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하면…” 헤어진 옛 남자친구를 조심하라!

인터넷 상에서 지인의 얼굴 공개가 이른바 ‘사적 처벌’의 형태를 띄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는 남녀 간의 성적 행위나 연애관계에 있어서 앙심과 복수의 문제로 상대의 나체 사진이나 상대와의 섹스 장면 중에 찍힌 얼굴을 가감없이 공개하고 있어 여성으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당한 여성들은 대인 공포증에 시달리고, 심지어 이후 정상적인 남녀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평생의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또한 사적 처벌까지는 아니더라도 ‘재미삼아’, 혹은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 위해’ 이러한 철부지 같은 일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피해자를 검거할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자신의 얼굴이 완전히 공개되었다는 점이다. 단순히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면 나중에 수사를 통해 되돌려 받을 수 있지만, 이러한 신상 공개는 ‘회수’가 되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패악에 가까운 행태들을 집중 취재했다.
무려 60세가 넘는 A씨는 최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그는 자신의 옛 애인이 더 이상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그녀가 잠이 든 틈을 타 집안으로 잠입, 자고 있는 그녀의 상반신 나체 사진을 휴대폰으로 찍었다. 이러한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여성은 평소처럼 행동했고, A씨는 계속해서 만남을 종용했다. 하지만 그녀가 이를 계속해서 거부하자 드디어 A씨는 자신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안만나준다고? 그럼 인터넷에 네 얼굴을 …’
다름 아닌 예전에 찍어 놓았던 그녀의 상반신 나체를 그녀의 휴대폰으로 전송했던 것. 그녀는 청천벽력 같은 이 사진에 놀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던 것이다.
하지만 A씨는 ‘나체 사진을 어떻게 동의 없이 찍을 수 있겠냐’라고 말했고 그녀는 ‘나를 협박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몰래 나체사진을 찍었다’고 주장을 했다.
또한 그녀는 ‘A씨가 직접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에 올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많은 걱정이 됐다’고 했다.
이 사건 뿐만이 아니다. 울산에 사는 B씨는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그동안 찍어놓았던 성관계 동영상을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에 올려 수만명이 다운받게 했던 것.
결국 그도 구속이 되고 말았지만 이미 그것을 본 수만명의 네티즌들의 기억마저 사라지게 할 수는 없었다.
또 인천에서는 헤어진 여자 친구의 블로그와 미니 홈피 등에 지속적으로 ‘임신중절을 했다’는 등의 글을 올린 남성이 불구속되기도 했다.
이처럼 헤어진 옛 애인들을 향한 무차별 복수가 ‘얼굴 공개’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금도 인터넷에서 수시도 행해지고 있다. 곳곳의 게시판에서는 아래와 같은 인격모독성 글들과 함께 버젓이 얼굴이 공개된 사진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86년생 0000 한국무용과 졸, 성남/강남 등지에서 이 남자 저 남자 만나고 다니다가 실증을 느끼고 올 3월에 호주(브릿즈번)로 가서 서양 남자에 흠뻑 빠진, 엄청난 색녀입니다. 호주에 계신 분들은 주말에 사우스 뱅크나 브릿즈번 인근 클럽에 가시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언제나 잠자리를 가질 준비가 되 있는 X이니 조금만 작업 쫌 만치면(중략)… 한국에 계신 분들은 10월 달에 잠깐 한국 들어온다고 하니까 성남/강남에서 찾아보시길’
물론 이와 같은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은 전혀 없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명까지 거론된다는 점에서는 읽는 사람들은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사진까지 공개된 경우라면 거의 ‘진실’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또 다른 글에서도 여성의 얼굴은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있고 프로필까지 상세히 적고 있다.
‘현재 사는 곳 : 해운대 P 아파트, 현재 나이 : 27(현재는 기혼, 딴 놈이랑), 직업 : 약사
좋아하는 체위 : 여성상위, 오랄, XXX 위에서 허리 돌리는 것과 오랄시 혀 놀림은 대한민국 상위10%~. 사진은 몇 년 전 꺼고 모텔은 다대포입니다. 당시 여기저기 방이 없어 겨우 구한 곳. 참고 : XXX 돈은 좀 있음. 아버지가 모 중소기업 사장.’
특히 이렇게 사는 곳, 직업, 아버지의 직업, 나이 등 공개된 사실들이 진짜라고 한다면 그녀에게는 치명적인 상처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글쓴이들의 과장을 감안한다고 하더라고 유언비어의 속성상 그것은 더욱 더 부풀려 져질 수밖에 없고 그것이 아는 사람들이 본다면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추락 그 자체일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필 공개에 심한 욕도 서슴치 않아
어떤 네티즌은 얼굴공개를 하려다 참았다며 ‘어떻게 하면 바람피운 아내를 벌줄 수 있을까’는 공개적으로 질문하기도 한다. 더욱 가관인 것은 그에 대한 댓글들이다.
‘마눌이 바람 피다 걸렸습니다. 괘씸해서 큰 벌을 내릴려고 합니다. 확 얼굴까지 공개하려다 참습니다. 좋은 생각 있으면 말해주세요. 후사합니다.’
다음은 위의 글에 대한 댓글들이다.
‘도우미 몇명 부른 후에 술 먹이고 마누라 강간시켜버리세요. 반항 못하게 짓누른 후에 5명 정도가 돌리면 나중에는 노예가 되어 말 잘 들을 겁니다. 그 다음에는 여기저기 마누라를 남자들에게 대여해서 XX로 만드시길’
‘참으면 속 터져 홧병 나겠네요 정말 어떤 식으로든 행위를 하여 대응하여 꼭 반드시 풀으세요. 1.님의 애인(없으면 애인대행을 구하여)을 마눌 앞에서 마눌 보고 네가 바람 필 때 좋아라 했던 그대로 설명하고 님과 님의 애인이 재연할 수 있도록 하세요 2.거기서 그치지 말고 님이 선택한 남자를 재연 했던 대로 님 와이프와 시키세요 3.끝까지 같이 살 거면 사랑하는 부부가 서로 속이지 말아야 한다고 하고 비긴 걸로 하고 행복하시고 향후 서로가 딴 짓도(3섬, 스와핑) 함께 나누면서 행복한 삶을 사세요.’
‘일단 벌로 얼굴 까세요 유명 연예인이 아니면 얼굴 알 사람 별로 없어요 아는 이 몇 있어도 바람 핀 X 인줄 알아야 되니까요. 즉 지명수배 해놓는 거죠. 전국 수많은 여관방이 바람 피는 XX으로 넘쳐나잖아요. 바람피는 것은 죄가 아니예요. 걸린 게 아주 나쁜 죄지요. 그러니 약간의 벌은 감수 해야지 않겠어요.’
악성기사에 악성댓글 익명성 담보로 무차별 공격
‘참으면 홧병됩니다. 앞으로 그걸 이유로 이혼을 하던지... 아니면 노예처럼 부리시는 게... 일단, 사진, 영상 많이 찍어놓고 까불면 인터넷에 공개’
아무리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이라고 하더라도 거의 ‘악성’에 가까운 질문과 또한 그에 걸맞는 ‘악성’ 댓글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실제 여자들의 얼굴을 공개해서 공개적인 망신과 상처를 주는 경우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때로는 이렇게 공개적인 망신은 아니더라도 자신들끼리 찍은 가감 없는 얼굴 공개 사진을 서로 교환하는 일도 있다.
‘진정 자작 사진 교환 의향 있음 연락주세요.(장난사절) 몇 X의 자작사진 좀 있으니까요. 목에 개 줄을 걸고, 손에는 수갑을 채우고, 눈은 가리고, 로프로 온몸을 묶고, 엉덩이에는 저온 촛농의 뜨거움을 느끼면서, 주인님의 음란한 욕설과 수치스러운 말을 들으면서 흥분하던 그런 서울 팸섭이였죠.’
물론 이것도 다수 대중에 대한 무차별적인 유포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일단 익명의 다른 개인에게 유포가 된 후에는 얼마든지 그 사진이 또 다른 공개된 장소, 혹은 또 다른 개인에게 유포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류의 얼굴 공개를 통한 사적인 처벌은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익명성이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고 또한 많은 대중들이 그러한 사진들을 보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기도 하다.
서준프리랜서 기자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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