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내년 2월에 개최될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를 앞두고 출마가 예상되던 김부겸 전 의원이 불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김 전 의원은 12월25일 <일요서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야권의 변화와 쇄신에 기대를 거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고 죄송하다”며 “김부겸 정치의 마지막 테마인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의 정치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내 3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불출마 요구에도 불구하고 ‘빅3’로 불리는 인사중 정세균 의원을 제외한 문재인, 박지원 두 인사가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는 양강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높아졌다.
"신당 창당, 아직은 때 아니다" - "야권 혁신 위해 힘 모아야"

김 의원은 자신의 출마를 기대했던 분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면서도 “대구에 내려오면서 지역주의 타파와 상생과 협력의 정치, 국민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들과 대구 시민들에게 약속했다”며 “아직 그 약속의 결실을 맺지 못한 상황에서 지역내 많은 분들이 대구에서 돌파구를 여는데 모든 것을 집중해 달라고 간곡히 주문했다”고 불출마 배경 입장을 밝혔다.
또한 ‘출마선언=당선’이 유력한 문 의원이 ‘친노 계파해체 선언’ 약속 관련 “궁여지책이지만 국민들께 해체 선언이라도 하는 것이 시작이 될 수 있다”며 ▲ 공천제도 개혁 ▲ 정책 능력 및 활동에 따른 의원 평가 시스템 도입을 주문하며 유력 계파에 줄을 서 공천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서 나오는 ‘신당 창당’ 주장에 대해서 이해는 하지만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지금 야당이 정윤회씨 사건, 비선의 국정농단 등 총체적인 국기문란 상황에 헌정사 초유의 정당해산 결정에 따른 민주주의 위기 상황에도 야권의 대응은 초라할 따름”이라며 “당위론적으로 보면 나올 만한 주장이고 실제 당 내외 신당 움직임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아직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다음은 김부겸 전 의원과 주고받은 인터뷰 전문이다.
▲ 최근 ‘빅3’ 불출마에 대한 동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정세균 의원을 제외한 문재인, 박지원 세분은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현재 우리 당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우리 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전면적인 변화와 쇄신을 못한다면, 앞으로 상당 기간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소위 빅3, 세분은 우리 당의 중추적 역할을 하신 분이지만, 지금 국민들이 우려하는 점을 해소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 그래서 불출마 의견에 공감했다. 국민들은 우리 당의 계파갈등에 대해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계파갈등을 증폭시킬 우려가 큰 전당대회 구도로 가는 것은 동의할 수 없었다.
▲ ‘문재인 대세론’의 강력한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는데 출마하지 않는 것은 지지층을 무시하는 것 아닌지.
대구에 내려오면서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상생과 협력의 정치, 국민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들과 대구시민들께 약속했다. 나는 아직 그 약속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 두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이제 겨우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정도다. 지역의 많은 분들이 대구에서 돌파구를 여는 데 모든 것을 집중해 달라고 간곡히 주문하셨다. 제게 야권 변화와 쇄신의 기대를 거신 많은 분들께는 감사하고 또 죄송하다. 앞으로 더 많은 준비와 노력으로 보답해 나가겠다. 제 정치의 마지막 테마이기도 한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의 정치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
▲ 당권 도전에 나서는 문재인 의원 역시 ‘친노 계파 해체 선언’을 약속했습니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 의원님은 구체적인 계파 청산 방안이 있는지.
외부에서 청산, 해체하려고 하면, 불필요한 손실도 생기고 잘 되지도 않는다. 스스로가 성찰하는 자세로 거듭나는 것이 중요하다. 궁여지책이지만 국민들께 해체 선언이라도 하는 것이 시작이 될 수 있다. 계파 해체를 위해선 공천제도를 개혁하는 것도 필요하다. 의원들에 대한 평가 시스템도 도입하고, 정책 능력 및 활동에 따라 평가받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 ‘야권 재편성’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신당 창당을 의미하는지.
많은 국민들은 지금 야권이 지리멸렬하다고 푸념한다. 정윤회씨 사건 등 국기문란 사건에 헌정사 초유의 정당해산 결정과 이후 초래될 민주주의 위기 상황도 대단히 우려스럽다. 그런데 야권의 대응은 초라할 따름이다. 안타깝다. 야권의 상황이나 당위론적으로 보면 나올 만한 주장이고, 일부 동의하는 바도 있다. 실제 내외의 신당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라 생각한다. 지금은 우리 당과 야권의 혁신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 ‘나는 민주당이다’는 책을 쓸 정도로 민주당 내에서 ‘홀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진정한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의 당원이 됐다고 보시는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한 소위 TK 출신으로 민주당 정치를 한다는 게 대단한 각오를 해야 했던 시대가 있었다. 지역주의와 싸워온 투쟁사가 나의 개인사이고, 또 대한민국 야당의 역사이기도 했다. 지역주의는 야당이 존립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다. 두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대구시민들은 내가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인 것을 다 알고 있다. 제가 호소한 지역주의 극복과 상생과 협력의 정치, 국민통합의 정치도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민들과 우리 당원들의 자긍심이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들과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먼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야당으로서 국민들께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민생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데, 국정은 더 혼탁해지고 있습니다. 정윤회 씨 사건, 국기문란사건, 민주주의의 위기 등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남겼습니다. 국민들을 존중하고 두려워하는 자세로 국정을 바로잡아 나가겠습니다. 2015년에는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야당이 살아있음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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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