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내 종잣돈 5000만원 어떻게 굴려야 할까
[신년특집] 내 종잣돈 5000만원 어떻게 굴려야 할까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4-12-29 10:02
  • 승인 2014.12.29 10:02
  • 호수 1078
  • 2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분간 장기투자 ‘NO’…공모주 배정받는 ‘하이일드 펀드’ 주목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재테크라는 단어는 이미 현대인들의 머릿속에 하나의 숙제처럼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시점에서 일반 투자자가 선뜻 금융상품을 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만약 당장 손에 쥔 현금 5000만 원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금융 전문가들과 그 해답을 고민해 봤다.

현 시점 모범 투자 포트폴리오 없어현금보유량 늘려야
중국 펀드는 이미 차익실현 중원자재·고수익채 주의도

만약 당신이 고액 자산가라면 편안히 소파에 앉은 채로 프라이빗 뱅커(PB)의 도움을 받아 투자상품을 고를 것이다. 일부 큰손에게만 열리는 역대급 사모펀드에 가입할 기회가 주어지고 유망 공모주 청약에도 수십억대 증거금을 쏟아 부음으로써 단기간 내 짜릿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민들에게 있어 재테크는 여유로운 투자 개념이 아닌 현실과의 싸움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 각종 대출금을 갚고 생활비를 줄이는 와중에 쪼개 모은 종잣돈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처음에는 절대 원금손실이 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은행에 얌전히 돈을 묵혀둔다.

사실 초저금리 시대를 증명하듯 1%대 예금금리 상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선택은 그리 좋지 않다. 실질적으로 물가 상승률 대비 마이너스 이자를 받고 나면 그때서야 안일한 방법임을 깨닫고 단기간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를 물색한다. 이 과정에서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고 우량주나 분산투자 같은 철칙을 주워들으며 조금씩 금액을 늘린다.

그러나 대다수는 수익을 내기는커녕 개인이 기관과 외국인을 이길 수 없다는 명제만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운이 좋으면 원금을 회복하지만 반대의 경우 손실을 메울 때까지 강제 장기투자자로 전락한다. 다시 펀드 등에 눈을 돌려도 잘나가던 펀드들이 이상하게도 가입만 하면 갑자기 하향곡선을 그려 속이 터지기도 한다.

들고 있는 금액이 조금 큰 사람들은 부동산과 경매시장을 눈여겨보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사정을 들은 지인 중 하나가 좋은 투자처가 있다며 권유하지만 알고 보니 위험도가 너무 높다. 망설이던 차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사기투자 사례 등은 다시금 의욕을 움츠러들게 한다.

ELS는 종목형 아닌
지수형 선택해야

이처럼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이유로 계속 종잣돈을 들고 있어야할까. 금융투자업계에 몸담은 전문가들은 안타깝게도 현 시점에서는 보수적으로 현금비중을 늘린 후 제한적인 곳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금융환경이 좋지 않을 때 굳이 공격적인 재테크를 하는 것은 자칫 큰 손실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투자처로 꼽힌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과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겠다. ELS는 최근 현대차 등 종목형의 경우 주가가 고점 대비 40% 이하로 떨어지면서 일부 큰 손실이 예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종목과 연동된 지수형의 경우 갑자기 이 같은 폭락이 일어나기는 쉽지 않은 터라 투자해볼 만하다.

또 근래 주목받는 하이일드펀드는 공모주 10% 우선배정권을 부여받는다는 강점을 지녔다.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을 뜨겁게 달군 삼성SDS와 제일모직 등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내년에도 NS홈쇼핑, LIG넥스원, 제주항공 등의 상장이 예정된 데다가 분리과세 연장까지 확정돼 있어 앞으로도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는 기업어음(CP)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이 대안으로 자리했지만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었다. 만약 소액이나마 주식을 하려면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가 어울리는 장임을 명심해야겠다. 또 사용처가 예정된 자금이라도 잠깐이나마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받고 싶다면 머니마켓펀드(MMF)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반면 주의해야 할 투자처로는 대부분 원자재 상품을 꼽았다. 더불어 중국 펀드 등으로 이미 수익이 났다면 차익실현을 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귀띔도 있었다. 투자에는 손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익절도 있으며 확실한 상품이 나올 때까지 현금보유량을 늘리는 것도 재테크의 연장선상이라는 이야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종잣돈 5000만 원을 가진 일반 투자자들은 대개 원금손실이 없으면서도 은행 금리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자금을 불리고 싶어한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지수형 ELS나 하이일드 펀드 외에는 현금보유량을 늘려야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