개인이 삶의 현장에서 창조경제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적극 발굴 확산토록 해야할 것이다.

다음으로 대기업과 관련부서의 솔선수범이다. 대기업은 혁신센터에서 발굴한 사업모델에 대해 상품 개발, 판로 확보, 해외시장 진출까지 지원하여 지역의 벤처·중소기업이 글로벌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결과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프로세스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집대상에 있어서도 영상, 디자인,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생활용품 분야에 이르기까지 저변확대는 물론 창의적 인재와 기업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술, 제품,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는 필사즉생(必死則生)의 기업가 정신이 발현되어야 하겠다.

 

김의식 교수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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