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좌진 세계-18] 찌라시와 보좌진 上
[국회 보좌진 세계-18] 찌라시와 보좌진 上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4-12-22 10:59
  • 승인 2014.12.22 10:59
  • 호수 1077
  • 4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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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향 보고서와 찌라시는 확연히 달라
- 국회 주변 찌라시 ‘단순 참고용’많아

최근 소위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논란이 제기된 청와대의 동향보고서 형태의 문건 유출에 대한 검찰수사가 한창이다. 이번 청와대 문건유출을 두고서는 관련자들의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비선라인들간의 ‘권력투쟁설’이라는 이야기까지 제기되는 등 흥미진진하다. 문건내용의 진실파악은 권력의 속성상 현 정권하에서 제대로 밝혀지기는 쉽지 않을 듯 싶다. 설사 일부 밝혀진다 해도 곧이 곧대로 믿을 국민들이 많지 않을 것 같다.

대통령의 주변인사와 친인척 등이 등장하는 동향보고서 형식으로 작성된 문건유출 사건이라서 검찰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크게 신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짐작된다. 문건작성자로 지목되는 인사들과 문건에 등장하는 인사들간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더 혼란스럽다. 정윤회, 박지만 등 핵심인사들과 ‘문고리 3인방’으로 알려져 있는 권력주변 인사들의 행태들에 대한 사실여부는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가 없다.

현 정부의 비선실세라고 알려져 있는 인사들이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거나 진술하는 등 진실공방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권력주변에서 벌어지는 행태들을 대략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 친인척이나 주변인사의 정보, 청와대의 각종 내사 및 정보파악 경로, 내용의 사실여부는 청와대 담장밖에서는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친인척 및 주변인사의 동향 등이 담겨진 청와대 문건유출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진실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간 뜨거운 공방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유심히 더 지켜볼 일이다.

아무튼 검찰의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 주변의 소위 ‘찌라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위 팩트(fact, 사실)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지인 찌라시는 단순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정보수집에 목말라하고 있는 정치권과 민간기업, 정보기관, 정보담당자 등의 특성을 활용한 미확인 정보들을 수집돼 정리된 자료일 뿐이다. 일부에서 의도를 갖고 정보지에 내용을 담아 유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아마도 정치권에서는 상대 경쟁후보를 흠집내거나, 민간에서는 경쟁회사들의 약점들을 악의적으로 정보지에 담아 유포할 수도 있다. 사라져야 할 잘못된 관행이다. 하지만 언론의 취재원처럼 찌라시 정보의 최초 작성자를 쉽게 찾아내기란 여간 어렵다.

가끔 수사당국에 의해 악의적인 정보지 유포자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과거에는 증권가 주변에서 돌아다니는 찌라시가 유력 기업의 주가를 폭락시키거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자칫 도산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특히 증권가 정보지에는 어떤 기업들이 재무상황이 악화되었다느니, 유동성 위기에 처해있다느니 기업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내용들도 포함돼 있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의도적인 작성이나 유포가 있을 수도 있다.

이른바 ‘찌라시’의 사전적 의미는 주의, 주장이나 사물의 존재 가치 따위를 여러 사람에게 널리 전하거나 알리기 위해 만든 종이쪽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을 뜻한다. 국회와 정당, 증권사 등 금융권 등이 몰려 있는 여의도 주변에서는 오래전부터 찌라시가 돌아다녔다. 특히 기업정보와 정책 및 입법동향, 주요 정당의 지도부와 권력주변 인사들의 발언이나 움직임, 활동 등은 민간기업이나 언론사, 정치권, 공공기관들에서도 관심이 높다.

또한 민간기업, 특히 재벌 오너 가족과 재벌계열사의 동향도 찌라시에 등장하는 주요 내용들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각종 정보들이 민감하게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증권가에서는 오래전부터 기업의 재무 및 경영과 관련된 각종 동향 및 정보들이 취합된 짜리시들이 수없이 돌아다녔다. 일부 주가조작세력이 이를 악용할 수 있다. 증권거래서 등 감독당국에서 상장회사 등에게 풍문 조회를 수시로 할 정도다.

심지어 연예인들과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풍문이나 온갖 미확인된 소문들이 담겨진 찌라시들이 난무한다. 어떤 경우에는 일부 명예훼손 등 논란을 불러일으킬 내용들도 종종 있다. 아마도 대중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의 속성상이나 높은 관심도를 악용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누군가에 의해 왜곡해 게재되거나 유포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가끔 찌라시 정보들로 인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거나 개인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극단적으로 죽음마저 불러 올수도 있다. 따라서 근거없는 낭설이나 터무니없는 정보들이 마구잡이식으로 양산되거고 유포하는 것은 사라져야 할 관행이다.

동향보고서와 찌라시는 확연히 다르다. 동향보고서는 공식적인 업무를 통해 습득하고 취득한 공식적인 보고서라고 본다. 각종 주요인사와 기관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정보취득 라인들을 통해 습득한 내용들을 정리한 보고서다. 하지만 찌라시는 미확인 사실들이 언론에 공개하거나 공식적인 보고서에 담기에는 미흡하거나 부담스러운 내용들을 정리,편집해 놓은 문서형태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온갖 확인되지 않은 풍문 수준의 내용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찌라시 정보는 가볍게 볼 단순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보좌진은 물론 정치권 주변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풍문 등 미확인 정보들을 맹신한다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정제해서 봐야 한다. 과거에는 몇몇 관심있는 사람들이나 정보통으로 알려진 의원실 혹은 당 지도부와 주요 유력정치인들을 모시는 보좌진들만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여의도 주변에서 속칭 ‘찌라시’로 통하는 정보지들을 쉽게 구해 볼 수 있다.

가끔 돌아다니는 정보지를 대하면, 정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조잡한 내용들도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나 총선, 전당대회 등 주요 정치일정을 전후해서는 확인되지 않는 정보들이 더 난무한다.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이 발달하면서 찌라시 등 각종 정보지들은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각종 풍문들이 찌라시 정보로 둔갑돼 이메일이나 메신저 혹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 일부는 지인들간의 소모임들간에 만들어진 메신저와 그룹채팅창 등에도 버젓이 게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일부 보좌진들도 마치 새로운 정보들을 알고 있다는 듯이 자랑삼아 혹은 재미삼아 올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리숙하고 위험한 행동이다. 자칫 유포된 정보가 특정개인의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인 경우 법적인 처분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의원회관 등 국회 주변과 정당의 특성상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한계가 있다보니, 이런저런 정확한 내용이 아닌데도 SNS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최근에는 원내일정 혹은 원내합의사항 등도 의원회관에서 근무하는 보좌진들보다 오히려 먼저 민간기업 대관담당자들이 취득해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도 많다. 비공개 의원총회 소식이나 원내지도부의 발언, 원내전략회의 등 쉽게 취득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대관담당자들이 취득해 공유한다.

그만큼 대관담당자들의 뛰어난 네트워크와 정보력을 짐작할 수 있다. 재벌그룹은 계열사별로 대관담당자들이 배치돼 각종 정보를 취득하고 취합하기 때문에 놀라운 정보망을 갖고 있다. 국회 보좌진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아무튼 의원회관 주변에는 온갖 정보들이 난무한다. 추후 팩트로 확인된 사실에 입각한 정보도 있지만, 누가 이랬다 더라 식의 이른바 ‘카더라 통신’도 있는게 사실이다.  [김현목 보좌관]
<계속>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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